Search This Blog

Showing posts with label 학문간 융합.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학문간 융합. Show all posts

Wednesday, October 19, 2011

“인지과학 탄생의 여러 갈래: 인지혁명, 다학문 연구 그리고 선택적 협력/ 이상욱 교수 글


* 이하의 내용은 저자가 참여하고 있는 “지식융합과 미래 과학기술과 사회(STS) 연구단이 2011년 10월 14일 서울대학교 목암홀에서 개최한 제3차 실험세미나에서 발표된 것입니다. 사업단의 연구내용에 대해서는http://blog.daum.net/kcfsts 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발표문은 이후 가다듬어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읽고 논의하시거나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게 받겠습니다만, 혹시 글의 구체적 내용을 인용하시려면 제게(이상욱 교수: dappled@hanyang.ac.kr) 미리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인지과학 탄생의 여러 갈래: 인지혁명, 다학문 연구 그리고 선택적 협력”
 
- 이 상욱 (한양대 철학과)
 
 
1. 왜 인지과학의 탄생인가?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은 대표적인 학문 융합의 사례로 널리 거론된다. 인지라는 수식어가 달린 학문 분야만 살펴봐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고 학문적 정체성도 뚜렷한 인지심리학, 인지신경과학만이 아니라 필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지문학이나 인지정치학 같은 학문 분야도 논의되고 있다이렇게 인지과학에 대한 학술적, 대중적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인지과학을 다른 분과학문과 제도적으로 구별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곳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그다지 많지 않다. 재미있는 점은 전 세계적으로 인지과학 연구는 엄청난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는 인지과학 관련 연구의 절대다수는 인지과학 학과/프로그램이 아니라 인지과학을 구성한다고 알려진 심리학과, 컴퓨터공학과, 언어학과, 철학과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점은 대표적인 인지과학 관련 학술지인 , 등에 논문을 낸 학자들의 소속기관만 확인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신경과학 연구자들의 인지과학 연구가 특별히 증가 추세에 있다. 이는 신경과학이 인지과학의 역사에서 차지한 의미심장한 역할을 생각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지과학이 아직 관련 학문에 비해 제도적 독립성이 약하다는 점은 신생 학문의 일반적인 특징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지과학과 관련된 연구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인지과학의 제도적 위치는 신생학문으로서의 불리함보다는 인지과학 교육 및 연구를 반드시 독립적인 학고/프로그램에서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또한 인지과학의 학문적 정체성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대한 물음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융합학문의 대표주자격인 인지과학에 대한 다양한 서술에서 인지과학이 정확히 어떤 연구분야를 지칭하는지, 인지를 수식어로 갖는 수많은 연구 분야의 공통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일관된 답을 찾기 쉽지 않다. 이는 인지과학의 중심 연구주제인 ‘인지(cognition)’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상당히 다른 생각에서부터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지과학의 ‘주변부’에 해당되는 인지인류학, 인지고고학 등의 경우에 인지라는 말은 ‘마음(Mind)’과 대충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인류 마음의 진화를 다룬 고고학자 미슨의 책에서 인지고고학은 정의상 (그리고 책 내용상) 인간 마음을 고고학적 방법론을 사용해서 연구하는 분야로 규정된다. 특히, 미슨은 자신의 연구를 비슷한 주제를 학제적으로 다룬 심리학자 멀린 도날드의 연구와 대비시키고 있는데, 핵심적 차이점은 도날드가 심리학적 관점에서 고고학적 자료를 단순히 데이터로 (그것도 부주의하게) 다루었다면 자신은 심리학적 주제인 마음을 고고학적으로 제대로 다룬다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미슨이 보기에 미슨 자신은 마음으로 이해된 인지고고학을 도널드는 고고학적 자료를 활용한 인지심리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지라는 수식어를 둘 다 포함하고 있지만 미슨과 도널드 접근의 방법론적 차이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인지’ 수식어를 붙인 대부분의 학문 분야는 ‘마음’(분야에 따라 인간의 마음일 수도 있고 동물이나 기계의 마음일 수도 있는)을 각자의 학문 방법론으로 연구한다는 특징을 보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인지과학이란 단순히 각 학문 분야에 고유한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여 마음이라는 공통 연구주제를 탐구하는 학술활동의 느슨한 집합체를 의미하는가?
 
하지만 인지과학의 핵심에 해당되는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 그리고 연구의 핵심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역사적, 개념적 이유로 심리학, 컴퓨터 과학과 핵심 주장을 공유했던 (마음의) 철학에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여기에서 인지는 인간 마음의 작동에서 감정 등을 제외한 판단, 기억, 추론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특히 ‘정보(information)’을 처리하는 과정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 이 정보처리(information-processing) 과정을 그 과정이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물리적 방식과 무관하게, 인간과 기계에 공통적인 알고리즘, 즉 ‘계산(computation)’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 인지주의(cognitivism)의 핵심 주장이다. 그런 이유로 인지주의는 많은 경우 마음의 계산이론(computational theory of mind)과 동일시된다. 초기 인지주의의 좀 더 급진적인 입장은 감정과 같은 마음의 비인지적 측면조차 결국에는 일종의 ‘계산’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견지하기도 했다. 인지주의에서 말하는 계산의 핵심은 정보처리가 확고하게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방식(rule-following)으로 진행된다는 것이지 꼭 사칙연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칙준수적 정보처리를 컴퓨터(말 그래도 계산기계)에 ‘구현(implementation)’하는 과정은 이 사칙연산과 논리회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계산의 보다 포괄적 의미와 좁은 의미는 컴퓨터 내에서 수렴한다.
 
결국 인지주의로 규정될 수 있는 인지과학의 정체성에 대한 특정한 입장은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 사이에 공유되며 이는 다시 철학적으로 기능주의(functionalism)와 복수실현가능성(multiple realizability) 논변에 의해 뒷받침된다. 즉, 좁게 정의된 인지(혹은 튜링의 용어로는 지능(intelligence))는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의 실리콘 칩(혹은 진공관)에서 각기 물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지만 그 작동 원리는 동일하다는 생각이 기능주의이다. 튜링 식으로 말하자면 컴퓨터의 마음(좁게 정의된 인지의 의미로)과 인간의 마음(역시 좁게 정의된 인지의 의미로)은 모두 (근사적으로) 보편 튜링기계(Universal Turing Machine)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기능주의적 생각은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이 두뇌와 구체적인 컴퓨터의 아키텍처에 구애받지 않고 독특한 추상수준에서 자율성을 갖고 연구될 수 있다는 생각과 연결되면서 심리학의 학문적 독자성을 옹호하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만약 기능주의가 옳다면 인지가 물질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의 세부사항은 인지의 본질에 대한 인지과학적 탐구에서 별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동일한 원리로 이해될 수 있는 인지 혹은 마음이 복수로 실현가능하다면 그 다양한 물질적 실현 중 어떤 특정 실현의 구체적인 사항은 인지의 본성에 비본질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신경과학은 1980년대에 연결주의(connectionism)의 부활로 다시 신경망(neural network)이 주목받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인지과학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였다.
 
인지과학이 인지주의라는 비교적 잘 정의된 입장을 따르는 핵심 연구분야와 비교적 자유롭게 인지 개념을 활용하는 주변부 분야로 나눠진다는 점이 융합학문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필자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인지과학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인지과학의 역사를 다룬 저자들은 1950년대 후반에 인지과학의 탄생으로 간주하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물론 하워드 가드너처럼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인지과학의 역사를 찾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인지과학 탄생의 주역이었던 조지 밀러처럼 1956년 9월 11일로 보다 구체적으로 탄생 시점을 적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관련 학자들은 인지과학이 1950년대 후반에 탄생하여 1970년대에 학문적 정체성이 확립된 것으로 판단한다. 필자는 인지과학이 탄생해서 학문적 정체성을 확보해나간 이 시기에서 융합학문으로서의 인지과학 형성에 기여한 여러 요인들과 연구방법론적 고민에 대한 논의들을 살펴보고 이들 논의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인지과학이 성립되게 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찰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사업단의 목표 중의 하나인 융복합 학문의 성공을 위한 시사점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2. 인지혁명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은 인지주의적 사고 및 그에 근거한 연구방법론이 인지 관련 연구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사건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될 때 인지혁명은 우선적으로 1950년대 심리학에서 당시 지배적이었던 행동주의/행태주의(Behaviorism) 연구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심적 상태와 인지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화와 실험적 검증이 이루어진 상황과 가장 잘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심리학의 경우보다는 혁명적 성격이 덜 하지만,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분야에서 피드백 시스템의 목표지향적 수행 능력에 대한 연구와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일반화된 튜링기계의 인공적 구현 가능성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상황과도 비교적 무리 없이 연결될 수 있다.
 
그에 비해 촘스키가 인지혁명에 끼친 지대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인지혁명을 언어학과 연결시키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마찬가지로 뇌과학에 대한 이론화, 특히 로젠블라트의 퍼셉트론(perceptron) 연구 같은 초기 신경망 이론 및 뇌과학 연구(특히, 루리아의 뇌손상 연구)가 인지과학의 탄생 과정에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주의와 이들 분야 사이의 ‘본질적 긴장’ 때문에 인지혁명과 이들 ‘낮은 수준(low-level)’ 연구 분야의 관련성은 제한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인지주의의 핵심 주장이 인지과학의 다른 분야에서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지혁명 개념을 심리학, 사이버네틱스, 컴퓨터 과학, 언어학 뇌과학을 넘어 적용하는 것은 비유적 의미 이상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심리학에서 인지혁명은 행동주의에 대한 반작용을 떠나서는 이해되기 어렵다. 원래 행동주의는 분리 가능한 심적 요인들 사이의 연관 관계를 내성과 실험적 방법으로 밝혀내려는 분트(Wundt)식 연합주의(associationism) 심리학을 극복하기 위해 제안되었다. 행동주의는 보다 엄격한 실증주의적 과학방법론을 심리학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굳건한 경험적 토대, 즉 자극-반응 패턴에 두려는 시도였다.
 
인지혁명이 행동주의 대신 인지주의를 심리학의 대표적 연구방법론으로 정립한 것은 사실이지만 두 입장 사이에는 심적 상태에 대한 이론화 작업의 가치에 대한 의견 차이를 제외하면 공통점이 훨씬 더 많았다. 결국 인지주의도 행동주의처럼 외부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행동/행태의 패턴을 상호주관적 관찰 및 잘 설계된 실험을 통해 경험적으로 입증하려는 실험 심리학의 방법론을 공유하고 있었다. 실은 이런 연구방법론 상의 공유가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지혁명을 이끈 여러 인상적인 경험적 증거들, 특히 인지 활동의 복잡도가 그것을 수행하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취지의 다양한 실험 결과에 의해 설득되어 행동주의를 버리고 인지심리학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인지혁명에 의해 발생한 심리학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은 오직 부분적으로만 공약불가능(incommensurate)한 성격을 지닌 것이었다.

게다가 행동주의 심리학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시기에조차 대안을 모색하는 여러 연구들이 있었다. 1930년대 영국의 바렛은 기억(memory)이 단순히 경험된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정보를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화하는 구성적(constructive)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고 이를 도식(schema)이란 개념으로 이론화했다. 한편 1920년대부터 스위스의 피아제는 탁월한 실험기법을 동원해서 유아의 인지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대한 경험적 사실을 축적하고 있었다. 피아제의 연구는 행동주의 방법론이 기세를 떨치던 시기에도 미국 심리학계, 특히 발달심리학계에 상당한 자극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소련에서 이루어진 비고츠키의 연구에 대한 더 뒤늦은 반응과 마찬가지로 비록 행동주의에 서 금기시하는 정신적 개념을 사용한 이론화 작업이라도 경험적 근거를 갖춘 것들은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하려는 과학적, 실험적 심리학의 지향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는 이단시되긴 했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이루어진 게슈탈트 심리학 연구 역시 인식의 통합적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훗날 인지심리학의 기초를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흥미롭게도 행동주의에 대한 반격은 신행동주의의 거두 스키너가 있었던 하버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와 조지 밀러(George Miller)에 의해 수행되었는데 이 절에서는 인지혁명의 성격을 잘 드러내 주는 브루너의 연구만을 살펴보자. 브루너는 지각(perception)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각의 변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적 심적 상태가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사회적 요인이 영향에 끼친다는 점을 보였다. 세 실 굿만과 함께 수행한, 지금은 고전이 된 1947년 실험에서 브루너는 아동들의 동전 크기에 대한 판단이 동전의 화폐적 가치에 영향을 받으며(높은 가치의 동전일수록 더 커 보이는 방식으로), 이런 영향은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레오 포스트만과 함께 수행한, 순간노출기(tachistoscope)를 사용하여 단어를 보여준 실험에서는 피험자의 단어 인식이 피험자가 의식적으로 인지하기 전 상태에서조차 단어의 의미론에 의존함을 보였다. 비언어적 지각신호, 즉 카드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결론이 얻어졌다. 브루너는 이후 비고츠키의 학습이론을 활용하여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가 범주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며 규칙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주장함으로서 행동주의가 적어도 지각과 범주적 사고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였다. 브루너의 실험이 수행되던 시기 하버드 연구원이었던 토마스 쿤은 후일 자신의 책에서 이 실험을 언급하면서 과학자들이 단순한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라 특정한 기대(expectations)를 갖고 관찰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심리학에서 인지혁명은 행동주의적 견해가 구체적인 실험적 증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지적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언어행위에서 나중에 수행될 행위를 미리 인지한 상태에서 앞선 행위가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래쉴리의 연구처럼 경험적 근거와 개념적 논증을 결합한 것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중요한 점은 행동주의가 그토록 강조하는 인간의 자극-반응 패턴을 온전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심적 상태에 대한 이론화 작업이나 인지가 수행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심리학계에서 점점 많은 지지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에서의 인지혁명은 인지심리학이라는 분과의 탄생과 그것이 심리학의 다른 분야에 끼친 영향력이 커지는 과정과도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 네이서(U. Neisser)의 영향력있는 1967년 인지심리학 교과서의 출간은 이런 의미에서 심리학에서의 인지혁명이 완료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사이버네틱스와 컴퓨터 과학이 심리학에 비해 인지혁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주요 이유는 사이버네틱스라는 분야 자체가 1940년대 위너 등에 의해 이제 막 형성되던 분야였고 컴퓨터 역시 그보다 먼저 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 낯선 것이었다는 사실에 있다. 즉, 인지과학의 탄생이나 인지혁명의 도래 이전에 이미 확고한 학문적 정체성을 갖고 있던 심리학과는 달리 사이버네틱스와 인공지능 연구 관련 컴퓨터 과학은 인지과학의 탄생 과정과 대략 비슷한 시기에 함께 탄생되는 과정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이버네틱스는 독자적인 학문으로서의 제도화에 실패하여 현재는 그 이론적 내용만이 인지과학, 컴퓨터 과학, 동물행동학 등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1950년대 후반 인지과학의 탄생 시점에 사이버네틱스와 컴퓨터 과학(인공지능학)은 이제 막 학문적 정체성을 갖추던 시기였고 이 과정에서 인지주의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분과학문적, 혹은 다분과학문적 ‘과학혁명’의 의미에서 인지혁명을 경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한 서술은 사이버네틱스와 컴퓨터 과학(인공지능학)은 주로 심리학에서 이루어진 인지혁명에 실시간적으로 참여하면서 동시에 자신 학문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갔다는 것이 될 것이다.
 
언어학의 경우는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언어능력(linguistic competence)에 대한 촘스키 주장이 함축하는 반행동주의적 함축이 인지혁명의 전개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음은 잘 알려 져 있다. 특히, 언어를 행동의 한 범주로 이해하려는 스키너의 시도에 대한 촘스키의 통렬한 비판은 언어학과 심리학 모두에 상당한 공명을 일으켰다. 하지만 언어 능력을 완전히 후 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우리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지능력에 기반을 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에 동의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언어학적 함의에 대해서는 상당히 넓은 견해의 폭이 있었다. 일단 심리학자들은 밀러 등을 중심으로 언어처리를 위해 시간지연이 필요하다는 점을 변형(transformation) 개념을 활용하여 입증하려는 시도를 했다.
 
