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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8, 2008

한국 인지과학의 역사: 과거, 현재, 미래

한국 인지과학의 역사: 과거, 현재, 미래
- A short history of Cognitive Science in Korea

이정모 (Jung-Mo Lee)
jmlee@skku.ac.kr

[요 약]. 국내의 인지과학의 형성과 발전 경과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에서 한국 인지과학의 형성과정 현황, 그리고 미래적 전망과 과제를 고찰하였다.
[ Abstract]. A short review on the history of, and the tasks of the cognitive science in Korea.
Keywords: paradigms, history, Korean cognitive science, Cognitive Science

20세기 후반에 대두되어 과학과 인간 삶의 형태를 정보의 개념을 중심으로 재구성하게 한 인지과학이 국내에 도입되어 하나의 과학 분야로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 세기가 바뀌었다. 1986년 대우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인지과학 공동연구 모임을 바탕으로 한국인지과학회가 1987년에 창립되어 출발한지 열다섯 해가 지나갔다. 인지과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에 힘들던 초기의 시절들을 지나, 국내에서 종합과학으로서의 학문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 지금의 시점에서, 한국내의 인지과학의 흐름과 지난 15년의 발전 경과, 앞으로의 한국 인지과학의 학문적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1. 한국인지과학회의 창립 배경:

심리학, 언어학, 철학, 인공지능학 등의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던 국내학자들은 1980년대 초에 인지과학이라는 종합적 틀 내에서 학제적 연구를 수행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최초의 인지과학관련 국내 모임은 이정민 교수 (서울대, 언어학)가 서울대학교 어학연구소 주최로 1986년 2월에 개최한 ‘전산언어학 및 인지과학 세미나’였다. 이는 국내 최초의 전산학, 언어학, 심리학, 철학 등의 연구자가 함께 모인 자리였다. 한편 1985년 10월이래 서울대의 조명한 교수(심리학)와 이정모가 대우재단 측과 몇 차례의 접촉을 한 결과, 1986년 6월부터 조명한 교수를 비롯한 16인의 교수가 대우재단으로부터 ‘인지과학의 제 문제’라는 제하의 공동연구 지원을 받게 되었다 (연구 책임자: 조명한).

이것이 국내의 최초 공식적 인지과학 연구모임의 출발이 되었다. 대우재단 지원 인지과학 공동연구 모임의 초기 구성원은 심리학 4명 (조명한, 이정모, 김정오, 정찬섭)과 철학자 3명 (소흥렬, 정대현, 김영정), 언어학자 3명 (이기용, 이정민, 이익환; 이정민 교수는 UCLA 체제로 실제 모임에는 참여 못함), 전산학자 3명 (최기선, 이일병, 유석인; 후에 유석인 교수는 사퇴하고, 당시 귀국한 김진형 교수가 대신 참여함) 사회학자 1명 (이병혁)으로 이루어졌었다.

이 연구 모임은 격주로 열려 각 연구자들의 발표를 듣고 학문간의 개념적 의사소통과 이론적 지평의 확산과 토론의 장을 펼쳤다. 이 모임은 1987년 6월 13일의 심포지엄을 끝으로 막을 내렸으며 한국인지과학회의 모체가 되었고, 그간의 연구결과가 ‘인지과학: 마음, 언어, 계산’이라는 제목 하에 대우학술총서의 하나로 출간되었다 (조명한, 이정모, 소흥렬, 김영정, 정대현, 정찬섭, 김정오, 이익환, 이기용, 이병혁, 이일병, 최기선, 1989). 무엇보다도 이 모임은 전산학, 심리학, 철학, 언어학, 신경과학, 사회학 사이에 그 이전에는 없었던 ‘인간적, 학문적 유대’를 생겨나게 하여 오늘날과 같은 인지과학회 내의 학제적 연결망이 형성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는데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어서 1987 8월에 창립된 한국인지과학회는 소흥렬 교수 (당시 이대, 철학)를 회장으로 하여 출범하였다. 한국인지과학회는 초기부터 여러 학문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국내 최초의 학제적 종합학문의 면모를 갖추었다. 초기의 주요 사업으로는 월례발표회, 학회지 ‘인지과학’ 발간, 뉴스레터 발간, 연차학술대회 개최 등이 있었다. 1988년의 제2기 조명한 회장단에 의해 펼쳐진 사업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찬섭교수(연세대, 심리학), 이익환 교수 (연세대, 언어학)등이 제안하여 추진한 한글날 기념 ‘한글 및 한국어 정보처리 학술대회’였다. 인지과학회와 정보학회가 처음부터 공동 주최한 이 모임은 인지과학회의 중심 학술대회로 자리잡게 되었다.

