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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26, 2011

한국 IT산업, 삼성, LG의 미래를 구하려면?: 소프트과학적 발상의 전환

 한국 IT산업, 삼성, LG의 미래를 구하려면?: 소프트과학적 발상의 전환
 
 
 
얼마 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IT의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하였다. 미래 테크놀로지의 중심이 소프트 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며, 한국 IT 산업은 이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안 되어 있으며 IT산업이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상의 대 전환을 역설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15년전인 1990년대 중반에 이건희 회장의 견해와 비슷한 생각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 KAIST 전산학과 김진형 교수이다. 그는 당시에, 한국 과학기술이 소프트 과학으로의 발상의 대전환을 필요로함을 설파하였다. 그는 ‘소프트과학’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준비를 우리가 갖추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당시에 김진형 교수는 서강대 전산학과 서정연 교수와 성균관대 심리학과 이정모 교수 등과 힘을 합쳐 ‘소프트과학 연구’를 당시 과학기술처의 새 연구프로젝트로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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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당시의 소프트과학 연구의 내용 개요는 다음 웹링크에서 볼 수 있다:
ㄱ. 소프트 과학 연구를 위한 제안:
http://cogpsy.skku.ac.kr/newdata/(연구논문)/(학회지논문)/(한국인지과학회)/(소프트과학).pdf
ㄴ.소프트과학 기술개발에 관한 연구: http://cogpsy.skku.ac.kr/profile/profile03_soft.html
ㄷ. 소프트과학 개요 및 연구 방향: http://cogpsy.skku.ac.kr/psychology/20040524-추가/9808소프트과학개요(htm).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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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1990년대 초부터 KAIST 인공지능연구센터 센터장을 맡아 한국 AI 학계를 출발시킨 한국 인공지능학계의 대부인 김진형 교수는, 2003년에 KAIST 소프트웨어전문가 석사과정 책임교수, 2004년에 KAIST 모바일미디어연구센터 소장, 그 후에 한국정보과학회 회장, 한국인지과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2009년부터 KAIST 소프트웨어정책연구센터 소장직을 맡고, 같은 해 후반부터 한국의 사단법인 앱센터우동본부(http://www.appcenter.kr/)의 책임자(이사장)가 되어(http://www.appcenter.kr/01/aboutus_greet.php)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연계하여 전국적 앱센터운동을 전개하며, 한국 IT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SW 산업이 한국의 IT가 살길이라는 견해를 계속 피력하여 왔다.
(최근까지의 그의 견해는 http://profjkim.egloos.com/1938739 의 여러 글과 매스컴 기사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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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뒤돌아보면 [인지과학]이 1950년대에 미국에서 탄생하여 빠르게 확산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1990년대 중반 당시 과학기술 관련 학계, 담당 정부부서에 인지과학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인적 인프라도 열악하였다. 일반대중이나 매스컴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러한 환경에서 물리적, 생물적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 과학기술’을 주창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당시의 소프트과학 연구팀은 인지과학, 소프트 테크놀로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프로젝트의 연구목표를 비교적 낮추어서 잡고 멀티미디어 학습 같은 몇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여가며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첫 3년이 지난 후에 이 연구 프로젝트는 중단이 되었다. IMF 사태 때문이었다고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당시의 학계나 관계의 과학기술 관련자들(대부분이 하드웨어 분야 전공자들)이 인지과학이나, 소프트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에서, 그리고 단기간 내에 실용 가능한 좋은 산물을 내놓기를 바라는 정책기획자 그리고 평가자들의 조급함 때문에 당시의 소프트과학 연구 프로젝트는 첫 단계에서 막을 내려야 하였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15년이 지난 지금, [소프트 기술]이 미래 테크놀로지의 핵심 테크놀로지이며 한국이 비록 뒤늦었지만 중점적으로 육성하여야 할 IT산업으로 이건희 회장과 같은 산업계의 중요인사들에 의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발언,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성공, 그리고 애플 일선에서 스티브잡스가 물러남과 같은 사건들이 한국의 IT 산업이 무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이건희 회장이나 김진형 교수 등의 판단에 의하면 한국의 IT 산업이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하여는 전문가나 기업 CEO들이 다양한 의견과 여러 다른 방도를 제시하고 있지만, 의견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하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전체적 일목요연한 통일된 그림이 아직 그려져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생각하자면 1990년대 후반에 김진형 교수 등이 과학기술처에서 출발시킨 소프트과학기술 육성 정책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었다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생긴다. 그 당시의 소프트과학 또는 소프트 테크놀로지의 연구 및 응용의 시도 등이 그대로 계속되었다면 한국의 IT 산업의 오늘날 아니, 미래 테크놀로지에서의 세계적 위치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 당시에 과학기술 정부 부서나 기업 등이 소프트과학, 소프트 테크노로지에 주의기울이기와 지원을 안 하였지만, 1990년대의 국내 소프트과학 연구와 응용적 시도가 계속되었더라면, 현재 애플 등에 의해서 주도되고 소프트 테크놀로지 관련하여 거론되는 많은 것들이 상당히 연구, 발전되었을 것이고, 오늘날 당장 필요한 유능한 관련 연구자, 기술자들의 인적 인프라가 구축되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요즈음 그리고 미래 테크놀로지의 싸움은 아이디어, 개념틀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대표적인 것이 인간 촉각(touch)에 기반한 인간친화적 메뉴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인지적 처리 개념이다), 당시의 소프트과학/ 소프트 테크놀로지 연구가 계속되었다면 15년이 경과한 지금쯤은 현재의 애플 등이 내어 놓는 것에 필적 내지는 능가하는 개념적 틀을 제시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기업의 CEO들,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결정하거나 평가하는 고위공무원, 학계 정책결정자들 및 연구자들이 21세기 미래의 테크놀로지의 개념적 틀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그에 걸맞는 조처를 취한다면은.
 