이는 두뇌에서 실제로 이러한 언어처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 단순히 자극-반응의 도식으로 언어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경험적 근거로 추구되었지만 변형의 정도에 시간지연이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발견되고, 촘스키 자신의 견해가 표층/심층문법 개념으로 이동하면서 언어학의 발전과 독자적으로 심리언어학(psycholinguistics) 연구 전통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언어학에서는 촘스키 이전에도 언어를 단순한 자극-반응으로 생각하려는 시도는 없었고, 대신 철저하게 경험적 연구를 중시하는 블룸필드 전통과 소쉬르 이전의 역사언어학 전통 그리고 소쉬르-야콥슨으로 이어지는 구조언어학 전통이 공존했다. 실제로 촘스키의 변형(transformation) 개념은 블룸필드 계열의 언어학자였던 자신의 스승 젤링 해리스의 연구를 발전시킨 것이었다. 우리 논의를 위해 중요한 점은 촘스키의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언어학에서는 언어 현상과 관련된 인지적 측면에만 집중하고 그것의 역사적, 문화적 요인을 배제하려는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언어학에서 인지혁명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언어학자들이 이후에 설명될, 인지과학의 주도적 연구방법론에 별다른 흥미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지혁명의 주도적 연구방법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인지혁명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1980년대 초반에 쓰인, 가드너의 인지과학 역사를 다룬 책에 잘 정리되어 있다. 가드너는 이를 인지과학의 연구방법론으로 소개하고 있으나 인지과학을 인지혁명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좁은 의미를 고수할 때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1) 표상 혹은 표현(representation)
2) 계산기계 혹은 컴퓨터(Computers)
3) 정서, 맥락, 문화, 역사의 중요성 평가절하(De-emphasis on Affect, Contexts, Culture,
and History)
4) 학제적 연구(의 유용성)에 대한 믿음(Belief in Interdisciplinary Studies)
5) 철학의 고전적 문제에 근거함(Rootedness in Classical Philosophical Problems)
 
이 다섯 가지 중요 특징 중에서 마지막 항목은 가드너에게 독특한 것으로 인지과학이 다루는 문제들이 인간의 마음에 대한 근본적이고 오래된 문제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려는 그의 저술목적과도 연관된다. 예를 들어, 그는 소크라테스 대화편에 나오는, 소크라테스가 노예에게 기하학 지식을 ‘상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리스 철학자들과 인지과학자 모두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지식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등의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가드너에게 인지과학은 경험적 인식론이고, 오랜 지적 유산의 연장성 상에 있는 것이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인지과학은 ‘아주 긴 과거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지적하였듯이 이는 인지, 인지과학 모두를 매우 넓게 이해할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우리의 인지혁명 논의와는 다소 빗겨나 있다. 그러므로 다른 네 가지 특징에 논의를 집중하기로 한다.
 
우선 표상은 인간에게는 심적 표상, 기계에서는 물리적 표상과 관련된다. 표상이란 글자 그대로 어떤 대상을 다시(re-) 표현, 제시(present)하는 것이다. 인지혁명의 핵심은 (넓은 의미든 좁은 의미든) 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동주의의 자극-반응 패턴만이 아니라 그러한 패턴의 심적 메커니즘을 상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외부 대상을 심적 상태에 표상하는 일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표상이 인간의 마음과 기계의 ‘마음’에 공통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방식, 즉, 기호적 표상(symbolic representation)으로 구현된다는 전제가 인지혁명의 근본 가정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가드너가 강조하는 것은 좀 더 낮은 수준(즉, 뇌세포나 전자 회로 수준)과 좀 더 높은 수준(사회, 제도, 문화적 수준) 사이에 유의미한 독자성을 가진 분석 수준이 따로 존재하며 이것이 곧 인지적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생각은 밀러를 비롯한 초기 인지심리학자들이 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목적지향적 행위가 사이버네틱 피드백이나 컴퓨터 알고리즘처럼 기계적 방식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으면서 보다 보편적인 표상 개념의 정당성과 유용성에 주목하게 되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심리학자들은 의미론적 속성을 갖는 자신들의 심적 표상과 달리 사이버네틱스나 인공지능의 표상 개념은 철저하게 구문론적(syntactic)임을 깨달았고 비슷한 이유로 정보이론의 정보(information) 개념이 심리학에서 갖는 유용성의 한계에도 주목하게 되었다.

계산기계 혹은 컴퓨터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인지과정을 컴퓨터에서 수행되는 보다 직접적 의미의 계산과 동일한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다는 방법론적 깨달음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심리학자, 인공지능학자, 초기 신경망 이론가 등이 학제적 연구를 통해 이 방법론적 깨달음의 유용성을 확인하면서 더욱 증폭되었다. 예를 들어, 결국 이러한 학제적 노력의 결과로 인지과학 탄생 초기에 활발하게 상호작용했던 여러 학자들은 가드너가 강조한 학제적 연구의 유용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의 학제적 협력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추상적 노력이나, 오래된 철학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원대한 계획보다는 자신의 학문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다른 분야의 지식이 유용하다는 깨달음에 근거했다. 하지만 가드너가 염두에 두었던 것은 이런 문제풀이에 기반을 둔 학제적 연구(PSBIS: Problem-Solving Based Interdisciplinary Study)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융합적 인지과학이었다. 즉, 그는 미래의 인지과학은 ‘인지과학들(cognitive sciences)’에서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으로 확고한 정체성을 갖추게 되리라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인지혁명은 인지 과정 분석의 보편성을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 관한 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적 요인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 심리의 보편적 특징을 규명하려는 심리학이나 다양한 표층 문법의 기저에 존재하는 보편문법을 규명하려는 촘스키의 언어학 연구에서는 일종의 당위성을 띠는 방법론적 규칙이다. 하지만 언어의 다양한 역사적 전개 양상과 문화적 요인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탐색하는 역사언어학, 사회언어학의 연구자라면 이러한 접근 자체의 타당성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인지인류학은 가드너식의 인지주의를 온전하게 적용하는 형태로는 한 번도 인류학자들 사이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다만 추상성이 높은 구조인류학이나 보다 광의의 의미로 이해된 인지적 측면을 인류학적으로 고찰하는 방식으로만 인지혁명의 영향력을 찾을 수 있다. 인류학이나 언어학의 경우 자신들의 연구대상이 갖는 역사적, 맥락적, 문화적 측면을 가능한 축소하려는 방법론적 요구는 학문 성격상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가드너도 물론 인지가 맥락적, 역사적, 문화적 측면을 갖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인지과학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1)과 2)의 결합인 인지주의 연구방법론을 중심으로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이런 요인들을 무시하거나 이론화 과정에 서 제외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는 쿤의 패러다임이나 라카토슈의 연구 프로그램의 ‘보수적 생산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으로 읽을 수 있다. 즉, 인지라는 복잡한 현상에 대한 이해를 효율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인지의 보편적 특징에 주목하고 다른 측면을 무시하는 방법론적 결단을 택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물론 하나의 해석일 뿐 인지과학의 전개 과정에서 인지과학 연구자가 가졌던 생각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인지심리학자와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1980년대 틀 문제(frame problem) 등으로 자신들의 연구 프로그램이 도전받기 전까지는 1), 2), 3)이 결합된 형태의 견고한 인지주의를 견지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견고한 인지주의는 최근 신경과학의 발전으로 1)의 전제와 인지적 수준의 상대적 자율성에 대해 심각한 도전이 제기되면서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지과학이 라카토슈의 견고한 핵이나 쿤의 패러다임적 정체성을 갖기 보다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심을 갖는다고 볼 수도 있다. 이는 인지과학과 인지혁명이 라우든의 연구전통(research tradition)으로 더 잘 설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적절하게 이해된 인지혁명은 주로 심리학과 인공지능 관련 컴퓨터 과학을 중
심으로, 언어학에서 일어난 이론적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
서 심리학은 가장 과학혁명을 겪은 분과학문에 근접한 경험을 했으며, 인공지능학이나 사이버네틱스는 자신들의 학문 정체성을 형성했다. 그에 비해 언어학에서는 촘스키 언어학의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에서의 인지혁명에 비견할만한 인지혁명이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는 인지주의가 언어학계 전체에 온전한 형태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던 상황과 관련된다. 이러한 상황은 인류학이나 고고학처럼 인지과학의 ‘주변부’ 학문 분야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된다. 우리 두뇌에 대한 초기 연구는 1980년대 신경과학의 형태로 인지과학에 재진입하기 전까지는 견고한 인지주의 틀 내에서 인지과학에 통합되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인지혁명에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받은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3. 다학문 연구, 선택적 협력, 진정한 융합적 인지과학의 가능성
 
2절에서는 필자는 인지주의적 연구방법론의 확산으로 이해된 인지혁명의 역사적 전개 과정이 인지과학을 구성하는 학문 분야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여주었음을 지적했다. 이 점은 인지과학이 가드너의 기대처럼 다학문적 연구가 중심을 이루는 인지과학‘들’에서 융합적 정체성을 갖는 인지과학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연관된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적어도 인지과학의 탄생과 학문적 정체성이 형성된 사이 20년 정도의 시기에 인지과학에서는 주로 다학문 연구와 문제풀이 기반 학제적 연구(PSBIS)가 생산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대개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다른 학문의 연구 성과나 개념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인지심리학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조지 밀러의 초기 연구는 이런 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밀러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출신으로 정신물리학(psychophysics) 연구를 주도하던 스티븐스의 실험실에서 연구했다. 그는 2차 대전 중 기밀정보를 전달할 때 적에게 간파되지 않도록 전파방해(jamming)를 위한 최적 신호를 찾는 군사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연구 내용은 기밀사항이었기에 박사학위 논문 발표에서 밀러는 발화(speech)의 이해에 잡음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바꾸어 이야기해야 했다고 한다. 밀러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당시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적 패턴을 발견했다. 그것은 특정 메시지가 다른 메시지에 비해 이해를 방해하기 더 어렵다는 사실이었는데, 이 점은 메시지의 음향학적 특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결국 이 현상은 발화된 메시지의 의미에 청자의 인지 과정이 차별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밀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풀이 기반 학제적 연구를 수행했다.

밀러가 주목한 것은 당시 부상하고 있던 최신의 정보이론(Information Theory)이었고, 그는 이를 활용하여 자신이 처음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현상에 대해 인지주의적 설명의 초기 형태를 제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행동주의의 한계를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었다.
밀러는 연구자 경력 초기부터 샤논의 정보이론과 그에 대한 통계적 분석에 깊은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동향을 추적하고 있었다. 밀러의 관심을 특별히 끈 것은 동일한 철자가 맥락에 의해 다른 정보력을 갖는 상황에 대한 샤논의 분석이었다. 예를 들어, x는 영어단어에서 일반적으로 잘 등장하지 않는 단어이지만 mailbo 다음에 등장할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샤논은 이러한 생각에 통계적 기법을 적용해서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임의의 단어를 올바르게 맞출 수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었다. 밀러는 샤논의 이 같은 생각을 활용하여 메시지의 음향학적 특성을 넘어선 의미론적 속성이 메시지의 해독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해낼 수 있었다. 
그는 이를 메시지 해독 맥락을 넘어선 보다 일반적인 기억 상황에 대한 연구에 적용했고, 결국 이 연구는 단기기억에 대한 밀러의 유명한 1956년 논문으로 이어졌다. 이 논문은 인지심리학의 탄생을 알리는 논문으로 여겨지게 될 만큼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논문의 핵심은 사람이 단기간에 기억할 수 있는 항목에는 제한(5-9개, 즉 7개를 중심으로 ±2)이 있다는 점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제한은 의미론적, 화용론적 차원을 갖기에 항목의 물리적 속성에 의해 결정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I, B, M, C, I, A, U, S, A는 이 한계에 근접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기억하기 힘들어 하지만, IBM, CIA, USA 식으로 의미있는 ‘단위’로 재구성하면 한계 내에 있게 되므로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밀러는 이 한계가 단순히 기억에만 국한된다고 보지 않았다. 핵심은 우리의 인지과정이 적절하게 구조화된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두뇌에서 물리적으로 구현되는지와 무관하게) 정보처리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그렇게 설정된 정보처리 과정의 구조는 실험 심리학의 방법을 통해 탐구될 수 있었다. 밀러의 논문이 인지심리학과 인지과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밀러의 연구에서 또 중요한 점은 그의 연구가 정보이론을 활용하여 자신의 분야의 미해결 문 제를 해결했지만 그 활용은 전면적인 이론융합이라기 보다는 선택적 활용이었다는 사실이다. 밀러는 처음에는 정보이론이 음소 분석처럼 형식화할 수 있는 정신물리학 연구에 유용하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보 이론의 정보 개념은 기본적으로 수학적, 즉 구문론(syntax)적이어서 인지 현상이 보여주는 의미론적 ‘정보’ 현상을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밀러는 자신의 메시지 전파방해 연구에서 정보 이론으로부터 문제 해결의 도움을 얻었지만, 곧이어 후속 연구에서는 심리학과 수학의 접근방법의 차이를 깨닫고 ‘정보’를 정보 이론의 틀 안에 가두지 않고 심리학적으로 보다 넓은 의미로 이해하면서 독자적인 연구 방법론을 발전시켜 나갔던 것이다.
 
이처럼 학제적 연구로부터 신선한 시사점을 얻고 난 후 학문 융합을 추구하기 보다는 각자 연구분야의 고유한 문제의식과 연구 방법론에 충실한 방식으로 그 결실을 발전시켜 나가는 PSBIS의 태도는 인지과학의 탄생에서부터 정체성 형성 과정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택적 협력이 생산적일 수 있음은 인지과학이 오늘날 매우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아도 확인할 있다.
 
하지만 인지과학의 역사에서 선택적 협력 연구가 차지한 높은 비중은 인지주의가 인지과학 연구를 주도해왔다는 상식적 견해와는 맞지 않는다. 앞 절에서 논의한 가드너의 인지과학에 대한 소개에서도 인지주의적 측면과 선택적 협력의 측면이 혼재되어 있다. 1), 2), 3)으로 구성된 인지주의와 4)와 5)가 강조하는 선택적 협력의 유용성이 한꺼번에 묶여져 인지과학의 특성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의 논의에서 알 수 있듯이 인지주의의 영향력은 인지과학의 몇몇 분야에 한정되었고 선택적 협력은 인지, 계산, 정보 등의 인지과학 핵심 개념에 대한 보다 자유로운 이해에 근거하여 인지과학 전반에서 활발하게 수행되었다.
 
사실은 인지과학의 실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통일된 연구흐름으로 제시하려는 노력에서 가드너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다수의 인지과학 연구 프로그램 및 교육 프로그램을 후원함으로써 인지과학의 제도적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슬론 재단이 지원을 시작할 단계에서 마련한 인지과학의 당시 학술 상황에 대한 1978 보고서에도 인지과학에 대한 이런 두 규정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한편에서는 인지과학을 ‘지적 존재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따르는 원리에 대한 탐구’라고 폭넓게 정의하고 난 후, 바로 다음에는 인지과학의 하위 분과 학문들이 공유하는 것은 공통된 ‘연구목적(research objectives)’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마음의 표상 능력과 계산능력을 발견하고 뇌에서 그것이 구조적, 기능적으로 어떻게 표상28)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전자는 인지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 사이의 선택적 협력 작업과 어울리는 개념인 반면, 후자는 인지주의적 인지과학(제한된 의미의 신경과학을 포함하는) 연구와 어울리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분과학문들 사이의 연구주제의 내용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다학문적 협력 연구의 집합을 넘어선, 진정한 의미의 융합적 인지과학은 불가능할까? 당연히 원칙적으로 융합적 정체성을 갖는 인지과학이 불가능할리가 없다. 게다가 실제적으로도 최근 인지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보다 직접적인 인과적 수준’에서 인지를 통합적으로 다루겠다는 야심찬 기획이 제시되고 있기도하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융합적인 인지과학의 미래에 등장한다고 할 때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인지과학 연구에서 가장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지심리학 연구가 신경과학 연구로 환원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아니면 신경과학 연구가 인지심리학 연구에 종속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그도 아니면 인지심리학, 인지신경과학이 어떤 형태로든 거대 이론 틀로 통합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정한 융합적 인지과학의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그것의 구체적 형태가 어떻게 될 지와 무관하게 필자는 인지과학 내에서 여러 학문 사이의 다학문적, 선택적 협력은 PSBIS의 형태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험적 문제든, 개념적 문제든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적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과학의 일차적인 목표라고 볼 때 추상적인 융합보다는 문제풀이와 그로부터 얻는 과학적 이해가 과학자들이 중시하는 학문의 생산성 평가의 척도가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4.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인지과학의 탄생이 본 연구사업단의 주제인 생산적인 융복합 연구에 대한 규명 작업에 갖는 시사점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겠다. 각각이 좀 더 자세한 논의를 필요로 하겠지만 일단 지금 단계에서는 선언적인 형태로 제시하고자 한다.
 
(1) ‘실질적’ 학제적 접촉 공간과 기회의 필요성: 학술대회와 연구소;

인지과학의 탄생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몇몇 학제적 학술대회가 수행한 결정적 역할이다. 대표적으로 1948년 힉슨 재단의 지원으로 신경과학자(워렌 맥컬로 등), 생물학적 관점에 관심이 많은 심리학자(칼 래쉴리 등), 게슈탈트 심리학자(볼프강 쾰러), 컴퓨터 과학자(폰노이만)가 모여 인지가 뇌와 컴퓨터에서 구현되는 방식이 지니는 심리학적 함축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가졌다. 힉슨 학술대회로 알려지게 될 이 학술대회를 비롯해 유사한 학술대회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결과의 보다 폭넓은 함축을 다른 분야 학자와 논의를 통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전통은 1956년 9월 MIT에서 정보이론을 주제로 열린 기념비적 학술대회로 이어졌다. 비록 이 대회가 명목상으로는 정보이론이 중심 주제였지만 대회 중 발표된 논문과 그에 대한 논의는 좁은 의미의 정보 이론을 훨씬 넘어서서 광의의 ‘정보’ 개념에 입각한 학제적 인지과학을 탄생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학술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여러 분야 전문가가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다는 데 있지 않다. 각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흐름을 선도하고 있었던 연구자들은 이런 학술대회에 서 다른 분야 학자들의 발표로부터 자신들이 연구하는 주제와 연결될 수 있는 개념 혹은 태도나 느슨한 의미의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으며 이는 다시 자신들의 연구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진보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즉, 학제적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남을 통해 각자 분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던 것이다. 물론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학술대회의 조직이나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 또한 개방적이고 적극적일 필요가 있었다. 결국 학제적 연구가 생산적으로 이루어진 상황은 대개 문제해결 기반 연구관심을 학제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이 점은 인지과학 형성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하버드 대학교의 인지학연구소 (Center for Cognitive Studies)와 그것을 모델로 여러 곳에 설립되었던 후속 인지과학 연구소의 운영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연구소들은 단순히 다양한 지적 배경을 가진 학자들의 함께 모여 논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 연구자가 적극적으로 연구소가 제공하는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기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도록 독려했던 것이다.
 