2.학회 사업과 발전 경과:

인지과학회 초기의 사업으로는 연차학술대회 (제1회: 1988, 12. 연세대) 개최, 학술잡지 ‘인지과학’ 발간, 월례발표회 개최, 공동연구 추진, 뉴스레터 ‘인지과학소식’ 발간 (격월간) 등이 있었으며, 대우재단으로부터 학술연구지원비를 받아 ‘표상’이라는 제하의 공동연구를 비롯한 학회 사업을 수행하였다. 학회 초창기에는 춘계 및 추계 학술대회의 년 2회의 학술대회가 개최되었고 정기적 월례회도 개최되었으나 점차 월례회는 없어지고, 연차대회는 춘계학술대회와 10월의 한글 및 한국어 정보처리 학술대회의 2개의 대회로 고정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 이유의 하나는 인지과학을 구성하고 있는 관련 학문 분야 내의 연구 집단 모임들이 활발해졌던 것이었다 (특히 정보과학회 산하 인공지능연구회와 한국언어학회 산하 형식문법이론연구회 (현 한국언어정보학회의 전신)의 발전). 이러한 하위연구 집단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충분한 학제적 틀을 지니지 못하고 한 분야의 전공자들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졌으나, 타 연구모임이나 한국인지과학회와의 연계를 통해 국내 인지과학의 발전의 기초가 되었다.

인지과학 관련 연구 모임들은 86년의 대우재단지원 공동연구 모임 이래로 여러 모임들이 대학에서, 학회 차원에서, 대우재단 지원 독회 또는 연구회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서울대 인지과학 집담회, 이대 철학과 중심의 인지과학 연구모임, 인공지능연구회, HCI학회, 한국생성문법학회, 한국언어정보학회, 형식문법이론연구회, 담화인지연구회, 대우재단 지원 ‘마음과 뇌, 그리고 인공지능’ 공동연구 모임, 언어습득연구회, 생물정신의학 연구회, 담론이론 연구회, 인지발달 연구모임, 인지공학연구회, 정서연구 모임 등의 연구모임이 인지과학관련 연구가 발전되게 하는 바탕이 되어왔다. 1999년에 과학재단에서 인지과학이 학문 분류체계에서 복합과학으로 공인 분류된 이래, 학술진흥재단에서도 복합과학으로 분류 공인되어서 인지과학의 국내 학계에서의 과학으로써의 공식적인 위치가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3. 회원 현황 및 학회 사업:

현재(as of 2002) 한국인지과학회는 1999년 월 현재, 480여명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학문별 회원 구성분포를 보면, 대략적으로 철학 7%, 심리학 13%, 인공지능학/컴퓨터과학 45%, 언어학 27%, 신경과학 1%, 기타 7%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년 4회 학술지 ‘인지과학’의 발간, 봄의 연차학술대회와 10월의 ‘한글 및 한국어정보처리’ 학술대회의 개최, 정기적 뉴스레터 발간(격월간), 인터넷 홈페이지 및 자료기반 구축, 인지과학 학술강좌 개최, 국내 대학 인지과학 과정들의 연대 및 확장 추진 등이 있다. 1996년에 학회 회원들은 인지과학의 응용적 확장 시도인 ‘소프트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발하는 데에 기여하였고, 과기처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소프트과학기술 개발 사업의 여러 하위 과제들에 참여하여 왔다.
또한 1998년이래 뇌과학 연구 사업에 학제적 팀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1991년이래 진행된 감성공학 연구 사업에도 학회 회원들이 많이 참여하여 왔다. 또한 국내에서 인지과학의 연구주제 중, 특정 주제에 대한 학제적 연구가 활성화됨에 따라, 그러한 연구 주제 중심의 소연구회(SIG: Special Interest Groups)들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미 활발한 활동을 하며 국제적 학회를 개최한 기존의 '시각 연구회 (Vision SIG)'에 추가하여 2002년도에는 '학습/교육 인지 연구회(Learning/Education SIG)', '언어인지 연구회(Language SIG)', '사고력 연구회(Thinking SIG)' 등의 소 연구회가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하여 국내 인지과학적 연구의 발전에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