그런 연관에서 우리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나 김진형교수 등의 견해와 주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자, 그런데..., 그러면 무엇이 바뀌어 지고 어떠한 새로운 개념틀이 형성되었다는 것인가? 아니 미래의 소프트 위주의 테크놀로지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가?
그리고 이를 육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기에서, 동아일보의 경제경영전문잡지 DBR에 게재하기 위하여 작성하였던 초벌 글의 일부를 다시 보완편집하여 첫 번째 물음에 대한 나의 개인적 입장을 전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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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은 무슨 시대인가?
 
21세기를 규정하는 새 틀: 인지 시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와 마찬가지로 널리 알려지고 세계 독자의 존경을 받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가 있다. 데이빗 브룩스이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였던 이 데이빗 브룩스가 2008년 뉴욕타임즈 칼럼에서, 21세기는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가 아니라 ‘인지시대(The Cognitive Age)"라고 선언하였다.
 
21세기의 세계적 변화 특성이 글로벌라이제이션 이라는 것을 그동안 주장한 경제학자, CEO, 정치가 등이 많았다. ‘세계화’ 또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패러다임이 정치가들에게는 사용하기에 편한 틀일 수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세계화가 미래 세계 변화의 핵심적 추동력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국내외적, 세계 경제적 변화를 설명하는 데에 맞는 설명 틀도 아니다.
 
세계적 변화를 가능하게 한 핵심은 테크놀로지 변화이다. 기술의 혁명, 혁신이 이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유의할 것이 있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 그 자체의 표면적 인식에만 머물면 안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가 인류 사회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그 변화의 심층적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브룩스에 의하면 새로운 ‘인지적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이폰이나 소셜넷워크, 인공인지시스템, 인지로보틱스 등의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생성해내는 인간 정보처리적, 즉 인지적 변화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넘어선 새로운 개념의 시대 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예전과는 다른 유형의 인지적 (정보처리적) 삶이 요구되고 있다. 또 미래과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하듯이 기계와 인간의 구별이 모호하게 되는 변곡점인 ‘특이점이 닥아 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인류 사회에 어떤 질적 변화가 오는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넘어선 17세기의 제1계몽시대가 아닌, 인간과 기계의 전통적 차별화를 넘어서는 시대, 즉 제2의 계몽시대가 지금 21세기에 열리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2003년에 미국 과학재단(NSF)은 융합테크놀로지의 틀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였다. 나노과학기술(NT), 생명과학기술 (BT), 정보과학기술(IT), 인지과학기술(CogT)이 미래 테크놀로지의 4대 핵심축임을 공표한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융합’이나 ‘통섭’에 대한 대중의 관심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낡은 ‘물질 중심의 과학관’을 일본에서 전수받아 지켜온 한국은 이 새 틀의 미래적, 소프트과학적 깊은 핵심 의의와 시사를 파악 못한 채, 물질 중심의 NT, BT, IT의 3두 마차만 강조하는 한국적 융합과학기술의 제한적 틀을 지금까지 추진하여왔다.
 