(2) 공허한 융합 담론보다는 언어적 실천과 PSBIS의 중요성:

그러므로 융복합 연구에 대해 우리는 다소 당연해 보이는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 즉, 현재 학문 분과는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으므로 융합 학문이 필요하다는 다소 공허한 담론보다는 실제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중심으로 다학문적 전문성들 사이의 언어적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매우 복잡한데도 불구하고 융합 연구가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별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융합을 외치는 주장은 현실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 점은 환원주의적 과학 연구 방법론에 대한 비판이 흔하게 빠지는 ‘전체론적 연구방법’의 옹호가 일견 타당하면서도 현실 과학 연구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인지와 같은 복잡한 현상을 전체론적으로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최선의 방법은 각자의 분과적 연구 틀에 자신의 분과학문이 간과하고 있는 다른 학문의 시각, 개념, 이론을 접목시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분과학문마다 상이한 개념 및 이론 체계들 사이의 조정해 줄 수 있는 언어적 실천이다. 실제로 인지과학의 탄생 과정에서 주역들은 이러한 언어적 실천을 능동적으로 수행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3) 혁명적 과학 변화를 통한 융합 학문의 탄생에 대한 탈신화화:

과학연구 과정에서 혁명적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당연시하던 연구전통 혹은 패러다임에 대한 의문 제기가 필요하다. 인지혁명에서도 심리학의 행동주의 연구방법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인지심리학 형성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주도적 견해에 대한 ‘혁명적’ 문제 제기인지는 오직 사후적으로만 결정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은 만약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에 의해 새로운 역학이론이 제시됨으로써 뒷받침되고 발전되지 않았다면 프톨레마이오스 체계 내에서 계산의 편의를 위해 제시된 한 개선책으로 간주될 수도 있었다. 실제로 티코 브라헤는 자신의 절충적 천체관에서 코페르니쿠스 체계를 그와 같은 방식으로 변형시켜 파악했다.

이처럼 특정 학술적 내용이 ‘혁명적’인지 여부는 그 이후 전개된 학술 발전에 의해 역사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혁명에 대한 담론에서도 확인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지과학 탄생 초기의 여러 연구들은 후속 논의를 통해 인지주의나 마음의 계산 이론이라는 형태로 (선택적으로) ‘종합’되지 않았다면 각각 인지심리학, 컴퓨터과학, 신경과학의 분과적 이론 변화로 규정되었을 것이다. 핵심은 새로운 학제적 학문의 발생 초기부터 반드시 융합적 성격을 명시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인지과학에서처럼 기본적으로 이미 확립된 연구분야 내부(실험 심리학)의 방법론적 논쟁 과정에서 그 분야를 넘어선 함의를 지니는 방식으로 연구논의가 확장되고 그 사후적 결과로 새로운 학제적 연구분야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연구자는 통상적으로 자신의 학문분야 내에서 당연시되는 이론적, 형이상학적 전제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 학문 분야를 넘어서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융합을 위해 중요한 것은 의식적으로 학제적 융합을 하려는 ‘전시적’ 노력보다는 통상적인 학문활동의 틀을 뛰어넘어 자신의 연구분야의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융합학문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비교적 자신의 학문 분야에 국한된 혁신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궁극적으로는 오직 사후적으로만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융합 학문을 향한 노력에서 결정적인 것은 새로운 시각에 대한 열린 마음과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자원을 종합하는 능력의 발휘이다.
 
 
5. 참고문헌
 
이상욱 2004, 「전통과 혁명: 토마스 쿤 과학철학의 다면성」, 󰡔과학철학󰡕 7(1): 57-89.
이상욱 2009, 「인공지능의 한계와 일반화된 지능의 가능성: 포스트 휴머니즘적 맥락」, 󰡔과학철학󰡕 12: 49-69.
이정모 2009, 󰡔인지과학: 학문 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이정모 2010, 󰡔인지과학: 과거-현재-미래󰡕, 서울: 학지사.
알바 노에 2009[2009], 󰡔뇌과학의 함정󰡕, 김미선 옮김, 서울: 갤리온 .
닉 런드 2007[2003], 󰡔언어와 사고󰡕, 이재호 옮김, 서울: 학지사.
스티븐 미슨 2001[1996], 󰡔마음의 역사: 인류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되었는가?󰡕, 윤소영 옮김,서울: 영림카디널.
프란시스코 바렐라 외 1997[1991], 󰡔인지과학의 철학적 이해󰡕, 석봉래 옮김, 서울: 옥토.
필립 존슨 레이드 1991[1988], 󰡔컴퓨터와 마음: 인지과학이란 무엇인가󰡕, 이정모, 조혜자 옮김, 서울: 민음사.
사에키 유타카 2010[1986/2007], 󰡔인지 과학 혁명: 인지과학의 연구와 방법, 어디서 시작하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남주, 김경화 옮김, 의왕: 에이콘.
Bechtel, William, Abrahamsen, Adele, and Graham, George 1998, 'The Life of Cognitive Science', in Bechtel and Graham 1998.
Bechtel, William and Graham, George (eds.) 1998, A Companion to Cognitive Science, Oxford: Blackwell.
Bermúdez, José Luis 2010, Cognitive Science: An Introduction to the Science of the Mind,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Block, N. 1983, 'Mental Pictures and Cognitive Science', Philosophical Review 90:449-541.
Boden, Margaret A. 2006, Mind as Machine: A History of Cognitive Science, Oxford:Oxford University Press.
Bruner, J.S. and Goodman, C. 1947, 'Value and Need as Organizing Factors in Perception', Journal of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 42: 33-44.
Bruner, J.S. and Postman, L. 1949, 'On the Perception of Incongruity: a Paradigm', Journal of Personality 14: 206-23.
Chomsky, N. 1959, 'Review of Skinner's Verbal Behavior', Language 35: 26-58.
Churchland, P.S. 1986, Neurophilosophy, Cambridge, MA: The MIT Press.
Copleland, Jack B. 1996, 'What is Computation?', Synthese 108: 335-59.
Crane, T. 1995, The Mechanical Mind, London: Penguin.
Dennett, D. 1995, Darwin's Dangerous Idea, London: Penguin.
Fodor, J.A. 1980, 'Methodological Solipcism Considered as a Research Strategy in Cognitive Science', Bahavioral and Brain Sciences 3: 63-110.
Gardner, Howard 1985, The Mind's New Science: A History of the Cognitive Revolution, New York: Basic Books.
Gazzaniga, Michael S. et al. 2008, Cognitive Neuroscience: The Biology of Mind, 3rd Edition, New York: W.W. Norton.
Harman, Gilbert, 2008, 'Mechanical Mind: Review of Mind as Machine', American Scientist 96: 76-8.
Harnish, Robert M. 2002, Minds, Brains, Computers: An Historical Introduction to Foundations of Cognitive Science, Oxford: Blackwell.
Harré, Rom 2002, Cognitive Science: A Philosophical Introduction, London: Sage.
Hirst, W. (ed.) 1988, The Making of Cognitive Science: Essays in Honor of George A. Miller,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Horwich, Paul (ed.) 1993, World Change: Thomas Kuhn and the Nature of Science, Cambridge, MA: The MIT Press.
Jeffress, Lloyd A. (ed.) 1951, Cerebral Mechanisms in Behavior: The Hixon Symposium, New York: Wiley.
Kövecses, Zoltán, 2006, Language, Mind, and Culture: A Practical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Kuhn, T. 1962,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McMullin, Ernan 1993, 'Rationality and Paradigm Change in Science', in Horwich 1993.
Lashley, K.S. 1951, 'The Problem of Serial Order in Behavior', in Jeffress 1951, pp. 112-36.
Laudan, Larry 1977, Progress and Its Problems: Toward a Theory of Scientific Growth,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Lemov, Rebecca, 2005, World as Laboratory: Experiments with Mice, Mazs, and Men. New York: Hill and Wang.
Mandler, George 2007, A History of Modern Experimental Psychology: From James and Wundt to Cognitive Science, Cambridge, MA: The MIT Press.
Miller, George A. 1956, 'The Magic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 Some Limits on Our Capacity for Processing Information', Psychological Review 63: 81-97.
Miller, George, A. 2003, 'The Cognitive Revolution: A Historical Perspective', Trends in Cognitive Science 7(3): 141-4
Müller, Vincent C. 2008, 'Review of Mind as Machine', Mind and Machines 18: 121-5.
Neisser, U. 1967, Cognitive Psychology, New York: Appleton-Century-Crofts.
Posner, Michael J. (ed.) 1989, Foundations of Cognitive Science, Cambridge, MA: The MIT Press.
Reisberg, Daniel 2010, Cognition: Exploring the Science of the Mind, Fourth Edition, New York: W.W. Norton.
Searle, J. 1980, 'Minds, Brains, and Programs', Bahavioral and Brain Sciences 3: 417-57.
Shostak, Stanley 2010, 'The Cauldron Called Cognitive Science: Review of Mind as Machine', The European Legacy 15(3): 357-60.
Sloan Report on Cogntive Science, 1978, prepared by the State of the Art Committee and presented to the Advisors of The Alfred P. Sloan Foundation.
Smith, Roger 1997, The Fontana History of Human Sciences, London: FontanaPress.
Smolensky, P. 1988, 'On the Popper Treatment of Connectionism', Bahavioral and Brain Sciences 11: 1-74.
Stout, Dale 2008, 'Review of A History of Modern Experimental Psychology', Canadian Psychology 49(2): 179-80.
Thagard, Paul 1998, 'Machine Learning', in Bechtel and Graham 1998.
Thagard, Paul 1996/2010, 'Cognitive Scienc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Turing, A.M. 1950,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Mind 59: 433-60.
Wiener, Norbert 1948/1961, Cybernetics: or, Control and Communication in the Animal and the Machine, 2nd Edition, Cambridge, MA: The MIT Press.__
 

Friday, April 29, 2011

인문학 대안 연구공동체; 학문간 융합

대안연구공동체 (CAS: Community for Alternative Studies)

- 인문학 운동 공동체, 대안대학

이정우 박사 - 파이데이아 강좌 시리즈

이상빈 박사 - 에콜 에라스무스 강좌 시리즈

http://www.paideia21.org/

Tuesday, September 7, 2010

이정모의 학문간 융합 관련 글 및 기타 학술활동 자료 목록

[ 융합 관련 이정모의 글, 발표, 기타 학술활동 목록: 최근 순] [2001-2010. 08.]
An edited list of papers and other academic activities on [Convergence of disciplines in Sciences and Technologies] by Jung-Mo Lee
[from '2001 to Aug. 2010]
--------------------------------------------------------------------------

2010. 09. 07. ‘인지과학은 미래에 우리의 삶과 학문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웹글, (hwp-pdf, 807 K, 31쪽).

2010. 07. 18. '법 인지과학: 서론 -인지과학이 법 영역에 주는 학문간 융합/의 시사 (Cognitive Science of Law: An Introduction: - Implications of Cognitive Science Research for Law). 웹 파일 (pdf, 1.513 M) - 두 법기관 강연 보완 통합파일

2010. 07. 12.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 법 영역에의 시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KIC) 초청 강연. (ppt, 1.34 M; hwp, 14 K)

2010. 06. 25.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접근이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철학, 인문사회과학, 인지과학, 미래 테크놀로지의 수렴‘. 고 김영정 교수 1주기 추모 강연. (서울대학교 신양관) (hwp, 311 K, ppt, 10.1M// 사후정리; hwp-pdf, 472K/ ppt-pdf 1.3M)

2010. 05. 28.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과 미래”. 2010년 한국인지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서울대학교 신양인문학술정보관 3층 국제회의실]: 포럼: ‘인지과학과 21세기 융합/ 학문의 시대’ 발표, ppt ---M

2010. 05. 26.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실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중앙대인문과학 연구소 공동 심포지움.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소회의실]. hwp --K

2010. 05. 30. 이정모 (2010)."인지과학: 과거, 현재, 미래“. 서울: 학지사. (221 쪽) (hwp. 1.153 M)

2010. 05. 28.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과 미래', 한국인지과학회 2010년 춘계학술대회 포럼: [인지과학과 21세기 융합/학문의 시대], 서울대학교 신양관. (hwp-pdf, 868 K/ ppt-pdf, 1.130 M-일부그림제거)

2010. 05. 26.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실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및 중앙대 인문과학 연구소 공동 세미나,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회의실. (hwp-pdf, 27 쪽 894 K / ppt-pdf, 87슬라이드, 1.042 M-그림일부제거)

2010. 03. 31. 이정모 (2010). ‘[미래사회에 대한 조망] 미래 융합/과학기술과 인지과학의 연결’, Future Horizon,, STEPI, 2010, 봄호, 06-07쪽.

2010. 03. 10. 이정모(2010). ‘인지과학과 미래 융합/기술: 표준-융복합을 만나다-1’. 표준과학연구원-사보-KRISS-3+4월호-06-09쪽. (hwp, 33k; pdf 273K)

2010. 03. 01. ‘학문간 융합/론: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계간지 [철학과 현실] 2010, 봄호, 융합/특집, 42-54. (hwp 78K, pdf 500K).

2010. 02. 26. 이정모 (2010). “인지과학 패러다임의 새 변화가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Implications of the On-going Paradigm Shifts in Cognitive Science for entailing the Convergences of Academic Disciplines] 김광수 외 (지음). 융합/ 인지과학의 프런티어.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7-67 쪽.

2010. 02. 19. “인지과학: 개관: 마음, 뇌,컴퓨터, 문화의 융합/적 연결고리”. 뇌과학캠프 강연 (서울대 문화관) 파일. ppt(1.112M) pdf. (577M)

2010. 02. 15. 2010. 01.31. 학문간 수렴 및 융합/과학기술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인지과학의 응용. (편집글). (hwp 351K).

2010. 01. 31. 인지과학 패러다임의 새 변화가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II): 인지과학의 응용. (편집글) (hwp 380K).

2010. 01. 16.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와 인지과학: 융합/적 사고를 하는 젊은이들의 특성. web posting, (hwp 25K).

2010. 01 .31. 인지과학 패러다임의 새 변화가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II): 인지과학의 응용. (편집글) (hwp 380K).

2009. 12. 10. 이정모 (2009). ‘학문간 융합/론1: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철학문화연구소 세미나. (hwp 1-14쪽)

2009. 11. 12. 이정모 (2009).‘인지과학과 마음, 뇌, 몸, 예술의 연결: 미래 융합/과학기술 문화의 한 특성’.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초청강연. (ppt, 1-165슬라이드) [충북대 사회대]

2009. 11. 11. 이정모(2009). ‘정책제안’. 산업기술진흥연구원 융복합포럼 정책제안 (hwp 4쪽).

2009. 11. 01. 이정모 (2009). ‘법학과 인지과학의 연결: 법대 지망생이 알아야하는 미래 법학의 변화 모습’. (웹자료. hwp 파일 1-38쪽)

2009. 09. 24. 이정모 (2009). ‘뇌를 넘어서: 체화된 마음, 인공물, 인지내러톨로지: 신경과학, 공학, 인문학, 사회과학 융합/의 인큐베이터로서의 인지과학’, 신경인지연구회 강연.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ppt, 1-168 슬라이드)

2009. 09. 21. 이정모(2009). ‘융합/의 핵심과 매개체들:- 미래대학 콜로퀴엄 강평기’, 교수신문, [학술대회 강평기]

2009. 09. 15.. 이정모 (2009). '융합/의 성과1: 인지과학'. 인문정책 포럼, 2009, 가을호, Vol. 2. 39-42.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09. 09. 10. 이정모 (2009). ‘학문 체계의 재구성의 절실성: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김광웅 교수의 “사회과학의 재구성-융합/의 시각에서”에 대한 첨언. 제9회 미래대학 콜로퀴움: 융합/의 핵심과 매개체들. 토론 글 (hwp 파일, 1-13쪽)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2009. 08. 29. ‘인지과학이, 학문간 융합/과 미래 사회 및 과학기술 문화에 주는 시사’. 성균관대학교 지식통합포럼 & 학제간융합/연구사업팀 강연 (2009 인지과학 축제 한마당) -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ppt 228 매, 4.6 G)

2009. 08. 18. 이정모 (2009). '미래 융합/테크놀러지와 인지혁명', 미래경영 CEO 북클럽 4기 (11차 포럼) 강연, 자료집, 1-53. [한국생산성본부]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720 K)

2009. 05. 07. 김청택, 이정모 (2009). ‘통합적 학문연구로서의 인지과학: 현황과 전망’. 2009년 사회과학연구원 학술대회 “학문간 경계를 넘어: 통합적 학문연구의 새로운 시각과 주요 연구분야”: 11-23. (김청택과 공동) (서울대 사회대 교수회의실)

2009. 04. 19. ‘인지향상 (CE)테크놀로지: 미래 인지과학기술 응용의 초점’. web file (htm)(1-26쪽)

2009. 03. 20. 이정모 (2009). ‘심리학에 새로운 혁명이 오고 있는가: - 체화적 접근’. 동덕여자대학교 지식융합/연구소 2009 심포지엄: 지식융합/ 2.0–마음에 대한 새로운 이해]. 심포지엄 자료집, 20-33.