4. 학술잡지 및 관련 서적 출판:

한국인지과학회의 기관 학술지 ‘인지과학’지가 1989에 창간되어 매년 두 호를 출간하였고 (1991과 1992는 각 한 호만 제작), 1996년부터는 매년 네 호를 발간하고 있다. 1994년의 철학연구회와의 공동학술대회 ‘철학과 인지과학의 만남’의 논문은 ‘철학연구’ 34집으로 발간되었다. 또한 대우재단학술총서로 발간된 ‘인지과학: 마음, 언어, 계산’이 1989년에 출간된 이후, 인지과학 관련 번역서와 단행본 저서가 10여권 출간되어 있고, 교재용 서적들이 연세대의 인지과학 팀 (대우재단 지원)과 서울대 인지과학 팀에 의해 추진되어 출판되었다. 일반 출판사에 의해 인지과학 관련 저서와 역서가 많이 출간된 분야는 철학과 언어학 분야이었다.

5. 대학의 인지과학 강좌, 대학원 과정:

80년대 말부터 시작하여 국내 몇 대학에서 인지과학 강좌를 학부의 교양강좌로 개설하게 되었다. 1989년 1학기에 성균관대학교에서 ‘인지과학’ 강좌가 개설된 것을 시초로 하여, 연대(1990), 고대(1991), 서강대(1996)에서 교양강좌가 개설되었고, 서울대에서는 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인지과학 관련 교수들의 정기적 집담회를 기반으로 하여 ‘언어와 인지’(1991)의 강좌가 개설되었다.

‘인지과학’ 대학원 협동과정의 탄생은 1994년 가을에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의 3개 대학에 개설 허가가 교육부에서 났고, 95년 1학기에 연세대의 석박사과정과, 성균관대의 석사과정에 학생들이 입학하여 정식으로 인지과학 협동과정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서울대는 95년 2학기에 인지과학 강좌를 개설하였고, 부산대도 인지과학과정 인가를 받아, 96년도 1학기부터는 서울대의 석박사 과정에, 부산대의 석사 과정에 학생들이 입학하였고, 1997년에는 부산대에서 박사과정도 시작되었다. 현재 이 4개 대학 인지과학 협동과정에 도합 70여명의 대학원생들이 재적하고 있다. 인지과학과정 설립 초기의 학생들은 비교적 이론, 개념 중심의 공부를 하였지만, 최근에는 구체적 연구 프로젝트 중심으로 인지과학의 실제에 참여하는 경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대와 연세대에서는 학내 인지과학연구소와 연계되어 협동과정 참여교수와 학생들의 연구와 학술적 토론의 마당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2년에 서강대 조숙환 교수 (언어학)의 적극적 지원 하에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진 인지과학 학생회 (cafe.daum.net/cogsci)의 출발은 인지과학 관련 정보의 국내 교환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6. 인지과학 연구소:

1989년 8월에 학교간 연구센터로 인지과학연구센터를 연세대학에 설립하고자 15인의 전국 각 대학 인지과학자들이 과학재단에 지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성사되지 못하였다. 그 후에 1995년 5월에 건국대 산업기술연구원 부설 인지과학연구센터가 처음 설립되었고, 1996년 6월에 국내 최초의 독립적 연구소인 인지과학연구소가 연세대에서 15개 이상의 학문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하여 출범하였고, 서울대에서도 1997년도에 인지과학연구소가 설립되었다. 건국대의 인지과학연구센터는 교내 사정으로 인해 그간 폐소되었다.
두 대학의 인지과학연구소는 인지과학 협동과정이 지닐 수 있는 강의 위주의 접근의 단점을 보완하고, 프로젝트 연구 중심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 수행과 특강 또는 콜로퀴엄의 운영을 통해 국내 인지과학 전공자들의 연결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인지과학의 주요성과 지위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7. 국제적 협조와 국내 학회 간 연결:

국제적 수준의 학회 개최로는 1991년에 한국과학재단과 미국과학재단의 지원 하에 서울에서 개최된 ‘한미인지과학학술대회’가 있었고, 1997년 8월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제1회 ‘국제인지과학회’(ICCS; The 1st International Conference of Cognitive Science)를 한국이 주관하여 개최하였고,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참여하여 성공적인 학술대회가 이루어졌다.