그러나, 21세기는 [인지시대(The Cognitive Age)]인 것이다.
이는 소프트과학, 소프트 테크놀로지 시대를 학술적으로 다른말로 표현한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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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좁혀 공학적으로 말하자면 21세기는 -- 예를 들어 아이폰이나 소셜넷워크 환경에서 잘 드러나는 바와 같이 -- [인간-인공물-인간] 상호작용의 본질을 규명하고 이에서 도출되는 창의적 아이디어( 개념틑)와 소프트 테크놀로지를 IT 관련 공학적 산물들( 스마트폰, 컴퓨터, 로봇, 인공인지시스템 등, 또는 이들을 소프트 테크놀로지와 함께 창의적으로 조합한 산물들)에 최적,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시대이다.
 
하드웨어를 넘어서 소프트 테크놀로지의 매개를 통해 그 하드웨어들을
1) 인간 친화적 (human user friendly) 대상으로 만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각종 하드웨어를 이용함에 있어서 인지적 정보 처리의 부담을 느끼지 않거나, 정보처리 부담을 가장 적게 느끼며 자유롭게 능동적으로 이용하게 하면서
2) 또 그러한 소프트 테크놀로지의 계속적 발전를 통해서, 결국은, 인류가 미국의 저명한 미래과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하는 특이점 (Singularity) - 기계(인공물) 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그러한 시점 -이나, 영국의 미래 학자 닠 보스트롬 등의 트랜스휴머니즘 (Transhumanism/ H+) 개념틀에(비록 그것이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가까이 가는
그러한 미래 소프트 테크놀로지를 배태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 21세기, 인지시대이다.
그리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나, 한국 인공지능계의 대부 김진형 교수는 그러한 미래 테크놀로지를 거론하며, 한국 IT가 이에 대비하여, 아니 당장에,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2).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위의 논지를 요약한다면, 미래 테크놀로지의 핵심은 전통적 과학기술의 ‘하드웨어’라기 보다는 ‘소프트웨어’, 즉 컴퓨터, 핸드폰, 로봇, 상품 등 각종 인공물과 밀접히 상호작용하며, 아이폰, 페이스북 등에서 나타나는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인간-인공물-인간” 상호작용의 소프트적 측면인 것이다. 소프트 테크놀로지를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소프트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다른 경쟁국들의 수준을 앞질러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발상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흔히 과학기술 또는 테크놀로지라고 하면 ‘물리적’, ‘생물적’ 등의 하드웨어적 측면을 으레 떠올리는 한국적 (사실은 일본제국이 전해 것이지만) 과학기술 개념 틀이 바뀌어져야 한다.
 
소프트 테크놀로지가 미래 테크놀로지의 중심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하드웨어적 측면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 테크놀로지와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 양자를 모두 살리며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한 것같이 [인간--인공물]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면, 자연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연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단, 낡은 전통적 [물질과학기술] 개념에 매어있는 우리의 [과학기술관]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발상의 대 전환을 하자는 것이다. 21세기는 하드웨어의 시대도 컴퓨터의 시대도, 소셜넷워크의 시대도 아닌, - 그 본질을 더 캐면 - [인지의 시대]임을 철저히 깨달아야 한다. 학생도, 교수도, CEO도, IT 기술개발자들도, 과학기술 관련 공무원도, 매스컴 종사자들도, 일반시민도.
 
그러한 발상의 대전환이 학계에서, 기업계에서, 일반 시민에게서, 관공서에서, 매스컴에서, 기술개발 산업 현장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널리 빠르게 이루어질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이건희 회장과 김진형 교수가 설파한 그러한 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3).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슨 학문 분야와 무슨 기술을 육성해야 하는가?
 
이러한 발상의 대전환 이후에, 기업에서 CEO들이, 연구자들이, 기술자들이,/ 그리고 정부부서에서 과학기술 및 교육 정책 입안 및 결정자들이,/ 관련 학계의 연구자들, 대학의 행정가들, 대학의 관련학과 교수들과 연구자들, 학생들이,/ 매스컴의 편집진과 기자들이,/ 일반시민들이 하여야 할 일들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핵심은 ‘소프트 테크놀로지 육성을 위한 한국적 문화환경이 크게 변화하여야 한다.’, ‘발상의 대전환을 하여야 한다.’ 일 것이다. 이 모두를 엮어서 한 목표로 수렴하여 가는 그러한 사회문화적 큰 변화가, 한국에, 지금, 있어야 한다.
아마도 20대의 젊은이들은 저만치 미리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큰 변화는 바로, 역사적으로 각종 아이디어의 산실이었던 대학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학이 홀로 변하여서는 문화적 대세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없다. 대학이 관련 기업들과 밀접히 연결되고, 과학기술 및 교육 정책과 맞아 떨어져야 한다. 21세기의 인지시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대학, 정부, 기업, 매스컴, 사회문화가 서로 동떨어져서, 모쥴적으로 생각하여서는 무엇을 이루어 낼 수 없다. 이들이 밀접히 수렴,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필자가 대학에만 있었던 까닭으로 인해, 기업이나 정부 부서에 대하여 무어라고 이야기할만한 지식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대학에 한하여서 아래의 이야기를 첨가하려 한다.
 