2009. 03. 04. 이정모 (2009). '인지로 모인다: 인지과학의 전개와 미래 융합/학문'. 김광웅, 홍성욱, 장회익, 이정모, 최재천, 문대원, 김춘미, 이규연, 오세정, 유영만, 이순종, 김형준 (2009). '우리는 미래에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103-159쪽). 서울: 생각의 나무.

2009. 02. 27. 이정모 (2009). 인지과학: 학문 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741쪽) ; [2009. 7. 16.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 선정]

2009. 02. 10. 이정모 (2009). ‘Embodied Cognition: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새 이론틀'. HCI 연차학술대회. 튜토라얼, 피닉스파크, 에메랄드룸. CD 자료.

2008. 12. 17. '인지과학, 미래 융합/과학기술, & 미래 학문체계'. 성균관대학교 지식통합 포럼 강연.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2008. 12. 04. Pioneer 기획연구사업 세미나, '미래 융합/과학기술과 인지향상 (CE) 테크놀로지', (서울대 제1공학관)

2008. 10. 14. 교육개혁포럼월례세미나 초청강연. '인지과학이 미래 융합/과학기술사회 전개와 정책에 주는 시사'. (삼성경제연구소 회의실)

2008. 09. - 2009.03. 미래 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 사업; '오감기반 상호인지 정보처리 구현기술' (한국과학재단; 공동) [연구책임자. 장병탁; 공동연구원 이재진, 한지숙, 백승렬, 고성룡, 이정모]

2008. 08. 19. 이정모(2008).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전개 및 학문간 수렴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제도와 경제, 2008, 2, 2, 37-67.

2008. 08. 19. 이정모(2008).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전개 및 학문간 수렴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제도와 경제, 2008, 2, 2, 37-67.

2008. 06. 12. (미래대학 콜로키움 운영위원회) 미래대학과 융합/학문 심포지움 강연. '인지(COGNO)로 모인다: 인지과학의 전개와 미래 융합/학문’.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2008. 05. 30. 전자부품연구원 (유비쿼터스팀) 강연. ‘융합/과학기술과 인지과학의 응용’ (전자부품연구원 세미나실).

2008. 04. 24. KAIST문화기술대학원 정기 세미나 초청강연. ‘인지과학과 미래 융합/과학기술’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강당)

2008. 03. 26.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세미나 초청강연.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전개 방향과 인지과학’.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정문술빌딩)

2008. 02. 28. 이정모 (2008). '제한적 합리성 및 인지과학의 변화 흐름이 인지경제학에 전개에 주는 시사'. 제도와 경제, 2, 1, 65-82.

2008. 02. 19. 이정모 (2008). '제한적 합리성 및 확장된 인지개념과 인지경제학의 전개'. 2008 경제학 공동국제학술대회. Proceedings CD. Data-a34/ 3-1.pdf (1-20).

2008. 02. 18. 인문-사회-자연과학 융합/의 현장인 인지과학은 어떠한 미래를 여는가?. http://blog.naver.com/metapsy/40047881318

2008. 01. 이정모, 김미라, 이남석 (2008).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미래사회연구포럼총서, 07-04, 발행: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경성문화사. (251쪽)

2007. 12. 31. 사이언스 에세이 ‘미래 융합/과학기술과 한국’, 한국일보 2007. 12. 31. 화. 30면, [사이언스 에세이] 컬럼 글.

2007. 12. 14. 이정모, 김미라, 이남석 (2007). '미래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역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책연구보고서, 07-05. 249쪽.

2007. 11. 17. 이정모 (2007).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미래사회연구포럼 주최 ‘인지과학과 미래 학술심포지엄’ 자료집. 23-62.

2007. 10. 4.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 세미나 초청강연. '융합/과학기술과 인지과학'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 세미나실)

2007. 09. 01.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책연구 연구계획서. (20 쪽)

2007. 09-2007.11. 정책연구,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

2007. 06. 28.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소) 전문가 세미나 초청강연. '인지과학의 원리와 응용: 마음, 뇌, 인공물의 연결과 미래 융합/과학기술'. (ETRI 서울사무소)
2006. 12. 03. EBS "지식의 최전선: 융합/과학기술의 핵심 인지과학" 방영; (고려대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 공동) (EBS)

2006. 11. 27. EAI(동아시아 연구원) 컨센서스 프로젝트 강연. '마음, 뇌, 컴퓨터, 문화의 연결: 인지과학, 융합/과학, 인공물, 문화의 수렴'. (서울: 동아시아 연구원)
2005. 6. 25. 이정모 (2005).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틀과 인지과학', 과학사상, 2005, 50호, 22-
42.

2005. 11. 25. 이화여대 교육과학연구소 학술세미나, 특별강좌 강연.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학습과학의 전개'. (이화여대 포스코관)

2004. 07. 01. 이정모, 이건효 (2004). '사이버 인지심리학의 조명: 확장된 인지, 인지생태학 (Issues in Cyber Cognitive Psychology: Extended Cognition & Cognitive Ecology)'. 한국실험심리학회 여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137-155.

2004. 06. 심리학의 펼침을 위한 한 조야한 생각: NBIC 융합/과학과 심리학의 펼침. 한국심리학회 회보. : 121호, 2004, 6월. 15-17.
2003. 06. 26.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하 CTO클럽 교류회 강연. '융합/과학의 미래와 인지과학'. (서울 노보텔앰배서더 호텔 회의실).

2003. 03. 26.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세미나. '멀티미디어 학습의 인지과학적 기초'. (중앙일보 18층 회의실).

2003. 03. 17. 이정모 (2003). '융합/과학기술 개발과 인지과학'. Science & Technology Focus, 제32호, 1-11. (KISTEP; 주간과학기술동향)

2003. 03.- 2003. 5. 과학기술부 신기술융합/발전추진기획위원회 위원 [한국 최초의 융합/과학기술 연구 틀 작성]: (과학기술부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위원회)

2003. 12. 26. 융합/과학 틀의 부상과 과학 교육 및 연구 체제의 재구성. 성균관대학교 교수평의회회보, 17호, 2-3.

2003. 11. 30.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정책연구과제 최종보고서. '국가경쟁력을 위한 인지신경과학 연구 활성화 방안'. [연구책임자: 권기원]; [연구원: 권준수, 이건호, 신형철]; [자문위원: 이승헌, 조장희, wjsyp일, 오태환, 신희섭, 이정모, 이수영, 김선일, Ogawa S.] (133쪽)

2002. 08 - 2003.02. 정책연구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뇌기반 학습과학 기획연구' (과학기술부; 책임)

2002. 07. 12. 한국실험및인지심리학회 여름 연구회. 토론. '인지심리학의 미래: 이론과 응용의 융합/'. (대전. 신협연수원)

2001. 11. 이일병, 정찬섭, 김민식, 이춘길, 박태진, 이정모, 조성배, 최재웅 (2001). 과학기술부 정책연구. '뇌연구촉진기본계획 보완발전을 위한 기획연구'. [총괄연구책임자: 이일병]; [뇌인지과학분야 위원장: 정찬섭; 위원: 김민식, 이춘길, 박태진, 이정모, 조성배, 최재웅] 155쪽.

인지과학은 미래에 우리의 삶과 학문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이정모(2010). 미래와 인지과학 -1
인지과학은 미래에 우리의 삶과 학문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 -
-이정모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심리학, 인지과학)-
- 2010. 09. 07. 판본- Copyrightⓒ2010, Jung-Mo Lee
* 이 파일은 복사하여 다른 곳에 옮겨도 좋습니다. 단 상업(판매)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지금 인류 사회,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주판과 같은 보조 계산기에 지나지 않던
컴퓨터가 우리의 삶에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어와 있다. 컴퓨터에 바탕을 두고 가능
하여진 것인 인터넷이 없는 미래, 핸드폰이 없는 미래. 인공인지시스템(Artificial Cognitive
Systems)과 로봇 등이 우리의 일상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 미래는 생각하기 어렵다. 사
람들이 과학, 기술, 인간, 사회, 뇌, 종교, 도덕, 재능, 법, 경제, 정치, 성공, 일 등에 대하여
생각하는 틀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그리고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떻
게 전개될 것인가? 그러한 미래에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수용하여 온 물질 중심의
‘과학과 기술(technologies)'의 틀이 미래에도 과연 타당할까? 이런 물질 중심의 낡은 과학
관, 테크놀로지 관을 가지고 미래에 대처할 수 있을까? 기업이? 대학이? 교육과학기술 관련
정부 기관이? 매스컴이? 일반인이?
우리는 지금 제2의 계몽시대(The Age of the 2nd Enlightenment)를 맞고 있다.
우리는 지금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 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여 있다.
이 미래 시대에 맞는 과학, 기술관은 무엇일까?
우리는 과학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고, 그
새로 개념화되는 관점은 우리에게 어떠한 시사를 가져올 것인가?
인공지능, 지능적 컴퓨터의 개념과 이론을 제시하였고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의 생성에 개
념적, 이론적 기초를 놓은 학문 분야가 바로 인지과학이다. 그 인지과학이 지난 세기에 학
문세계와 사회에 어떠한 역할을 하였고 또 영향을 주어왔고,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는 일반
적으로 어떠한 특성을 지니는가. 또한 인지과학이 사회과학과 인문학, 예술과 자연과학 공
학 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특히 융합과학 기술로서의 인지과학의 응용은 어떠한 가
능성을 지니며 미래 학문체계 재구성에 어떠한 의의를 지니는가? 이 글에서는 인지과학에
초점을 두고 이 같은 물음들을 던지며 인지과학과 그 응용이 우리의 미래 삶과 학문 세계
및 테크놀로지 세계에 던지는 다양한 시사와 그 의미를 다루어보기로 한다.
인류의 미래가 일반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여러 문헌들, 웹 자료들
에서 제시되어왔다. 세계미래학회의 미래예측 보고서는 우리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미래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 등의 변화를 그 예로 열거하고 있다.1)

Sunday, August 15, 2010

법인지과학 보완 수정본 ppt-pdf 파일 (571 슬라이드)/ 2.1M

"Approaches in Cognitive Science of Law: Rationality, brain, body, and narratives."
- a ppt-pdf file ; file size = 2.1./ number of slides + 571-
The file is linked to the above heading.
--------------------------------------------------------------

지난 2010. 08. 04 일에 서울대 '신경과학과 형법' 연구 모임에
초청되어 발표한 파일을 다시 수정, 확장, 보완하여 올립니다

이번에는 무더위로 좀 고생을 하여 작업을 중단하느라
바로 보완 파일을 올리지 못하였다가 이제 정리하여 올립니다
(이 글의 제목에 pdf 파일과 아래 내용이 링크되어 있습니다.

만들고 보니 슬라이드 갯수가 571 개나 되었습니다
보시는 분들이 가능한 한 다른 자료 파일을 참고하여야 하지 않도록 하려다 보니 파일 크기가 불어났습니다. 미안합니다

이 더위에 하나의 책을 쓴다는 생각을 하며 만든 ppt 파일입니다

수정하여야 할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현재 수준에서 일단은 손을 털기로 하고
다른 일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조야한 결과물이지만 하여간 밀린 숙제를 끝내는 기분입니다

Monday, May 31, 2010

2010..한국인지과학회 [21세기 융합학문의 시대 포럼] 발표 2개 파일(hwp-pdf, ppt-pdf)

 2010년 05월 28일에 서울대 신양관에서 열림
한국인지과학회 2010년도 춘계학술대회
포럼 : [21세기 융합학문의 시대]
에서 이정모가 발표한 내용을 확대 보완한
파일 2개가
 
1. hwp-pdf
2. ppt-pdf)
 
아래 주소에 올려져있습니다.
[심리학-인지과학 마을]에
 
또는
[이정모의 홈페이지 학술자료실]에

이 두개의 파일 중 한글(hwp)파일의 내용을
아래에 올립니다. 참고가 되시기 바랍니다.
-------------------
아래 글에서 보이지 않는 그림들은 위에 제시된 링크 주소에서 pdf 파일을 다운 받아서
그림을 보시기 바랍니다.
 
key words: 한국인지과학회, 학문간 융합, 미래, 학술 포럼, 인지심리학, 과학기술, 체화된 인지, 뇌, 융합 과학기술, Cognitive Science in Korea,
 
==================================================  

한국인지과학회 2010년 춘계학술대회 포럼: [인지과학과 21세기 융합학문의 시대]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과 미래
 
이정모
 
1. 인지과학
 
1.1. 인지 과학혁명
 
인류 과학사에서 1950년대는 하나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기였다. 물질과 에너지 중심의 기존 과학관에서 추상수준을 한 단계 도약하여 물질을 넘어선 정신을 정보와, 정보처리, 계산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개념화함으로써 과학의 지평과 수준을 넓히고 인류에게 디지털 삶의 시대를 열어 준 개념적 전환기였다. 하나의 과학적 혁명이었다. 인류는 이제 인간의 마음이, 인지(지식표상 포함)와 행동이, 컴퓨터와 연결되어 각종 정보로서 구현되어 표상(representation)되고 처리되는 삶, 그리고 컴퓨터에 의하여 구현되는 각종 인공물이 인간의 심적, 신체적 기능을 대행하여, 인간과 인공물의 존재(being)와 행위(agent's action)의 의미를 전면적으로 다시 재개념화하여야 하는 ‘발상의 전환’의 절박성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인간 삶이, 존재 방식이,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무엇이 이러한 코페르니쿠스적 개념적 전환을, 그리고 인간 삶의 전면적 전환을 초래하였는가? 바로 인지주의에 의한 인지적 과학혁명(Cognitive Scientific Revolution)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지적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많은 학자들의 아이디어의 역동적인 교류와 수렴적 상호작용의 상승적 지적 소용돌이로부터 자연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생겨난 인류의 지적 탐구의 결정체가 바로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 한 틀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학제적 과학인 - 이라는 학문이다. 이러한 인지과학적 개념화가 있기 이전과 이후의 인류의 삶, 학문, 과학, 기술은 천양지적 차이가 있다. 인지과학의 탄생과 발전이 주는 그러한 시사와 의미를 우리는 21세기 첫 머리에의 이 시점에서 올바로 인식하여야 하는 절실성을 맞고 있다.

195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이루어진 ‘인지혁명’을 통하여 과학계는 인간 자신과, 동물, 컴퓨터, 인간문화체계 등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이해하는 틀을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인지적 패러다임의 이론적 틀이 바로 정보처리적(information processing) 접근의 인지주의(Cognitivism)이었고,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며 그 기초이론과, 응용적 구현의 근거를 탐구하는 다학문적 학제적 과학이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이다.

우리는 이제 인지적 과학혁명이 가능하게 하여준 디지털 시대 이전의 인류 문화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에 처하여 있다. 인간이 개념화하고 구현한 생각과 인공물에 의하여, 그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인간 자신이 달라진 것이다. 오늘날의 소프트웨어적 IT의 논의, 지능적 정보처리 기능을 하는 컴퓨터, 인공지능 연구, 인터넷과 정보/지식 중심의 디지털 사회, 인간지능과 컴퓨터의 연결 등은 1950년대 후반에 인지과학의 개념적, 이론적 발상의 전환 바탕이 없었더라면 그 기초 이론적 개념과 틀이 형성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50 여 년 전에 인지과학이 출발하지 않았다면, 30 여 년 전에 시작된 정보과학, IT 소프트웨어 기술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재 21세기의 디지털 시대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핸드폰, 컴퓨터, 그리고 Hwp나 Doc의 워드프로세서, 인터넷 검색, 내비게이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구현하는 각종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의 밑바탕 개념과 이론 틀이, 인지주의에 의해 인간의 마음(인지)과 기계(인공물)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가능하여진 것이다. 좌뇌-우뇌 기능 차이의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신경심리학자 R. Sperry 교수의 다음의 말이 이러한 의의를 잘 나타낸다.
 