국내적으로는 인접학회와의 연계적 노력도 이루어져, 89년이래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한글 및 한국어 정보처리 학술대회’는 10년간을 정보과학회와 공동으로 이루어져 왔으며(매년 평균 50여 편의 논문; 연구영역 : 한글 형태소 분석, 한글 문자인식, 기계번역, 한글정보검색, 언어사용의 실제 등), 1992년에 언어학회와 연계하여 SICOL (서울국제언어학회) 대회를 개최하였다. 1994년에는 연차학술발표대회를 철학회와의 공동 학술대회로 개최하였다.
한편 전산학 전공 회원들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던 정보과학회에서는 본 학회 회원들이 인공지능연구회 등의 정보과학회 산하 연구회에서 주도적이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였고, 본 학회 회원들의 이러한 활동이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학회의 학문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 감성과학회, 뇌과학회, 심리언어학회, 한국과학기술원 뇌과학연구센터의 발족에도 본 학회의 여러 분야 전공자들이 함께 관여하였다. 또한 전산학과 언어학에서 언어정보 처리를 연구하며 교류하던 회원들은 한국어정보처리연구회를 발족하고 세종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어 및 한글 정보처리 연구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8. 연구 추세:

국내 인지과학의 연구 추세를 몇 가지 측면에서 논한다면, 하나는 보다 구체적인 학제적 연결 시도의 증가이다. 소프트과학 연구, HCI 연구, 뇌과학 연구, 언어습득 연구, 인지신경 연구, 인지공학, 감성공학 응용연구 등에서 이전보다 학제적 연구의 필요성 인식이 증가되고, 구체적인 연결 연구가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학적 연구, 응용적 연구 분위기의 확장이다.
소프트과학 연구, 감성공학 연구 등의 공동 프로젝트나, 인지과학 전공자의 개별 연구를 통하여 보다 구체적인 응용인지과학적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연구 활동의 폭과 속도가 증가되고 있는 것은 신경과학과의 연결의 확장이다. 97년의 뇌과학 프로젝트의 출발을 계기로 하여,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의 접근이 더욱 밀접하여지고, 여러 가지 공동연구와 개별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뇌연구를 통한 인지신경과학적 접근이 연구자 수준에서 그리고 대학원 교육과정 수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또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9. 과제와 전망:

한국인지과학회의 앞으로의 과제는 국내적으로는 인지과학 연구 인프라의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 외국에서는 한 대학이 100여명의 인지과학 학생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지과학과에 3-40여명의 교수진이 있으며, 인지과학 단과대학 또는 학부가 있고, 유수한 대학에는 모두 인지과학연구소가 있고, 인지과학이 해외국가의 과학재단의 핵심지원 분야의 하나로 되어 있는 현황을 뒤쫓아가려면, 국내 대학 교육과정과 연구소 등에 인지과학의 인적, 교육제도적, 연구체제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것은 아직도 과학의 본질에 대하여 물질 중심의 낡은 전통적 과학관에 매어 있는 과학정책 관련자, 학교행정 관련자, 고교교사들에 대한 계몽이라 하겠다. 연구 주제 측면에서는; 마음과 知에서의 정서의 역할에 대한 연구, 의식의 본질에 대한 연구, 상황지워진 적응으로서의 인지의 연구, 물리적-사회적 환경이 인지에 주는 영향에 대한 연구, 역동적 체계로서의 마음과 지능에 대한 연구 등의 연결 연구, 뇌과학과의 연결 연구 등이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큰 과제이다.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연구들이 국내 인지과학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질 때 미래의 한국 정보화사회의 기반과학으로서의 인지과학의 위상이 확립될 것이다.