15년전에 과학기술처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던 [소프트과학], [소프트 테크놀로지]의 개념적, 이론적 기초가 되었던 학문은 바로 [인지과학], [인지공학]이다.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난 20세기에 인류문화사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인지’ 틀의 형성이라고 하겠다. 단순한 산술적 계산기에 머물던 고전적 계산기가 인지주의 틀을 바탕으로 하여 오늘날의 지능적 컴퓨터로 재개념화되어, 새 세상이 열렸다. 생명체인 인간의 [마음]과, 인간의 그 마음과 몸이 만들어 낸 인공물의 하나인 [컴퓨터]가, 본질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동류의 시스템이라는 [인지과학적] 발상의 대 전환으로 인하여 인류 문화에서 컴퓨터 시대, 디지털 문화시대, 인터넷 문화(오늘날의 소셜넷워크)가 가능하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과 디지털컴퓨터가 모두 상징(기호)을 조작하는 정보처리 시스템이라고 보는 관점을 정립한 이러한 인지주의 틀의 출현을 과학사 또는 과학철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은 20세기의 과학혁명, 곧 ‘인지혁명’이라고 부른다.
 
지금 인지과학은 인지신경과학, 인지로보틱스, 인지공학, 인지의학, 인지문학, 인지정치학, 인지학습 등의 분야를 열었고, 최근에는 법학과 인지과학을 연결하는 인지법학 분야가 서구의 앞선 대학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전의 세계적 패러다임이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틀을 대체하며, 공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의 여러 영역을 융합적으로 연결하여 재구성하는 새로운 틀로서 [인지과학], [인지주의] 틀의 시대가 미국과 유럽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지과학이 미국, 유럽에서는 컴퓨터시대, 정보화시대, IT산업의 필수적인 기초학문으로 널리 인정되고 확산된 지 50 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쉽게도 한국 내에서는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들이나 과학고나 민사고 등의 톱클라스 영재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잘 모르고 있다. 과학정책 결정자나 재벌기업의 CEO들, 많은 이과 지원 학생들의 대부분은, 아직도, 컴퓨터 시대의 기초학문이 왜 [인지과학]이어야 하는지, 인공지능이나 로봇 연구를 위하여 왜 [인지과학]의 기초가 없으면 안 되는지, 왜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첨단 IT제품의 개념적 기초가 [인간-인공물 상호작용]에 대한 [인지과학] 이론과 개념, 그리고 응용적 연구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파악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낡은 고전적인 [물질 중심의 과학기술관]의 고정관념에 매어 있기 때문이다. 그 넘어를 생각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 발상의 대전환을 하여야 한다.
미국 및 유럽의 서구 국가들에서와 같이, [인지과학]이나 [인지공학] 분야가 대학에서 널리 정착, 인정, 연구, 확산되고 그 응용적 적용 개발의 실제가 첨단 IT기업에서 광범위하게 빠르게 탐구되도록, 대학정책 결정자들, 국가 과학기술 및 교육 정책 결정자들, 미래 테크놀로지의 선두에 서서 나가려는 기업들의 CEO들은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
 
맺는 말
 
대학, 기업에서의 [인지과학], [인지공학]적 연구나 확산이 없이는 한국의 미래 IT산업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한국의 IT산업이 도달하려는 목표의 기초적, 응용적 이론과 개념틀은 [인지과학]에서라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테크놀로지의 중심 테마인 [인간-인공물의 상호작용]의 기본적 원리가 [인지과학]에서 비로소 나온다.

고로, 21세기 미래 사회에서 리더가 될 사람들은 이 떠오르는 새 틀인 [인지]라는 패러다임적 전환이 던지는 미래 기술 문화의 의의와 시사의 핵심과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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