인지주의 과학혁명의 영향 결과로 일어난 기본적 변화란 수준간 인과적 결정론에 대한 상이한 패러다임의 출현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전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결정된다는 전통적 가정 대신에, 우리는 역방향적 하향적 결정론을 전제한다. 전통적 상향적 입장과 인지주의의 하향적 입장이 조합된 <이중방향>, <이중결정> 모형은 과학에 인간 자신과 자연의 질서 전체를 지각하고 설명하며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양식 진정한 쿤적 세계관 패러다임의 전이로서의 을 부여했다. 이전에 양자역학에 돌렸던 세계관적 의의의 대부분이 이 새로운 거시적․심리적 패러다임에서는 창발적․하향적 제어에 의해 무가치하게 된다. 우리는 더 이상 현실의 궁극적인 본질을 최소의 물리적 요소에서 찾으려 하지 않으며, 가장 깊은 심층적 진수에서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탐색의 방향은 주로 요소들의 패턴에 초점을 맞추고, 차별적 시공간화, 점진적 패턴의 상위 패턴으로의 복합과 그것의 발전전개적 본질과 복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과학이 이전에 유지해 온 순전히 물리적이고 가치결여적이며 마음이 없던 우주가 이제 인지적이고 주관적인 질적 특성과 가치 그리고 모든 유형의 풍부한 창발적․거시적 현상이 주입되게 된 것이다. 과학이 상징하던, 과학이 지지해 오던 과학의 현실 신조와 세계관이 급진적으로 수정되는 것이다. 아마도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정되고 강화된 과학 패러다임이 일련의 새로운 가치․신념 지침과 새로운 도덕적 조망을 지지한다는 점이고,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세계적 질서로 구현될 경우, 이는 현재 인류의 자기파괴적 경향성을 인간적이고 비파국적인 양식으로 교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많은 논제들이 아직 논란 가능하고 결코 단순하지는 않다.
 
1.2. 인지과학의 정의의 문제.
 
인지과학은 고정된, 정체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생각, 지적 깨달음이 확장됨에 따라 끊임없이 변모하는 학문이며, 여러 학문들이 계속하여 수렴되고 변화하고 있는 과학이기에, 학문에 대한 통일되거나 고정된 정의가 없다. 통일되어 있지 않고 역동적으로 계속 변화하는 개념적, 학문적 틀이다. 학자들의 주관적 입장에 따라, 그리고 인지과학의 발전 과정에 따라서 그 정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기관의 인지과학 정의의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인지과학은 ‘마음(Minds)에 대한 과학’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어떤 것으로 보는가에서 이전의 심리학의 접근과는 다른, 인지과학만의 독특함이 있다. 고전적 인지과학(Classical Cognitive Science)은 과거의 심리학의 입장과는 차별화하고, 마음의 문제를 새로운 방식인 형식적(formal) 접근을 통하여 이론화하며 접근하려 하였다. 이러한 새 접근의 기본 입장이 ‘마음’을 정보처리체계로 보는 정보처리적 틀의 인지주의이었다. 인지과학은 마음과 컴퓨터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정보처리 체계(information processing system: IPS)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인지과학은 인간과 동물의 마음에서 그리고 컴퓨터에서 각종 정보처리가 어떻게 일어나며, 그러한 정보처리를 통해서 지(知: 지능; intelligence; 인간의 자연지능이건, 컴퓨터의 인공지능이건, 동물의 지능이건)가 어떻게 가능하게 되고 구현되는가를 탐구하며, 그러한 탐구를 통해 인간 및 동물의 마음과 각종 지(知)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종합과학이다.

그런데 자연지능의 한 유형인 인간 지능(intelligence)은 ‘마음’의 작용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지과학을 좀 더 넓게 정의한다면 ‘마음의 과학(the science of mind)’이 된다. 상식적인 좁은 의미의 ‘마음’ 개념이 아니라(인간의 마음이라는 ‘단수’ 개념이 아니라), 아메바의 마음, 동물의 마음(지능), 인간의 마음(여러 사람들의 연관되거나 공유되는 사회적 마음 포함), 컴퓨터의 인공지능시스템의 인공마음(지능)까지 포괄하며, 그에 첨가하여 인간, 동물, 지적인공물(예: 로봇)의 ‘행동’을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의 ‘마음들(단수가 아닌 복수의 개념)’이다. 컴퓨터란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의 한 종류이기에, 다른 종류의 인공물 - 각종 도구나 다른 (로봇 등의) 하드웨어와, 언어, 문화체제, 경제체제, 행정체제,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소프트웨어 인공물 포함 - 까지 고려한다면, 인지과학은; [ 1) 마음(Mind), / 2) 뇌(Brain), / 3) 이 둘에 대한 모형이며 또한 인간이 마음이 만들어낸 각종 인공물의 정수인 컴퓨터(Computer), 그리고 / 4) 인간 마음과 몸의 확장의 부분들이요 대상인 기타 인공물(Artifacts)(언어, 문화체제 등의 소프트 인공물과, 각종 기계 등의 하드 인공물 포함)의 넷(M,B,C,A,)] 각각에서,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보적, 인지적(지식 형성 및 사용적) 활동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이정모의 1995년 ‘인지과학 학부 강의’ 자료에서의 정의)
 
 
2. 융합 틀의 출현과 융합의 의미
 
2.1. 융합 개념 틀의 출현
 
과학의 형성 초기부터 20세기까지 과학이 변화하여온 모습의 한 특징은 철학이라는 우산 하에서 자연 현상과 관련된 지식을 축적하는 여러 영역이 미분화된 채 존재하던 상태에서부터 점차 새로운 영역들이 분화되어 전문화되는 양상을 보여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분화적 전문화 시기의 과학의 대표적 단면을 두 가지로 생각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1]. 하나는 과학의 여러 하위 영역들이 고유한 원리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각 영역들이 독립적으로 연구, 교육, 개발 가능하다고 보는 단원적(모쥴적) 접근의 과학, 교육 추진 틀이었으며, [2]. 다른 하나는 이러한 틀 아래에서 과학/학문을 추진하는 전략은 영역을 ‘분할하여 정복(Divide & Conquer)’하는 그러한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에서 이러한 과학과 기술의 분화 추세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 컴퓨터의 출현 및 인공지능 및 디지털 사회의 떠오름, 마이크로 수준의 물질세계 연구 부각, 유전자 연구, 생명과학의 발전, 복잡계 이론의 발전, 인지과학의 출현 및 발전, 로보틱스 발전, 자연과학의 총아로서의 신경과학의 떠오름 등의 변화는, 학문의 분화로서의 추세보다는 학문간 수렴, 또는 융합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시작되게 하였다.

특히 1950년대 후반에 형성된 인지과학은 수학, 철학, 심리학, 언어학, 인공지능학, 인류학, 커뮤니케이션학, 싸이버네틱스 등의 분야를 연결하여 인지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등장함으로써, 학문간 수렴과 융합이 개념적으로, 또 체제적으로, 그리고 또 테크놀로지적 응용의 측면에서 가능한 것이며, 조장될 수 있다는 새 흐름을 대표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지과학의 틀이 21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미국의 국가적 과학기술 정책과 맞물려 수렴적, 융합적 틀이 공식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2002년에 미국의 과학재단이 융합(수렴)테크놀로지의 틀을 제시한 이후, 현재에는 유럽공동체를 비롯하여 각국에서 테크놀로지의 수렴, 융합의 정책 설정과 실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인문학과 과학이나 공학 분야들의 학문 간 수렴 또는 융합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대학 체제의 변화까지 거론되며 학문간 융합이 미래 학문 체제가 지향하여야 할 과학기술 및 교육 정책 방향으로까지 논의가 되고 있다.
 
2.2. 과학기술과 융합적 개념 틀의 변천 역사
 
과학기술에서의 융합 틀의 역사를 살펴보면 21세기 이전에도 학문간 수렴, 융합이 있었다. 20세기의 생화학, 분자생물학, 진화의학, 계산언어학, 인지과학, 메카트로닉스 등은 이미 몇 개의 영역들의 융합(수렴)으로 이뤄졌었다. 그러나 이들은 실상, 융합이라고 하기보다는 총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예: integrative biology). 그리고 20세기 말의 미국의 공학의 융합의 틀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테크놀로지(Enabling Technologies)’의 개념이었다. 나노공학기술과 관련하여, 타 분야와의 수렴(융합)에 의한 나노기술의 미래 잠재력을 언급할 때에 이러한 용어가 사용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서 미국 과학재단이 나노과학자들을 중심으로 미래 테크놀로지의 틀을 모색할 초기 단계에서의 융합테크놀로지의 틀은 ‘GRIN(Genetics, Robotics, Info, Nano Technologies)’이라는 틀이었다. 그러나 2001년 말에 유전학(Genetics + Bio) 틀이 생명공학(BioTech)으로 바꾸어지고, 로보틱스 분야가 정보기술(Info Technologies)에 포함되어지고, 그리고 인지과학기술의 미래 사회에서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이 틀에 추가됨으로써 미국 과학재단의 NBIC 융합과학기술 틀이 탄생하였다.

미국 과학재단은 인지과학 및 응용인지과학기술의 미래 사회에의 영향, 의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미래 테크놀로지의 4대 핵심축으로서 NT(나노), BT(바이오), IT(인포)의 기존의 자연과학적 학문 분야 세 축에, 인지과학기술(Cogno T)을 추가하여 21세기 융합과학기술 틀인 ‘NBIC Converging Technology’ 틀을 제시한 것이다. 21세기 및 그 이후의 테크놀로지의 새 초점은 바로 ‘인간의 마음과 뇌이다’라는 관점이 기반이 되어, 인지과학이 4대 핵심축 분야의 하나로 도입되는 미래 융합테크놀로지 틀이 형성되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미국 과학재단의 미래 과학기술 NBIC 틀이 자연과학과 공학을 연결하는 나노과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 낸 틀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미래 수렴적 테크놀로지(융합과학기술) 추진의 궁극적 목표가 '획기적인 물질, 기계의 발명'이나 '인간의 장수'가 아니라, 인간 개개인이 처한 각종의 상황에서, 각자의 일상생활에서, 학교, 일터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각종 삶과 일의 활동 퍼포만스(수행; Performance)를 증진, 향상시키는 기술의 개발에 미래 테크놀로지의 궁극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Improving Human Performance").

   
 





[그림1. 처음 제시된 융합과학 기술 틀: 미국 과학재단]
 
이후에 2004년에 유럽공동체는 미국과 차별화 하여 자기들 나름대로의 융합테크놀로지의 틀인 CTEKS 틀을 제시하였다. 이 유럽의 CTEKS 융합테크놀로지의 틀은 이전의 미국 과학재단의 NBIC 융합테크놀로지의 틀과는 다소 다른 점이 강조되었다. 
    미국은 융합테크놀로지(CT: Converging Technologies) 개념을 정립하고, 과거 물질중심의 테크놀로지 개념을 넘어서, 인지과학기술 영역을 도입하여 융합테크놀로지의 개념을 ‘마음(인지, 인지적 응용)까지 확장하고, 미래 인류 테크놀로지의 궁극적 목표를 인간 수행(퍼포만스)의 향상에 두었다. 반면 유럽의 CTEKS 미래 융합테크놀로지 틀은 융합테크놀로지에 나노, 생명, 정보, 인지, 사회, 인류학, 철학, 지리, 환경, 도시, 우주, 등의 분야를 포함하며, 과학기술의 개발, 응용, 확산에 사회적 요인의 작용에 주목하여, 테크놀로지에서의 사회과학적 측면, 인문학적 측면의 영향을 강조하고, 개개인의 수행(퍼포만스) 보다는 사회적 협동에 의한 공동체 사회의 형성과 협동의 사회적 테크놀로지를 사회테크놀로지 (Social Technologies)를 강조하는 틀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이를 ’융합과학기술‘ 이라는 과학기술부 중심의 틀을 제시하였다. 21세기의 현 시점에서는 이 틀이 확대되어 과학과 기술 전체에서 그리고 학문간 융합을 논의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었다.

NBIC 융합과학기술 틀의 인류 과학기술 문화사적 의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볼 수 있다. 20세기 전반기까지의 과학의 연구가 인간 밖의 대상인 물질과 생명체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제는 과학기술의 핵심 연구 대상이 바로 인간 자신이 되며, 마음이라는 높은 추상수준의 현상이 과학적 연구의 중심 주제가 되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라는 생명체의 과정이 이루어내는 자연 지능의 본질, 그리고 인공물인 컴퓨터의 물리적 과정이 이루어내는 인공지능의 본질과 실제적 구현, 그리고 이 두 지능 사이의 관계성이 21세기 과학의 중심 주제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2.3. 융합의 의미
 
그런데 ‘융합’의 개념은 아직은 정착된 통일된 정의가 없다. 미국과학재단이나 유럽의 융합테크놀로지 틀에서 이 ‘융합’의 개념이 학문간의 연결을 염두에 둔 과학철학적 입장에서 체계적으로 분석되지는 않았다. 단지 테크놀로지적 분야간 수렴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이다. 국내 학계나 관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융합’이라는 용어의 연원과 그 정의에 대하여 생각하여 본다면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융합’이라는 단어는 한국적으로 잘못 명명, 오용되는 단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NBIC ‘융합과학기술’의 틀을 2002년에 맨 처음 제시한 미국 과학재단이나, 이후에 이 개념을 보다 넓게 확장시킨 유럽공동체 미래예측위원회에서는 한국적 용법의 ‘융합과학기술’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 그들이 사용한 단어는 단지 어떤 개념적,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전개되는 테크놀로지 영역 간에 수렴적 연결을 뜻하는 ‘수렴’ 테크놀로지(Converging Technologies: CT)라는 용어일 뿐이다.

그러나 2003년에 한국에서 이 용어가 도입되면서 한국적 문화 맥락에서 “수렴”이 “융합”으로, “테크놀로지”가 “과학기술‘로 탈바꿈되었다. 그리고 미국의 NBIC, 즉 NT, BT, IT, Cogno T의 4대 핵심 기술 축 중에서 물질중심의 한국적 물질중심의 과학기술 관점에서 쉽게 이해, 수용될 수 있는 NT, BT, IT의 3개만 강조하는 기형적인 틀로 형성되어 추진되었다. 2005년에 윌슨(E. O. Wilson)의 ‘Consilience’ 개념이 국내에서 최재천, 장대익 교수의 번역서에서 ‘통섭’ 개념틀로 등장한 후 부각된 한국적 ‘융합’의 개념은 생물학적 환원주의의 윌슨의 개념이나, 그러한 암묵적 전제를 지닌 최재천 교수의 ‘통섭’도 아니고, 또 미국과 유럽의 미래 테크놀로지 틀의 ‘수렴’ 개념도 아닌 애매한, 포괄적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고 부각되고 있는 ‘융합’의 개념은, [미국의 ‘수렴테크놀로지(CT)’의 한국적 해석 + Wilson 류의 통섭 개념 + 일반인들(과학기술 관련 공무원 및 자문교수들 + 대학인들 포함)의 상식적인 이해와 바램]의 암묵적 ‘융합’의 결과이며, 언어가 의미적 애매성을 지닐 수 있다는 언어의 본질 때문에, 사람들끼리 서로 조금씩 다른 의미로 사용하면서도 서로 이해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서구의 테크놀로지 간의 ‘수렴’의 개념도 아니고, 공산품 생산에서의 다른 분야 부품의 ‘융합(fusion)’ 개념도 넘어서서, 학문간 통합까지 포괄하는 상당히 포괄적이고 융통성 있는, 그러나 애매한 개념으로 ‘융합’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적 ‘학문간 융합’이란 개념은 원래 그 개념 틀을 제시한 서구의 틀에서는 부각되거나 강조되지 않았던 의미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융합을 논하는 사람들 중에는 상식적 관점에서 ‘융합’의 개념을 사용하거나 물리학의 ‘fusion’ 개념으로 잘못 언급하곤 하는 경우도 있다. 한 공학 분야 내의 조금 다른 기술이나 부품이나, 감각양상(청각-시각 등) 간의 결합의 의미의 개념을 넓은 의미의 ‘융합’ 개념으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의미의 ‘학문간 융합’의 개념이 연원된 서구에서 원래 사용된 용어는 ‘학문간 수렴(converging)’일 뿐이다.

여기에서 미국 과학재단이 제시한 ‘수렴’ 이라는 개념의 요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입장에 의하면 자연은 하나의 역동적 통일체이다. 자연 자체에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이 분할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제한된 인지 능력을 지닌 인간이, 자연을 탐구하기 위하여, 편의상 물리, 화학, 생물 등으로 나누었을 뿐, 자연 자체는 분할되지 않은 하나의 전체이다. 따라서 자연의 영역 탐구 분야들이 조각나고, 연결이 안 되고, 경계 울타리가 쳐지고, 어떤 한 영역이 독주하고 하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분야들이 수렴(융합)되고, 학제적이고, 총합적이며 전체적으로 접근되고, 사회적, 인간적 요인이 고려되고, 그리고 수렴적 목표를 추구하는 그러한 분야들로 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융합이 미래 테크놀로지가 나아거소는 미래 과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이 새 틀에 의하여 과학과 기술의 새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다. 이전에는 연결이 안 되었던 분야 사이의 연결경계선에서 혁신적 진보가 이루어지며, 시스템적 접근, 수학, 계산, 인지 등의 연구 분야가 연결됨으로 인하여 인류 문화사상 처음으로 자연계와 인지를 동일한 복잡계 연속선상의 위계체계 차원에서 함께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의 신체, 뇌, 인지, 감정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인간-기계 직접적 상호작용 도구의 발전으로 인하여 인간의 심적(인지적), 신체적, 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영역 기술의 종합, 융합 시점에 도달했다.