10. 요약과 종합

인지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인지과학 패러다임 일반에 대한 문제와 한국 인지과학의 문제의 둘로 나누어 아주 간략한 표피적인 되새김과 내어다 봄을 전개하였다. 전통적 계산-표상적 정보처리 관점이 인지과학의 발전을 가져왔으나 문제점들은 아직 남아있다. 정서, 의식, 상황적 인지 등의 설명에는 전통적 입장 이외의 입장을 도입한 수정이 필요하다. 보다 더 좋은 설명을 도출하기 위하여 여러 학문 분야의 보다 적극적인 통합의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학적, 계산학(전산학)적, 신경생물학적, 철학적, 언어학적, 인류학적 연구들의 더 진전된 통합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론적(개념적)으로, 방법론적으로, 경험자료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다른 경험적 방법으로 발굴된 결과 자료들의 연결 통합이 필요하며, 현재 그런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의식에 대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행동적, 신경학적 자료 이외에 인간의 주관적 경험 자료도 첨가되어야 할 것이다.

보다 넓은 통합이 요청되는 인지과학 자체는 현재에도 그 출발 당시에 못지 않은 패러다임적 소용돌이와 기본틀의 재구성 시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틀로 변형되어 갈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소흥렬 (1999) 교수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측면이나, Bechtel과 Graham(1998)이 지적한 바와 같은 두뇌로의 downwards-pull과 환경으로의 outwards-pull을 어떻게 개념적으로, 경험적으로, 인공시스템에의 구현적으로 조화하여 갈 수 있을지는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또한 현재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간 마음의 발현과 되결정되어짐은 인지과학이 다루어야 할 또 다른 광대한 마음의 지평이 될 수 있다. 인지신경과학의 대가의 한 사람인 M. Gazzaniga는 ‘(전통적 의미의)심리학은 죽었다.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인지과학의 구별이란 의미가 없어졌다’는 의미의 말을 이미 하고 있다. 분명히 앞으로의 인지과학의 학문적, 제도적 틀이 크게 변화될 것임은 예감된다. 그러나 어떤 모양의 어떤 지도의 인지과학이 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지과학이 어려운 학문임이 절감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종래의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모두 엮는 이 지적 소용돌이의 핵심에 인지과학이 놓여있다는 것과, 바로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우리가 서있다는 것에, 우리는 계속되는 지적 흥분과 끈임 없는 지적 탐구에의 욕심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지적 흥분과 탐구를 계속 유지하고 보다 좋은 탐구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학문적 지적 환경의 조성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실제적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 내용을 계속 추적하고 이야기를 터야 할 것이다. 어떤 한 분야의 이론이나 방법, 연구 결과만 공부하는 사람들은 마음에 대한 보다 넓은 이해를 놓지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 학문의 창의적 발전도 놓질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의 인지과학의 학문적 분위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함께, 협동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분할된 개별 학문의 울안에서의 연구에 안주하지 않고, 인지과학의 본질인 ‘학제적 특성’을 살리기 위한 계속된 능동적 협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학제적 협동의 깊이 있는 공동 작업을 통해, 계속 빠르게 변화해 가는 해외의 인지과학의 패러다임적 변화의 추수적(follow-up) 수입의 단계를 넘어서서, 우리 나름대로 좋은 설명적 틀과 이론과, 구현 결과를 이루어 내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의, 우리들의 마음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 참고 문헌 >

조명한, 이정모, 소흥렬, 김영정, 정대현, 정찬섭, 김정오, 이익환, 이기용, 이병혁, 이일병, 최기선 (저) (1989). 인지과학: 마음, 언어, 계산. 서울: 민음사.
Bechtel, W., Abrahamsen, A., & Graham, G. (1998). The Life of Cognitive Science. In W. Bechtel & G. Graham (Eds.). A Companion to Cognitive Science. Oxford: Blackwell (pp.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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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이정모의 (2002)년도 글, “인지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 한국적 조망”. (인지과학, 2002, 13권, 4호, 69-79)의 한국인지과학 역사 부분만 옮겨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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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의 미래에 대한 조망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URL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f you are curious about what Korean cognitive scientists think of the future of Cognitive Science in general, please have a look at the file at the following URL
(The text is in Korean.):

- http://korcogsci.blogspot.com/2008/06/cogno.html

or
- http://blog.naver.com/metapsy/40052188166

Wednesday, July 16, 2008

아직도 유전학이 인간행동 설명의 최종열쇠라고 믿고 있다면

지난 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많은 사람들은 유전학이 인간 삶의 모든 신비를 풀어줄 열쇠라고 생각하였고
유전과학, 유전공학에 많은 투자가이루어졌고
과학기술 중진국들은 다투어 유전공학을 지원하려 하였다.

그러기를 20여년...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반쪽 수표이다.

인간의 신체적 병과 관련하여는 유전학의 기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인간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에는 유전자의 역할에 기대를 많이 거는 것이 상당히 문제가 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러기에 미국 과학재단은 미래 과학기술을 나타내는 용어를
4자성어로 GRIN (유전공학, 로보틱스, IT, 나노공학기술)이라고 쓰던 것을 버리고
그 대신에 NBIC (나노, 바이오, 인포, 인지과학) 라는 용어를 2002년부터 사용하여 왔다.

인지과학기술이 세상에 가져올 큰 변화를
Cognitive Age 라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여 대세의 변화를 설명하였던 뉴욕타임즈의 컬럼니스트데이빗 브룩스 가
이번에는 인간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
왜 유전과학이 한계적일 수 밖에 없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사회과학, 인문학을 제쳐놓고 고전적 자연과학, 공학만으로
인간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고 조성하려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일 수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한번 살펴보고 생각하여 볼만한 글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서 유전과학 자체의 중요성과 기여도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유전과학 자체는, 특히 인간의 생물적 특성을 밝히고 인간 생명에 도움을 주는데는 중요하다
다만 인간의 심리적 특성, 사회적 행동의 특성 등을
유전과학에 의하여 그 원인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있다는 일부 과학자들이나 일반인의 단순한 생각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http://www.nytimes.com/2008/07/15/opinion/15brooks.html?_r=1&ref=opinion&oref=slogin
The Luxurious Growth By DAVID BROOKSPublished: July 15, 2008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시리즈

사인스타임즈 사이트에서'미르'로 검색하면

http://www.sciencetimes.co.kr/search.do?query=미르

인지과학 학생들에게는 낯이 익은 김우재 박사가 연재하는
미르 이야기 시리즈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지과학에 긍정적인 관점을 갖고 인지과학과 생명과학, 신경과학을 연결하려는
젊은 분들 중의 대표적 한 사람입니다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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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획연재 기자 : 김우재 포스텍 분자생명과학부 박사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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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라는 개념의 진화유전자라는 개념의 진화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9) 2008년 07월 17일(목) 미르(miR) 이야기
주인공은 또 화려하게 등장하는 법이라 했다. 미르를 화려하게 등장시키려면 유전자라는 추상적 실체가 물질적 구체성을 획득하게 되는 멘델과 모건의 시대를 넘어, 다시...

원자에서 유전자로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8) 2008년 07월 09일(수) 미르(miR) 이야기
주인공은 언제나 신비주의 속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라 했다. 미르에 관한 이야기를 숨기고 또 숨기는 이유는 미르를 이야기 하기 위해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 개념이...

멀티플스: RNA간섭과 과학의 동시발견성...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7)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이크로RNA, 줄여서 미르다. 원래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이다. 일단 활성RNA의 이야기를 하면서 복선으로 깔린 미르의 이야기로 만족하자. 우리의 주인공 미르가 등장하기 위해선 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미르의 존재가 밝혀지기 시작한 것은...

40%의 인간, 착한벌레 예쁜꼬마선충...착한벌레 예쁜꼬마선충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6) 2008년 06월 25일(수) 미르(miR) 이야기
생물학의 진수는 생명의 신비 앞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정복하는 것이다. 복잡한 생명체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는 밀린 청소와 같다....