또한 이 융합 테크놀로지 틀에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공학, 일반과학, 문화 등의 모든 영역이 동일한 지적 탐구와, 창조와, 융합의 정신, 나아가서는 ‘융합’의 르네상스적 원리를 공유한다. 과학기술이 인류문화를, 인간성을 해친다는 예전의 상식적 관점과는 달리, 이제는 인지과학을 매개로 하여 융합과학기술이 인간 삶을, 인간성(humanity)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전의 과학기술의 개념이나 추진 체계와는 달리, 과학기술 개발,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에 사회적, 인간적 요인(특히 환경적, 생태적 요인 관련 윤리적, 가치적 문제 등의 인문적 요인)이 과학기술발전 기획, 연구, 교육, 개발에 초기단계부터 중요 요인으로 수렴적으로 고려되어서 르네상스 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융합적 과학과 기술의 추구는 가만히,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제에 대한 최초 착상(ideation) 단계부터 협동적, 연결적, 수렴적 적극적인 노력을 통하여 문제를 재구성하고 창의적 새로운 개념화의 가능성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할 때에, 탄생의 연원이 학제적 지적 탐구이었으며 그 주제 상, 학제적, 수렴적이지 않을 수 없는 학문인 인지과학은,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자연과학, 공학 간의 융합의 매개의 역할을 하는 기초이며 또한 마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인지과학은 이러한 융합적 역할을 과거에 어떻게 해왔는가?
 
 
3.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1: 과거
 
3.1. 인지과학 탄생과 고전적 인지주의에서의 학문간 융합
 
인지과학의 출발에는 그 주제적 속성상 자연히 심리학, 철학, 언어학, 신경과학, 컴퓨터과학, 인류학 등의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의 여러 학문이 수렴되어 출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지과학은 태생적으로 종래의 학문 분류를 뛰어넘는 다학문적, 학제적, 수렴적, 융합적 학문이 된다.

인지과학을 형성하고 있는 학문들의 관계를 핵심학문들 간의 관계와 그 학문들이 인지과학에 어떤 주제와 방법 등을 제공하였는가를 중심으로 표와 그림으로 표시해 보면, 인지과학의 탄생 초기의 핵심 학문 분야들은 [그림 2]와 같다. 이 그림에서는 각 학문 간의 관계, 그리고 각 학문이 기여한 연구 주제와 연구 방법 등이 표시되어 있다 (여러 분야의 연결 관계, 연결주제에 대한 자세한 것은 이 글 끝의 [표1] 참조).

인지과학은 고정된 틀만 유지하지 않고 계속 그 패러다임을 바꾸어 왔다. 그리고 이 변화의 단계 단계에서 여러 학문들이 연결, 융합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1950년대에서 1980년대의 인지과학의 탄생과 고전적 인지주의에서의 학문간 수렴 양상: [표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인지과학의 탄생에는 여러 학문분야들이 관여되었다. 철학은 심리철학을 중심으로 다루어 오던 여러 주제와 형식적 분석접근을 제공하였고, 이에 추가하여 수학은 계산이론, 자동기계이론 등을 제공하였고, 수학과 컴퓨터과학의 연결 영역에서 ‘저장된 프로그램’ 개념의 제공, C. Shannon의 정보이론, 두뇌를 하나의 논리기계로 간주할 수 있으며 신경세포간의 작용을 컴퓨터의 과정의 표시와 마찬가지로 명제논리 체계로 표현할 수 있다는 W. McCulloch 등의 생각, 인공두뇌학(cybernetics) 이론, 일반시스템 이론, 디지털컴퓨터와 인간의 인지(심리) 과정을 유추하여 인간의 마음을 튜링기계로 간주할 수 있다는 생각, 촘스키 언어학 이론, 심리학 내에서의 인지심리학적 연구, 인류학과 사회학에서의 민생방법론 등의 여러 분야의 새로운 생각들이 수렴(융합)되어 정보처리적 인지주의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인지과학이 학제적 학문으로 탄생하였다.
 
 
 
 
 
 
 
 
강한 연결:
약한 연결:
 
 
[그림 2]. 인지과학 형성 초기의 각 핵심학문간의 관계와 각각 기여한 연구주제와 방법
 
 
3.2. 20세기의 인지과학의 변화에서의 학문간 융합
 
고전적 인지과학 틀은 학문적, 응용적 여러 시사와 영향, 그리고 많은 연구 결과를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개념적 틀에 문제점이 있었다.

고전적 인지과학 틀은 철학의 기능주의(functionalism)에 기초하고 있었고 기능주의 철학에서 강조하는 다중구현원리(multiple realizability)의 철학적 관점을 따라서 인지주의 이론틀을 전개하였다. 따라서 추상적 정보처리 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그 정보처리 원리가 구현되는 물리적 실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아 정보처리체계가 구현되는 실체가 뇌이건, 전자칩이건(다중 구현)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마음의 작동 원리를 논리적 형태의 규칙의 도출과 같은 형식적 접근에 의하여 계열적인 과정으로 기술할 수 있다고 보았다. 모든 심적 현상은 상징(기호)적 표상(representation)의 형성, 저장, 활용과 같은 계산(computation)적 정보처리라는 기본 입장이 고전적 인지주의의 핵심을 이루었다.

마음의 신경적 기초에 대한 무시와, 모든 것이 규칙에 바탕한 상징(기호)으로 표상된다는 이러한 고전주의 인지과학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시도가 20세기 후반에 진행되었다. 그 진행은 인지과학이 타 학문들과의 수렴, 융합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변화 흐름을 차례로 개괄하여 본다.

[3.2.1. 연결주의(신경망적 접근)의 대두와 학문간 융합]
마음이 구현되는 하드웨어의 신경적 기초를 무시하는 고전적 인지주의가 드러내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1980년대 중반에 대두된 연결주의(connectionism)는 고전적 인지주의와는 달리, 마음의 작동이 그 신경적 기반 구조인 뇌의 특성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고 뇌의 기본 단위인 세포들 간의 연결강도의 조정 중심으로 마음의 작동 특성을 개념화하였다. 연결주의는 고전적 인지주의처럼 미리 내장된 알고리즘적 규칙이나 지식표상을 전제하지 않으며, 신경망적 분산적, 병렬적 확률적 계산에 의한 상징(기호)이하 수준에서의 정보처리 메커니즘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연결주의는 실제의 뇌의 특성 중심으로 이론적 모델을 전개하였기 보다는 추상화, 이상화한 이론적 뇌의 특성을 중심으로 마음의 작동 메커니즘을 모델링하였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3.2.2. 인지신경과학의 대두 및 발전과 학문간 융합]
추상적, 이론적 뇌의 미시적 작동 원리에 바탕을 둔 연결주의와는(이론적 모델링 위주) 달리 실제의 뇌의 작동 원리를 다루는 인지신경과학은(경험적 연구 위주) 신경과학, 심리학. 의학, 응용물리학, 전자공학, 인공지능, 수학, 통계학 등의 학문 분야들이 수렴되어 뇌영상의 측정, 분석, 해석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 접근이 1990년대부터 발전, 확산됨에 따라 신경과학과 기존의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인문학과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연결 분야가 창출되었다(예: 사회신경과학, 신경경제학,. 신경윤리학, 신경신학 등).

[3.2.3. 20세기 말의 변화 양상과 학문간 융합]
20세기 후반에 인지과학 내에 다른 변화도 있었지만 1980년대 후반에서 시작하여 계속 가다듬어져서 고전적 인지주의에 대한 제 3의 대안적 접근으로 떠오른 것이 ‘체화적 인지(embodied cognition)’의 접근이다.

이 접근은 전통적 데카르트적 존재론/인식론에 바탕을 둔 ‘마음’ 개념으로부터 탈피하여, ‘몸’을 지니는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몸을 통하여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상에서 출현하는 인간의 ‘행위’로서의 ‘마음’의 관점을 강조하는 패러다임이다. 순간 순간적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행위 역동 상에서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마음, 그리고 몸의 활동뿐만 아니라 기타 (인공물 포함) 환경 요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결정되는 마음의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과거의 인문학의 현상학적 철학 전통에서 다루어 오던 이 주제가 20세기 후반에 다시 부각된 것은 기존의 고전적 인지주의 이론 틀의 한계성에 대하여 로봇,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절실한 자각(대표적으로 MIT의 로보틱스 학자 R. Brooks(1991) 등)에 의해 촉발되었으며, 이에 인문학에서 철학, 언어학, 문학, 그리고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에서 심리학, 생물학, 로보틱스 등이 연결되어 새로운 접근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마음-몸의 연결 본질에 대한 이론은 철학, 심리학을 넘어서 인문학, 로봇 공학 등의 공동 관심사가 되었다.

인지과학이 발전함에 따라서 이러한 보완적 틀이 제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되어서 또는 이와 관계없이 주변학문들이 인지과학에 더 긴밀히 연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학문간 수렴, 융합에 의해 이루어진 인지과학과 주변학문들 사이에 연결 관계를 21세기 현 시점의 상황을 중심으로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3]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은 인지과학의 발전, 그리고 학문간 수렴적 연결, 융합이 추진됨에 따라서 더 복잡한 그림을 이루리라 본다. 현재에 진행되는,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나고 있는 학문간 융합의 실제는 미래로 연장되는 변화 추세이기도 하기에, 다음 절에서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그림 3.] 21세기 초 현 시점에서 본 인지과학과 타 학문의 수렴, 융합
 
 
4.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2: 현재와 미래
 
4.1. 인지과학의 현재, 미래 모습과 학문간 융합: 개관
 
21세기 초의 지금 현 시점에서 그리고 미래에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학문적 융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다음과 같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서의 인지과학의 몇 가지 변화의 모습을 통하여 예상하여 분류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학문간 융합의 실제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ㄱ. 인지신경과학적 연구의 확산과 학문간 융합
과학철학적으로 볼 때에, 그리고 그러한 배경적 지식을 갖고 인지과학의 메타 이론 틀에서 볼 때에, 뇌 연구와 그에 관련된 통계적 처리절차, 통계적 일반화 추론, 과학적 추론의 여러 복잡한 단계의 밑바탕에는 수많은 직관적(비경험과학적) 전제와 가정들이 놓여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일반인들이 지니고 있는 비전문가적 상식적(그러나 오류가 있는) 생각인 뇌지상주의적 생각은 - 즉, 뇌를 연구하면 (특히 뇌영상 자료에 의하여) 마음에 관한 모든 것이 다 밝혀질 것이다 라는 순진한 생각은 - 과학적 설명 불충분성(explanatory gaps)의 문제가 있다. 그러한 뇌지상주의적 단순 논리가 지니는 문제점이 이미 다른 국내 논문들에서 지적된 바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현재 추세로 보아서 신경과학적 접근이 현재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에 상당히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더욱이 (한국처럼) 물질중심의 경험과학적 과학관이 과학계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한에서는 이 관점이 지지하는 입장인 환원주의(reductionism)를 도입하여 '신경적 환원주의를 표방하는 신경과학적 접근'으로 뇌를 탐구하여 마음의 본질을 밝히겠다고 하는 인지신경과학의 접근 틀(연구 프로그램)이 쉽게 무너지거나 다른 과학적 틀로 쉽게 대체되지는 않고 계속 많은(마음의 본질적, 총체적 특성을 밝혀내지는 못하지만) 성과를 가져오리라 생각된다.

신경과학적 접근에 의해 뇌를 탐구하여 인간의 마음의 특성을 밝히겠다고 하는 현재의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은 향후 10여년의 과학계에서(특히 국내에서) 계속 그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고, 다른 학문들과 연계하여(예: 신경경제학, 신경마케팅, 신경공학 등) 많은 새로운 연구 결과를 산출하리라 예상된다. 또 단지 지금과 같은 특정 심적(인지적) 기능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일어난다는 식의 논의를 넘어서서, 여러 뇌부위들이 넷워크를 이루어 상위 수준인 시스템 수준에서 작용하는 신경적 과정에 대한 탐구가 더 진전되리라 본다. 물론 인지신경과학적 탐구와 연구 결과의 일반화 추론이 전제하고 있는 암묵적 개념화에 어떠한 개념적, 과학철학적, 심리학의 철학이론적(theories in philosophy of psychology), 인지과학적 문제점이 있는가 등의 논의도 더 진행되리라 본다.
 
ㄴ. 인지과학 응용 영역과 이론의 정교화와 학문간 융합컴퓨터, 인터넷, 로봇 등의 하드 인공물 및 소프트 인공물의 발전은 디지털 및 기타 응용 공학과 인지과학을 더욱 가깝게 연결시키고 보다 효율적이고 사용하기에 편한, 그러면서도 인간의 인지적 기능을 증진시키는(cognitive enhancing) 그러한 인공물을 산출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인공물의 감각적 디자인과 구조적 설계에서 예술과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학문 분야들이 인지과학의 이론과 응용적 기술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즉 인지과학의 여러 응용 분야에서 인지과학기술을 매개로 하여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이 인지과학의 공학적 응용에 수렴(융합)되리라 본다.

ㄷ.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접근의 확산과 학문간 융합
'체화적 인지' 접근이 인지과학의 “제2의” 또는 “제3의” 대안적 접근 또는 패러다임적 변화로 인지과학에서, 그리고 인지과학기술의 응용 분야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는 이러한 접근의 세력이 더 강화되리라고 본다. 해외 학계의 여러 경향이 이런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그 징후들이 철학이나 사회과학 관련 이론가들에 의해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로보틱스 등 공학의 분야와 복잡계 이론과 관련된 물리학 분야의 연구자들도 제기하고 있으며, 학문간 수렴적(융합적) 연결에의 노력이 예술 등 여러 영역에서 추진되고 있기에 이러한 체화적 인지 접근에 의한 인지과학과 주변학문의 연결 수렴의 추세는 무시하기 힘든 것 같다.

국내 번역된 철학자 알바 노에의 책에서 이미 지적된 바와 같이 ‘뇌 = 마음’이라는 기존의 관점은 데카르트의 존재론, 인식론에 바탕을 둔 잘못된 관점이며, 우리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그리고 몸에 바탕을 둔 활동의 마음’ 관점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 듀이, 메를로퐁티, 하이데거, 리꾀르 등 인문학자들이 과거에 이루어 놓은 지적 작업을(생각을) 인지과학에서 진지하게 다시 음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 개념을 이렇게 재개념화하는 것은 인지과학 자체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공학을 비롯한 주변 학문 및 실제 응용 분야에 현재에 그리고 미래에 다음과 같은 시사를 지닌다. 이러한 시사는 다분히 학문간 융합적 맥락의 시사이기도 하다.

[인지과학 자체]. ‘체화된 인지틀에 의하여 기존의 인지과학이 크게 재구성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이러한 운직임이 계속 진행될 것이다.. 마음의 작용은 환경에 구체화된(embedded) 몸(embodied)이 환경과 연계되어 이루어 내는 활동(enactive)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초적 인지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지각(perception)은 물론 언어 또는 사고 등의 고차 인지 기능도 이러한(감각 및 운동) 바탕의 제약과 허용 틀에 근거하여 탐구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또 환경 속의 인간 그리고 행위주체(agents)로서 존재할 로봇 등의 인공물과 몸을 통하여 상호작용하는 행위 현상 일반이 인지과학의 주요 분석대상이 된다면, 인지과학은 생체로서의 인간 및 동물뿐만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에 존재하게 되는 온갖 유형의 인공물, 특히 행위주체자로서 작동할 로봇과 같은 인공물, 또는 인간의 몸이나 인지와 경계가 없는 그러한 미래 인공물과 인간의 상호작용도 탐구하는 학문이 되리라 본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여러 사회과학, 공학이 다루는 역동적 상황들, 연구영역들이 인지과학의 영역으로 포섭,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봇 연구에서 로봇의 인지적, 정서적 반응, 로봇-로봇 상호작용, 로봇-인간 상호작용, 인간-로봇매개-인간 상호작용 등의 영역이 인지과학의 영역이 되게 되는 것이다. 인지과학의 내연과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

[인문학]. 이러한 개념적 틀을 제공한 학문인 철학이 존재론과 인식론의 전개에서 데카르트적 틀의 대안적 틀에 대하여 보다 수용적이고 많은 정교화 작업을 하며 인지과학의 체화된 마음 접근의 이론적 기초를 계속 가다듬어 주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언어학에서는 인간 언어의 바탕이 몸의 감각 운동적 활동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기존의 형식적 접근 중심을 수정하고 인지언어학의 비중이 더 커져야 하리라 본다. 그리고 문학에서 제시된 내러티브적 접근이 상당히 영향을 주게 되고 인지과학과 문학이 종래와는 다른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여야 하리라 본다. 이에 따라 과학과는 관계가 없다고 홀대를 받던 인문학이, 인지과학을 매개로 하여, 과학과 기술의 개념적 틀 구성에 심대한 의의를 줄 수 있음의 유관성, 적절성, 절실성이 인정될 것이다.