시드니 브레너의 벌레시드니 브레너의 벌레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5) 2008년 06월 18일(수) ▲ 김우재 포스텍 분자생명과학부 박사후 연구원 미르(miR) 이야기
감히 말하고 싶다. 현존하는 생물학자들 중 단 한 명의 이름만을 기억해야 한다면 난 주저 없이 시드니 브레너(Sydney...

RNA, 잡초의 시대RNA, 잡초의 시대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4) 2008년 06월 11일(수) ▲ 김우재 포스텍 분자생명과학부 박사후 연구원 미르(miR) 이야기
태초에 RNA가 있었다. 약 30억년 전의 지구 원시수프에는 분명 수없이 많은 RNA 분자들이 떠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벨기에산 단백질, 프랑스산 RNA, 영국산 DNA...

RNA, 영국산 DNA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3) 2008년 06월 04일(수) ▲ 김우재 포스텍 박사후 연구원 미르(miR) 이야기
크릭은 1958년이 돼서야 “단백질 합성에 관하여(On Protein Synthesis)”라는 강연을 통해 중심도그마를 제창한다....

이중나선의 수줍은 등장이중나선의 수줍은 등장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2) 2008년 05월 28일(수) ▲ 김우재 포스텍 박사후 연구원 미르(miR) 이야기
2003년, 네이처와 사이언스를 비롯한 유수의 과학저널들은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 50주년”을 기념하자며 야단법석이었다. 같은...

DNA, 핵산의 독재자DNA, 핵산의 독재자
김우재 박사의 미르 이야기 (1) 2008년 05월 21일(수) 미르이야기를 시작하며,
20세기의 생물학은 DNA 독재의 시대였다. DNA와 관련된 모든 일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왓슨과 크릭의 이름은 물리학의 아인슈타인과 같은 지위를 얻었다....

아직도 유전학이 인간행동 설명의 최종열쇠라고 믿고 있다면

아직도 유전학이 인간행동 설명의 최종열쇠라고 믿고 있다면

지난 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많은 사람들은 유전학이 인간 삶의 모든 신비를 풀어줄 열쇠라고 생각하였고 유전과학, 유전공학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과학기술 중진국들은 다투어 유전공학을 지원하려 하였다.

그러기를 20여년...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반쪽 수표이다.

인간의 신체적 병과 관련하여는 유전학의 기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인간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에는 유전자의 역할에 기대를 많이 거는 것이 상당히 문제가 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러기에 미국 과학재단은 미래 과학기술을 나타내는 용어를 4자성어로 GRIN (유전공학, 로보틱스, IT, 나노공학기술)이라고 쓰던 것을 버리고
그 대신에 NBIC (나노, 바이오, 인포, 인지과학) 라는 용어를 2002년부터 사용하여 왔다.

인지과학기술이 세상에 가져올 큰 변화를 Cognitive Age 라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여 대세의 변화를 설명하였던 뉴욕타임즈의 컬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 가
이번에는 인간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왜 유전과학이 한계적일 수 밖에 없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사회과학, 인문학을 제쳐놓고 고전적 자연과학, 공학만으로
인간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고 조성하려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일 수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한번 살펴보고 생각하여 볼만한 글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서 유전과학 자체의 중요성과 기여도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유전과학 자체는, 특히 인간의 생물적 특성을 밝히고 인간 생명에 도움을 주는데는 중요하다.

다만 인간의 심리적 특성, 사회적 행동의 특성 등을 유전과학에 의하여 그 원인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있다는 일부 과학자들이나 일반인의 단순한 생각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http://www.nytimes.com/2008/07/15/opinion/15brooks.html?_r=1&ref=opinion&oref=slogin

The Luxurious Growth By DAVID BROOKSPublished: July 15, 2008

Monday, July 14, 2008

종교와 설명수준(Levels of explanation): 장대익 교수 글에 대한 논평

아래 원고는 다음의 심포지엄의 장대익 교수 글에 대한 토론평입니다

◈ 주제 : 종교학과 인지과학의 만남
◈ 일시 : 2008년 6월 21일(토) 오후 1:30-6:00
◈ 장소 :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2:00 제1발표
제 목 : 종교는 스펜드럴인가?: 종교, 인지, 그리고 진화
----- 발 표 : 장대익 (동덕여대)
----- 논 평 : 이정모 (성균관대)