[사회과학]. 경제학, 법학, 정치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매스커뮤니케이션학, 인류학 등에서 이러한 체화된 마음 측면이 고려된 인간행동-사회 현상의 이해 및 이론틀의 재구성이 전개될 것이다. 개인적 또는 사회적 집단의 인지나 행동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실제 응용장면에서 과거보다는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틀이 인지과학과 연계되어 재구성되어야 한다.

[예술]. 인간의 예술적 퍼포만스와 관련하여 기존의 실제 예술적 퍼포만스의 수행과 그에 대한 교육에서는 이미 이러한 체화적 마음의 입장이 도입되어 실시되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반면 예술이론 작업 측면에서는 기존의 심리학 이론 틀의 미흡으로 인하여 실제 예술적 퍼포만스와 다소 거리가 있는 이론이 전개되어 왔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족함이 이 새 틀의 도입으로 보완되어야 하리라 본다.

예술과 인지과학을 연결함에 있어서, “… 예술은 인간 마음의 작동을 이해하는 데에서 주변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are not marginal for understanding the human mind.)”라는 자각이나 인식이 인지과학자들에게 필요하다. 또한 문학/예술가/인문학자들은 인지과학의 중요한 발견, 중요한 지적 발전을 무시하거나 모르고 있어서는 안 되며, 인지과학자들은 문학과 예술을 다루지 않거나 무시하여서는 인간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공학].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가 직접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며, 학문적, 실용적 연구 틀이 상당히 변화되어야 하리라 본다. 핸드폰, 내비게이션 등의 현재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도구 등의 디자인 산업은 도구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데 그 상호작용의 핵심이 몸을 사용한 감각-운동 중심의 인간의 심적 활동에 있다면 기존의 디지털 기계/도구 및 환경 디자인(공학 포함)의 틀이 대폭 보완되어야 한다.

[자연과학]. 뇌연구 결과의 의의에 대하여 과장된 맹신을 일반인에게 부추키어 온 뇌지상주의적 오해가 수정되어야 한다. 뇌연구의 제한점이 인식되어야 한다. 뇌 연구가 앞으로도 인간 삶에서 계속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그 과학적 설명의 한계를 인정하고 뇌 지상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마음은 곧 뇌인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그동안 과학철학적, 심리철학적 논의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이론적 바탕,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자연계 현상과 인공현상 모두를 복잡계(Complex Systems)의 틀에서 보며, 인지현상을 하나의 자연계 시스템의 현상으로 간주하려는 접근이 한 주요 틀이 되리라 본다.

미국 IBM회사의 아이디어 리더들이 제시한 과학적 현상/대상의 분류 틀에 의하면, 인지체계는 물리체계, 생명체계와 함께 자연계의 3대 구성요소 체계가 된다. 인지시스템을 복잡계 이론을 동원하여 이렇게 개념화하면, 인지과학적 접근은 자연히 이론물리학의 개념적 작업과 연결되며, 뇌의 부위별 신경적 과정의 통합 현상이나 심리적(인지적) 현상의 상위수준의 역동과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하여 물리학의 동역학체계적인 틀을 도입하게 된다. 마음을 일종의 비선형체계로 보는 이러한 관점은 ‘마음’ 현상이 본질적으로 복잡한 현상임과, 최소의 미시적 세계를 다루는 학문인 물리학과 최상의 거시적 세계를 다루는 인지과학이 미래에는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여러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체화된 마음’ 관점은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공학, 자연과학을 연결하는 융합학문적인 중심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공학 학자들이 학문간 융합을하려고 다른 곳에서 융합적 주제를 찾아 애쓰며 연목구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4.2. 인지과학 중심의 현재, 미래의 학문간 융합: 기존 학문계열별 열거
 
인지과학이 현재와 미래에서 다른 학문과 어떻게 수렴, 융합을 이루어 내는가, 낼 것인가 하는 것을 몇 개의 영역 범주로 묶어서 그 목록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영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 주요 사항만 간단히 언급한다.
(이미 인지과학의 핵심 학문 분야로 포함된 학문 영역은 인공지능 영역 이외에는 생략한다.)
 
A. [[메타과학 영역 ]]

1. 과학학(Science of sciences): 과학의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of science)
 
B. [[ 인문학 영역 ]]

2. 도덕과 윤리: 인지발달심리학, 인지사회학, 진화심리학, 인지인류학, 인지사회학, 인지종교학, 사회인지신경학, 신경신학, 철학, 윤리학 등 관련. 전통적인 윤리학이나 도덕관을 넘어서 진화적, 인지적 측면에서 인간 행동 설명

3. 인지신학, 인지종교학 : 신에 대하여 인과적 원인행위자(agent)로서 생각하는 심적 표상의 문제, 신의 의도, 행위, 바램 등에 대한 마음이론(theory of mind)의 적용, 종교적 제도, 의식, 행위의 인지과학적, 진화심리학적, 인지사회심리적, 인지신경과학적 설명 탐구.

4. 인지문학(문학의 인지과학): 문학 활동의 인간 인지적 본질 이해, 작가와 독자의 인지과정 등, 내러티브의 구조 및 작동 역학, 인지과정과의 관계 등 탐구.
 
C. [[ 사회과학 영역: 제도와 경제 ]]

사회적, 특히 경제적, 법적, 정치적 행위 관련 인간이 형성한 개념, 범주, 신념, 모델, 제도, 행위들이 연구주제. 제도적 사회 상황에서 의사소통, 상황 이해, 해석, 의사결정, 문제해결, 협동, 질서 유지 등 사회적 행위 관련 학제적 탐구

5.[인지경제학]: [행동경제학];
인지적(지식적) 접근- 개인의 신념(지식)과 추리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적 한계성으로 인한 인간 사고의 제한적, 절차적 합리성이 경제행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탐구. 진화적 접근- 개인이건 조직이건 경제행위 주체간의 연결망과 적응과정에 초점. 여러 경제행위 관련 구조를 탐색. “전통적 경제학이 잘 설명하여주지 못하거나 그릇되게 설명하여 주는 현상을 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주변 학문들의 역할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 인지과학, 정치학, 사회학, 인공지능학, 물리학, 통계학, 그리고 생물학(신경과학), 역사학, 문화과학, 생태학 등이 경제학에 연결되어서 경제학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경제학은 더 이상 단일혈통의 학문일 수 없다. 경제현상은 다원적 설명수준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학제적 학문이어야 한다.

6. 법적 인지 (법인지과학): 법 관련 인지적 내용과 과정들이 어떠한 심적, 인지적 바탕에서 이루어졌으며, 실제 어떻게 적용되어 작동하고 있는가, 가장 효율적이고 오류가 적은 법적 추리란 어떠한 인지적 과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가? 검사, 변호인, 판사, 피의자, 증인, 고소인, 제3자 일반인 등은 각기 어떠한 인지적 처리를 통하여 법적 개념, 규칙, 주의를 이해하며 추리하고,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는가? 법적 결정이 증거에 의존하는데, 증거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과연 참을 반영하는가, 아니면 실제와는 달리 구성된 것이며, 이 구성 사실 자체도 증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인가? 법 및 법적용에 관여되는 사람들의 인지적, 신경적, 사회적 기초 탐구. 이에는 법학 이외에 인지과학, 심리학, 신경과학, 인류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등의 분야들이 수렴된다.

7. 정치인지과학 (인지정치학): 정치적 사건, 인물의 이해, 기억, 의사결정, 관련 정보의 왜곡 및 전파,, 여론형성, 집단행동, 감정의 연결, 투표 등 정치적 행동 등의 주제 다룸. 휴리스틱스적 사고, 정치적 사고, 기억, 사회행동 등과 관련된 인지과학적, 신경과학적 기초, & 정치적 언어의 메타포적 의미의 문제 등 탐구.

8. 인지 커뮤니케이션학: 개인 및 집단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인지과학적 틀에서의 접근.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등의 수렴

9. 학습과 교육: 일상생활, 학교, 산업체 교육장면 등에서의 효율적 cognitive learning, cognitive instruction 하는 문제 연구. 뇌기반학습 포함 학습과학(Learning Science) 영역
 
D. [[공학 영역]]

10. 인공지능 분야: Artificial Cognitive System, Cognitive Computing 등의 주제 영역. 그리고 이하 제시하는 여러 공학 영역의 기초 제공

11. 인간공학, 감성공학: 이전의 인간공학적 노력은 주로 인간의 신체적, 특히 감각-운동적 특성과 관련하여 인공물, 환경을 재 디자인하는 노력. 지난 20여 년의 움직임은 이러한 신체적 특성 고려의 측면으로부터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적 측면 고려로 방향 선회

12. 인지공학: 인지공학은 심리학, Human factors 공학, 시스템 공학,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교차점에 위치한 학제적 분야. 넒은 의미의 Cognitive Technologies: 인지기능 향상. 인간-인공물 상호작용, 지식서비스 관련 기술 영역 등 포함.

13.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HRI(Human Robot Interaction), BCI(Brain Computer Interface), BR(Brain Robot), 인지로보틱스(Cognitive Robotics) 등 주제 영역.

14. 로보틱스: 앞으로는 로보틱스가 단순히 인지과학 이론의 응용에 국한되지 않고, 역으로 인지과학 이론을 도출하고 검증하는 마당으로서의 역할이 증대함
 
E. [자연과학 영역]

15. 뇌손상자, 정신박약자와 노년의 인지적 재활 또는 개선 관리: 정신박약자, 인지적 결함자, 뇌손상자, 정상 노년의 학습, 주의, 기억, 이해, 사고, 기타 인지적 전략 사용 등에서의 정보처리 특성 문제점 파악 및 이의 개선 방안 도출 등을 연구.
기타 수학과 통계학, 물리학, 심리학, 인지과학 등을 연결하여 연구하는 복잡계 연구, 그리고 동역학계 연구, computation 이론과 신경과학이나 언어학을 연결하는 분야 등이 있겠으나 생략한다.
 
F. [[ 예술 영역 ]]

16. 인지미학, 인지예술학: 마음, 지각, 정서, 상상에 대한 인지과학 연구 중심으로 음악 등 예술과 미학, 퍼포만스 관련 예술가와 수용자의 인지 및 행위 역동 이해 탐구.
 
G. [[ 종합 영역 ]]

17. 일상생활 환경 일반: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내적, 외적 방법 제공. / 내적: - 사람들이 환경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인지적 전략을 학습하게 함/ 외적: - 환경 자체(인공물 위주)의 효율적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에 쉽게 또 효율적으로 적응하게 해줌. - cognitive ecology(복잡한 디지털 환경에 효율적 적응하는 인지적 기술 등)와 관련된 인지생태학적 응용인지테크놀로지-
 
H.[[ 기타 영역 ]]

이상의 분류 이외에 학문간 융합의 실제를 보여 주는 마케팅, 소비자광고, 스포츠심리 등과 관련된 응용인지과학의 영역이 있겠으나, 이에 대하여는 설명을 생략하겠다.

 
4.3. 미래 테크놀로지 내의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
 
인지과학이 미래 테크놀로지와 관련되어서 어떠한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앞서 설명한 미국의 NBIC 융합과학기술의 4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하여, IT(정보과학기술), BT(생명과학기술), NT(나노과학기술) 별로, 인지과학기술(CogT)과의 연결을 간략하게 기술하기로 한다.

ㄱ. IT-CogT의 연결

ubiquitous computing 환경에서의 인지특성 활용 기술, 각종 디지털 도구의 사용성(usability), 학교 또는 산업의 교육/학습 장면에의 IT-CogT 연결 시스템, 도구 개발 및 적용, Cognitive Instruction, 멀티미디어학습, smart-learning 등의 분야에서 인지과학과 여러 학문들의 수렴 융합이 구체화될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망보조(computer-net-aided)의 형태로 일상생활장면에서의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적응 인지기술의 향상이 이뤄지며, 인지기능향상(CET; Cognitive Enhancing Technologies)의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ㄴ. BT-CogT의 연결

각종 인지기능 향상과 관련된 신경약물학의 발전이 일차적인 중심이 되리라 본다. 구체적으로는 cognitive(memory) drug과 같은 인지기능 향상 약물 개발이 빠르게 발전될 전망이다. 또한 동기, 정서 연구 활용이 두드러질 것이며, 보다 간편하게 측정되는 신경생리적 지표[뇌파(EEG), 피부전기반응(GSR), 근전도(EMG)]와 fMRI, fNIR(근적외선영상) 등의 인지경영상 연구 결과가 활발하게 응용될 것이다.

ㄷ. NT-CogT의 연결

이는 직접적인 연결보다는 BT, IT를 통한 연결 기술 발전으로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는 분야이다.

ㄹ. IT-BT-CogT의 연결

현재까지의 신경과학, 인지신경과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획기적 발달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래에도 빠르게 발전할 분야이다. 신경과학-심리학-컴퓨터과학(공학)의 연결의 확장되어 BT-IT-CogT 3자 연결에 의한 발전이 가속화되고, 뇌영상기법과 컴퓨터 모델링 기법이 빠르게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과 Brain-Robot Interface 기술, IT-BT-CogT의 연결로 뇌 손상자, 신체심리 기능 이상자의 인지신경적 적응 기법 연구, 이 외에도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나 인지시스템 연구, 인지로보틱스 등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ㅁ. NT-IT-CogT의 연결

싸이버물리시스템 환경의 디자인이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리라 본다. 싸이버물리시스템과 인간의 상호작용(Human-CPS Interaction)의 최적화의 문제가 HCI의 연구 주제의 확장의 한 분야로 부각될 수 있다.

ㅂ. NT-BT-IT-CogT의 연결

NT-BT-IT-CogT의 기술적 연결의 대표적 사례는 기능-근적외선(fNIR) 기법을 통한 뇌의 인지기능 연구 방법의 활용이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fNIR (functional Near-Infra Red) Spectroscopy는 머리띠처럼 생긴 NIR 기구를 사용하여 비침습적(non-invasive), 즉 뇌를 손상시키거나 신경적으로 해를 주지 않고, 뇌의 신진대사와 혈류를 측정하여 주어진 자극에 대한 피험자의 인지적, 정서적 정보처리 특성을 추론하는 방법이다.

ㅅ. CogT-IT-BT-사회기술(Socio-Tech)의 연결

사회기술을 연결함으로써 미래 세상에서 보다 잘 적응하며, 보다 창의적이고, 보다 의사결정을 잘 하며, 보다 협동적인(collaborative) 존재로의 삶과 그를 받쳐주는 사회적 테크놀로지가 중심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집단적 사고(여론)의 형성 및 변화 관련 사회적 테크노로지 등 개발이 부각되리라 본다. social cognition technologies의 영역에서 많은 학문들의 융합이 이루저지리라 본다.

 
5. 종합
 
인지과학은 학제적 과학으로써, 그리고 이론적 개념적 측면에서 융합의 전형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테크놀로지 영역에서도 다른 응용 분야(인지인공지능시스템, 로보틱스, 각종 인공물의 디자인 등)와의 성공적 융합을(실제는 수렴) 이끌어내었고, 인지경제학, 인지법학, 인지종교학, 인지문학, 인지미학, 인지음악학 등의 분야를 창출시켜서,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을 포함하는 학문간 융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유의할 것이 있다.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자연과학, 공학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는 인지과학이라고 할지라도, 인지과학이 이루어 내는 것은 환원적 융합이 아니라 다른 분야와의 개념적 수렴 내지는 개념적 혼성(conceptual blending)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다른 분야를 환원시키거나 변질시키거나 제거하는 그러한 의미의 융합이 아니라, 개념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혼성적 공간을 가능하게 하여서 새로운 수렴적 영역을 창출하게 하는 그러한 부류의 융합이다. 따라서 융합이라고 하기보다는 수렴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또한 학문간 융합을 생각 할 때에 우리는 테크놀로지 분야와 다른 일반 학문 분야를 나누어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테크놀로지라는 것이 원래 인간을(위한) 전제로 하는 응용적 시도이기에, 어떤 응용적 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여러 분야가 연결되는 ‘융합’이라는 개념이 적절할 수도 있으나, 인문과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학, 기초 자연과학의 영역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의미로서의 ‘통합적 융합’ 개념은 적절하지 않는 개념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문학의 여러 분야 학문 간이나 과학의 여러 분야 간, 또는 인문학(인문과학 + 사회과학)과 과학(뇌/인지과학을 포함하는 자연과학) 간의 연결에서는 통합적 의미의 융합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 학문들의 연원에 대한 과학사적 재조명을 한 후에, 영역 간에 개념적 혼성(conceptual blending or convergence)이 이루어져, 수렴적 연결 - [부분 무시의 단일화라는 의미의 통합이 아니고, 각 부분에 동등한(또는 그에 필적하는 적절한) 역할을 보장하는 협응적 의미의 연결의 수렴적이고 총합적 연결] - 을 시도하여야 하리라 본다.

따라서 학문간 융합은 1) 테크놀로지 영역에서의 비교적 단일화적 통합적, 수렴적 연결과 2) 테크놀로지 이외의 일반 기초학문들에서의 협응적 상생적 연결의 두 측면으로 나누어 달리 접근하여야 하리라 본다. 후자를 구태여 융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리고 단일화적 통합의 융합이건, 협응적 수렴 연결이건, 그러한 지적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밑바탕에는 서로 다른 영역의 개념적 공간을 대응시키고 정합적으로 연결하여, 이를 매개하는 혼성공간에서 새롭게 창출하는 틀을 출현시키는 창의적 인지활동이 개입된다.

따라서, 융합을 제대로 하자면, 융합 관련 논의에 앞서서, 이러한 ‘융합(수렴)의 인지적 활동의(개념적 혼성의 인지) 과정적 작동 메커니즘’을 먼저 규명하는 메타 수준의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작업에는, 과거로부터 모든 학문의 모체이었으며 모든 학문의 개념적 기초를 계속 분석하며 재조명하여 온 철학과, 이러한 수렴적 또는 융합적 활동의 본체인 인지적 활동의 본질을 탐구하여 온 인지심리학과, 최근에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통하여 새로운 조망 틀을 제공하고 있는 인지언어학과, 학문 영역의 출발과 분화나 수렴 등의 역사적 흐름의 특성을 규명하여 온 과학사(특히 과학의 본질, 수렴, 융합과 관련된 과학사적 탐구) 등의 네 분야가 수렴되어 이루어져야 하리라 본다. 학문간 융합을 논하거나 성사시키기 위하여는 융합의 메타인지적 작업의 본질을 규명하여야 한다.
 
 
6. [맺는 말]
 
인지과학자들의 상당수가 종래에는 어느 한 접근에 안주하여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더 다원적 설명 수준에서 다원적 접근을 연결하거나 통합하여야 하는 외적 절박감이 연구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아니, 인지과학 자체의 다학문적 본질이 인지과학 연구자들로 하여금 과학을 쉬운 길을 통하여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인지과학의 미래는 타학문과의 연계성(수렴, 융합)의 증대와, 그 발전 속도의 빠름으로 인하여 정확히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하겠다. 그러나 현재의 진행되고 있는 인지과학 연구의 전반적 흐름을 근거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의 하나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인지과학, 인공지능학, 신경과학, 물리학, 철학, 언어학, 수학, 인공생명학, 로보틱스, 진화생물학, 인류학, 동물행동학 등의 연구들, 심지어는 인문학의 문학적 연구들이나 예술학의 이론이 서로 간의 경계가 없이 ‘자연적 마음’, ‘인공적 마음’의 과학적 이해와 실제적 구성을 위해 하나로 수렴되어 가며 인지과학이 21세기 과학의 한 핵심 학문이 되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바랄 수 있는 인지과학의 미래의 모습이다.
 
노벨상 수상자 스페리 교수가 이미 지적하였듯이 인지과학은 마음관, 인간관, 세계관, 과학관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인지과학을 아는 우리 연구자들은 이제 어느 누구건 ‘다시는 그 이전으로, 인지과학을 모르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지적 상승 소용돌이에 사로잡힌 것이다.
 
이러한 인지과학의 역동적인 모양을 볼 때에, 학제적이지 않고는, 즉 다른 학문 분야와의 수렴적 연결이 없이는(한국적 용어로는 ‘융합과학기술적 접근’ 없이는) 어느 한 학문만으로는 인지과학을 한다는 것이 이제는 터무니없는 시도라는 생각이, 그리고 ‘인지’의, 아니 ‘마음’의 본질을 안다는 것이 초기의 고전적 계산주의자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이론체계를 적용하여 이룰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그리고 ‘인지과학’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하는 다학문적 수렴(융합)의 역동적 학문이라는 생각이 깊어진다.
앞으로의 갈 길이 멀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전의 옛날 19세기의 심리철학이나,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20세기의 고전적 계산주의나, 초기의 연결주의와 같은 좁은 관점을 벗어나서 보다 넓은, 보다 다양한, 보다 적절한(relevant) 종합적인 관점을 지닐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가능성과, 우리의 그 동안의 무지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가능성에,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인지과학 연구와 그 연구가 보여줄 미지의 지식 세계의 가능성에 고무될 수도 있다.
 
인류의 생물적 진화가 이제 정지되었다고 간주될 수 있는 현시점에서 이 한계를 마음과, 컴퓨터와, 두뇌와, 몸과, 환경(문화)을, 창의적으로 조합한 인지과학적 변혁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인지과학의 발전 가능성과 시사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은 지금도 수많은 학문들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종합되어 끓는 소용돌이의 용광로와 같은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용광로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어 나오는 산물들은 인간의 생각과, 현실적 응용기술 문명과, 과학의 형태를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 바꾸어 놓으리라고 예측된다.(이정모, 2009ㄱ; 책의 마지막 단락)”

----------------------------------------------------------------------------------
[표1]. 인지과학 관련 여러 학문과 그 주제적 연관성

학문
연구주제


심리학
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신경생물-신경생리심리학 등의 심리학 분야가 관련하여, 인간의 형태지각(pattern recognition), 주의, 학습, 기억, 언어이해 및 산출, 개념적 사고, 문제해결적 사고, 추리, 판단과 결정, 창의성과 지능, 운동행동을 비롯한 각종 행위(action)와 기술(skills) 등의 심리적 과정 등을, 실험, 시뮬레이션, 언어보고(protocol) 분석 등을 사용하여 정보처리적 관점에서 연구한다
컴퓨터 과학(인공지능학 및 기타 계산적 관점의 분야들)
기계(컴퓨터)적 시각 및 청각 대상의 지각(pattern recognition), 기계적 언어처리(이해와 산출), 상식이나 전문가 지식의 표상, 문제해결, 기계학습 등의 정보처리와 관련하여 계산적 모델을 전통적 컴퓨터 또는 신경망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연구들을 인지과학의 틀에서 진행한다.
언어학
언어의 문법적 구조, 언어와 인지와의 관계, 의미론, 화용론, 자연언어 처리 등 인지과정의 핵심 도구인 언어 정보처리의 문제를 논리적 분석, 실험,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함으로써 인지심리학과 인공지능학 그리고 철학의 교량적 역할을 한다.
신경과학
감각, 지각, 기억, 언어, 사고 등의 인지과정 수행과 이의 이상(異常)과 관련된 신경계의 조직과 기능, 신경적 과정들을 실험,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으로 연구하여, 인지심리학, 인공지능, 심리철학 등과 같은 인지과학 핵심 분야에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인지과학에 대한 이론적, 경험적 기초를 제공한다. 신경생물학, 신경심리학, 의학심리학, 신경학, 시각과학(Visual Sciences) 등이 관련된다.
철학
심신론을 통해 본 마음과 컴퓨터의 유추, 마음과 두뇌(물질)와의 관계, 지향성(志向性, intentionality), 언어철학, 표상 의미의 파생, 각종 심리기능의 분화와 통일성, 인지과학의 과학철학적 기초 등의 문제를 논리적, 형식적 분석을 통해 다룸으로써 인지과학의 핵심적 기4초 개념들과 인지과학적 이론들의 가능성을 연구한다.
인류학, 사회학
인지인류학, 인지(지식)사회학 등의 분야를 통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종과 사회와 문화가 인간과 동물의 인지 양식과 표상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수학
인지과학의 수리적 모델, 수리적(계산적) 개념적 기초, 표상의 형식, network이론 등과 관련하여 인지과학과 연결된 연구가 진행된다.
(이론)물리학
두뇌의 물리적 현상과 의식 현상을 최신 이론물리학의 틀을 적용하여 설명하고, 심신(마음과 물질)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이론적 연구가 시도된다. 마음의 물리학(physics of mind)이 물리학의 궁국적 개척지로 보는 입장이 있다.
기호학(Semiotics)
상징과 기호와 이들의 의미, 사용의 문제 등에서 인지과학과 관련된다.
컴뮤니케이션학
인간의 언어적, 비언어적 컴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인지과학적 연구가 진행된다.
경제학
경제 행위의 simulation modeling, 개인적, 집단적, 정책적 선택과 의사결정의 문제의 연구에서 인지과학에 관련지워 연구가 수행된다.
상학(商學), 경영학
기업 상황에서 개인적, 집단적 판단과 의사 결정 및 선택, 정보 관리(정보의 제시 양식, 사람들 간의 정보의 분산 표상 이의 활용과정 등 포함), 인사 관리 등의 측면에서 관련된 연구가 진행된다.
도서관학
정보 구조, 정보 인출, 사용자 사이틀(interface)등의 문제에서 인지과학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된다.
교육학
독서와 이해의 교육, 수리적 그리고 과학적 사고와 수행 모델, 일반 학습 모델 형성 등의 인지 교수(cognitive instruction)방법과 관련되어 교육심리학을 중심으로 인지과학적 연구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뇌기반 학습과학의 틀에서 많은 응용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법학
법정 증인의 기억과 이해의 정확성 문제, 배심원의 의사결정 문제, 배심원 선정 문제, 검사-변호사-판사의 증거 및 법조문 선택과 판단 결정의 인지과정 문제, 법정에서의 설득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인지과정 문제, 검사-변호사-판사의 언급 내용에 대한 원고인 및 피고인의 이해와 기억의 문제 등에서 연관되어 인지과학적 연구가 진행된다.
행정학, 정치학
행정적, 정치적 체제와 구조 내에서 판단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 정보의 분산, 인식(왜곡 포함), 저장, 활용 과정 등의 문제, 집단과 집단, 또는 집단(체제)과 개인간의 상호작용(인식, 태도, 신념)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인지과학적 연구와 연결된다.
광학, 음향학, 전자공학
복잡한 대상 또는 음향의 탐지와 파악과 관련하여 시가과학과 음향(청각)관련 학문들이 인지과학과 연관되어 연구가 진행된다.
음악학
음악의 지각, 음악 심리학, 연주자의 performance 모델, 컴퓨터 음악 작곡 등과 관련하여 인지과학적 학제적 연구가 진행된다.
미학, 예술학
심미적 감각과 지각, 표현, 이의 이해의 문제와 관련하여 인지적 모델이 제시되고 이론적, 경험적 연구가 인지과학 틀에서 진행된다.
건축학
건축은 인간의 심미적 감흥과 효율성, 편리성, 쾌적성, 유용성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인지적 , 정서적, 심리신체적 속성들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점에서 인지과학과 관련된다.
문학(이론)
인간의 삶과 각종 인지, 자아관 등이 본질적으로 넓은 의미의 이야기(narratives) 또는 텍스트(text)를 형성하고 해석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문학(비평)이론이 인간의 마음, 문화적 활동과 과정 등에 대한 하나의 인지적 설명과 기술의 틀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인지과학과 연결된다.
의학
신경의학, 면역학, 진료의학 등의 측면에서 인지과학과 관련된다. 신경의학은 각종 신경적 이상(異常)이 정서적, 지적, 운동적 기능의 이상과 통제(control)의 이상의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면역학은 면역학, 유전공학의 측면에서의 세포 내의 정보의 표상, 저장, 활용이 생명-두뇌-마음에 대한 시사를 준다는 점에서, 진료의학은 진료와 치료의 대부분이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정보가 어떻게 전달, 해석, 기억, 준수되며 신념(belief)을 지니는가에 의한다는 점 등에서 의학적 연구가 인지과학적 연구와 연결된다.
건강학, 체육학,
레크리에이션학
운동 기술의 학습과 표현, 수행의 문제, 건강에 대한 개인적 지각과 적응 대책의 선택 문제 등과 관련하여 인지과학적 연구가 진행된다.
고고학
인류의 두뇌, 마음과 지(知), 문화적 양식과 표현이 어떻게 진화, 발전해 왔는가 등과 관련하여 인지과학적 연구와 연관된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
과학의 형성과 발달을 인간의 개인적, 사회적, 체제적인 지적 진화 및 발달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인지과학의 형성 과정과 발달을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동시에 과학철학적 분석을 통하여 종합과학으로서의 인지과학의 개념적 기초를 규명하고 그 한계성과 가능성을 규명한다.

 
------------------------------------------------------------------------- 
 


부록1. [마음 개념의 재구성 및 체화된 인지 관련 이정모 글/발표 목록]
 
- 이 자료의 대부분은 http://blog.naver.com/metapsy/ 의 [발표글/논문화일] 메뉴를 통하여 자료 파일을 볼 수 있음. -
 
2007. 12. 이정모(2007). 심리학의 개념적 기초의 재구성 (II): 인지과학적 접근에서 본 ‘마음’ 개념의 재구성과 심리학 외연의 확장'.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2007, 26, 2, 1-38.
2008. 12. 12. 이정모(2008). '마음의 체화적(embodied) 접근: 심리학 패러다임의 제6의 변혁.' 한국실험심리학회 2008년 겨울 제43차 학술대회 논문집, 143-152.
2009. 01. 31. 이정모(2009). ‘몸이 있는 마음: 인지과학의 새로운 보는틀’. 100북스클럽 '뇌과학과 동서정신의학의 만남' 심포지움 초청강연.자료집, 23-32.
2009. 02. 10. 이정모, 이영의, 박형생 (2009). ‘Embodied Cognition: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새 이론틀'. HCI 연차학술대회. 튜토리얼, CD 자료.
2009. 02. 19. 이정모 (2009) ‘미래 인지과학의 응용적 의의: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 접근의 시사’, 한국스포츠심리학회 2009 동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19-21.
2009. 02. 27. 이정모 (2009). 인지과학: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685쪽)
2009. 03. 20. 이정모 (2009). ‘심리학에 새로운 혁명이 오고 있는가: - 체화적 접근’. 동덕여자대학교 지식융합연구소 2009 심포지엄: 지식융합 2.0–마음에 대한 새로운 이해]. 심포지엄 자료집, 20-33.
2009. 05. 27. 이정모 (2009). '뇌-몸-환경의 상호작용으로서의 마음: 인지과학에서 마음의 전개'.박찬욱 (기획), 김종욱 (편집), 미산, 한자경, 윤원철, 최화, 김종주, 이정모 (집필) (2009). '마음, 어떻게 움직이는가' (290-344 쪽)(참고문헌: 390-396 쪽). 서울: 은주사.
2009. 07. 04. ‘인지과학에서의 ‘마음’ 개념의 재구성: 뇌-몸-환경의 통합적 활동으로서의 마음‘. (웹 파일, hwp 1-33 쪽)
2009. 08. 14. 이정모 (2009). ‘현대 지성계의 새로운 움직임과 거대한 생각의 전환'(원제목은 ’발상의 전환: 뇌, 몸, 환경은 하나라는 강한 외침'이었음). 알바 노에 (지음), 김미선 (옮김) (2009). 뇌과학의 함정. 추천사, 008-014. 서울: 갤리온.
2009. 09. 10. 이정모 (2009). ‘학문 체계의 재구성의 절실성: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김광웅 교수의 “사회과학의 재구성-융합의 시각에서”에 대한 첨언. 제9회 미래대학 콜로퀴움: 융합의 핵심과 매개체들. 토론 글 (hwp 파일, 1-13쪽).
2009. 09. 24. 이정모 (2009). ‘뇌를 넘어서: 체화된 마음, 인공물, 인지내러톨로지: 신경과학, 공학, 인문학, 사회과학 융합의 인큐베이터로서의 인지과학’, 신경인지연구회 강연.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ppt, 1-168 슬라이드)
2009. 12. 08. 이정모 (2009). ‘체화된 마음: 심리학 패러다임의 새로운 전환’.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웹진; 사회과학 연구동향. 1-4.. http://blog.naver.com/metapsy/40095880340
2009. 12. 15. 이정모 (2009). '뇌를 넘어서: "뇌과학의 함정" 책 읽기'. 과학독서아카데미 강연. (ppt, 1-99 슬라이드)
2010. 01. 03. 이정모 (2010). 2010년에 내다보는 인지과학: 미래의 인지과학 전개에 대한 한 짧은 생각. 웹자료. (pdf 350K, hwp 100k).
2010. 01.31. 인지과학 패러다임의 새 변화가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II): 인지과학의 응용. (편집글) (hwp 380K).
2010. 02.06. 이정모(2010). “뇌를 넘어서: '체화된 인지' 접근이 [과학 & 종교] 연구에 주는 시사: Alva Noe의 책, ‘뇌과학의 함정’ 읽기”. 과학과종교 독회 발표 (ppt. 2.95M).
2010. 02.09. “뇌, 몸, 환경은 하나라는 강한 외침이...: 놔와 마음에 대한 새로운 이해”, . 한겨레신문 웹진. 사이언스온. 기사.
2010. 02.26. 이정모 (2010). “인지과학 패러다임의 새 변화가 학문간 융합에 주는 시사.” 김광수 외 (지음). 융합 인지과학의 프런티어. 서울: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7-67. 중에서) 7절. 인지과학 제3의 패러다임: 체화된 인지 (36-51쪽) 참조.
2010. 03.27.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백북스 뇌인지과학 심포지엄 강연, (ppt 5.274M, pdf 1.414M).
2010. 04.12. "체화적 인지' 접근이 인간-인공물 상호작용 (HAI) 연구에 주는 시사고려대학교 뇌공학과 콜로퀴엄. (ppt 5.32M, pdf 1.647M).
2010. 02.04. [embodied cognition (embodied mind)]관련 국내외 웹링크 목록. (hwp 47K).
2010. 05. 30. 이정모 (2010). 인지과학: 과거, 현재, 미래. 서울: 학지사. (총 221쪽). 93-94, 126-127, 133-140 쪽(12장 3절. 체화된 인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