종교문화연구소 측과의 메일 배달 사고로하루전에 몇 시간 안에 급히, 규정된 1 쪽 짜리 원고를 만들어 보내느라 장대익(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님의 원래 원고인'종교는 스펜드럴인가? : 종교, 인지, 그리고 진화' 의 글에 대하여내용을 깊이 다루지 못하였던 토론용 글입니다 그점 참작하시고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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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Levels of explanation: 장대익 교수 글에 대한 평

- 이정모 (성균관대 심리학과/ 인지과학협동과정) -

1. 평자가 전통적인 경험과학으로서의 인지심리학 전공자로서, 신의 개념에 대한 비경험적 모색을 다소 하였을 뿐, 종교 현상 자체나 진화론을 연구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발표 글에 대한 평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전제한다.

2. 발표자의 입장, 즉 종교에 대한 진화론적 접근을 적응주의 접근, 부산물 입장, 밈의 역학의 셋으로 분류하고, 적응주의는, 개체 또는 집단의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을 강조할 뿐, 종교의 진화와 이념의 진화를 구분하지 못하고 반직관적 반사실적 믿음 자체의 진화를 설명하여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보다는 부산물 입장과 밈 입장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접근을 제안하고 지향적 복제자 개념을 제시한 발표자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한다.

3. 추가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은 Levels of Explanation의 입장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아메바의 마음에서, 동물의 마음, 인간의 마음, 매래 최상의 컴퓨터에 기반한 인공인지시스템의 마음, 인간-인공물 합체의 마음, 여러 수준의 사회적 인간마음 등을 포함하는 minds)을 그 연구 대상으로 하는 인지과학에서 결국 취할 수 있는 입장이란 Levels of Explanation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양한 질적 수준을 지닌 역동적 실체인 마음을 그것이 드러내어지는 어느 한 측면, 한 수준만 포착하고 분석하고 설명하여서는, 일부를 설명하기에는 필요할지는 몰라도 결국은 불충분한 설명이 되고 말 수 있다.

여러 다른 질적 수준이 개입되어 이루어내는 하나의 복잡한 현상이라면, 그 현상을 어떤 한 수준의 설명에 의하여 환원주의적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논증할 수 있기 전에는, 어느 한 수준의 (그것도 미흡한) 설명에 의하여 대상 현상의 복잡한 여러 수준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는 직관적, 관습적 생각은 타당하지 않거나 과학적 설명의 발전에 있어서 효율적인 접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직관적 생각이 인간 사고의 휴리스틱적 오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종교 현상의 설명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종교란 인간이 몸을 갖고 환경에 살아남기 위하여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전시킨, 몸, 마음, 사회적 메커니즘의 부산물이라 본다. 몸을 중점적으로 본다면 적응주의 진화론의 입장이 비교적 적절한 설명일 수 있다.

마음을 중심으로 본다면 Sperber, Altran 등의 주장처럼, “religious thought and behavior can be explained as mediated by ordinary mental mechanisms"라고 볼 수 있다. 부산물 입장이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측면을 중심으로 본다면 문화적 meme의 관점에서 더 적절한 설명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종교란 정서와 기타 생물적 필요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이뤄낸 현상이다. 또한 시공간적, 인과적, 내러티브적 의미 관계성을 부여하여 만들어가며 끊임없이 변용하는 'effort after meaning'과 'construction'의 본질적 특성을 지닌 ‘마음’의 인지적 작용의 결과 부수 현상이다.

그 인지의 중심 메커니즘은 D. Kahneman 등이 밝힌 바처럼 논리적 합리성의 체계가 아니라 confirmation bias등의 각종 error-prone heuristics에 의해 지배되는 불완전한 메커니즘이다. 인간이라는 생물체의 인지, 마음의 핵심 원리는 쉬지 않고 작동하는 적응적 ‘내러티브적 베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연결되어 진화한 과정에의 바탕은 데닛의 지향계 이론과 같은 틀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으며, 그 진화적 양상은 발표자의 지향복제자의 개념에 의하여 적절히 기술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접근에 최근의 철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Extended Mind 입장의 연결이 줄 시사를 모색하여 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