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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7, 2010

B형 남자가 존재한다는 한국인만의 착각


얼마전에 아태이론물리학 웹진인 '크로스로드'의 부탁을 받아서 성격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
다.
과학이 앞으로 해결하여할 난제의 하나로 인간 성격의 분제를 다룬 글이다
그 글 의 첫 단락 내용, 그리고 중간을 조금 지난 단락의
한 통계물리학자(성균관대 김범준 교수)의 연구소개 내용을 참고하여
 'B형 남자'라는  (젊은) 한국인 만의 (광우병 소동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인지적 착각 문화가 사라지기 바란다.

다음 주소에 글이 있습니다.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id=78&Page=1&Board=0000&para1=52
성격은 얼마나 유전에 의존하는가?
-첫 단락의 일부
B형 남자'라는 영화가 있다. 혈액형에 따라서 성격이 다르고, ....,
 상식적, 통속적 생각이 얼마나 비과학적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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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지과학 자료소식]; 10-03 ; 통권 190호 ; 2010-0108
[제목]: B형 남자가 존재한다는 한국인만의 착각


Monday, January 4, 2010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실패하는 이유: 인지과학적 설명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실패하는 이유: 인지과학적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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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이 되면, 우리는 흔히 금년에는 무엇 무엇을 이루어 내겠다고 굳게 결심을 한다. 금연을 한다, 체중을 줄인다,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다,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한다 등의 결심을 단단히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주변 사람들에게 공언까지 하지만 우리의 결심은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하고 쉽사리 무너지게 되고, 한 해의 후반기에서 되돌아보면 이전 해와 마찬가지 수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의 새해 결심을 지키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이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일까?또는 자아 강도의 문제일까? 성품(인격)의 문제일까? 아니면 약한 자아의 문제일까?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심리학적, 인지과학적 실험연구 결과와 이론들은 몇 가지 수긍이 가는 시사를 제공한다.



영국 심리학자 리차드와이즈만이 2007년에 3000 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새해 첫날의 결심이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하는 비율이 88%나 된다고 한다. 실패율이 높다는 이러한 현상은 우리자신이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경험하는 것이기에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왜 그럴까?



심리학적, 인지과학적 이론과 실험 결과들은 이에 대한 몇 가지 시사를 제시한다.

첫째는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신년 결심이 작심삼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5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인지과학이 출발하면서 이후 약 20여년간 동안 가장 많이 인용되며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였던 개념이 인지심리학자 George A. Miller의 마술적인 숫자 7+-2)(magical number seven plus, minus two)이다. 인간이 한 순간에 정보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제한되어 있어서,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단위 개수는 7-2개 내지 7+2개, 즉 5 내지 9개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전화 번호가 [지역번호 세자리 + 개인번호 네 자리]의 도합 7개의 숫자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행운의 숫자 7이라는 것이 인류, 특히 서구 문화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의 제한성이 가져오는 시사는 우리가 컴퓨터를 생각하여 보면 쉽게 이해가능하다. 컴퓨터의 작업기억 공간에 해당하는 RAM 메모리 크기가 크냐 작으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정보처리를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RAM 메모리 용량이 몇 기가나 되는 좋은 컴퓨터는 한꺼번에 인터넷도 하고 다른 영상처리작업이나 이메일 작업을 거침없이 수행할 수 있지만, RAM 메모리가 몇 킬로바이트 밖에 안 되는 컴퓨터는 여러 작업을 함께 컴퓨터에 띠워놓고 하려면 지지 부진하며, 잘 안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인간은 진화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제한된 정보처리용량을 지니고 있다. 그런대 사람이 새해 첫날에 ‘올해는 무엇을 이루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한 해 내내 그것만 주의하고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으며 여러 다른 일에 주의를 하고 일을 수행해 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새해 첫날 작심한 것을 계속 인간의 RAM인 작업기억 공간에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새해결심은 뒤로 밀리고, 다른 일, 다른 것이 주의의 초점이 되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다보니 작심삼일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제한된 용량의 작업기억 공간(RAM)’을 지닌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논지가 그저 직관적 생각에서 나온 막연한 추측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심리학 실험 결과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대학 심리학자들이(Baba Shiv 등) 한 실험의 예를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은 심리학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이 피험자들이 한 가지 작업을 하면서 다른 일을 수행하는 (아르키메디스 목욕탕 식 실험이라 한다)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두 집단의 테스트 과제는 복도를 걸어가면서 복도의 옆에 전시된 음식물 두 종류(1.건강에 해로운 기름이 많은 케이크 조각(slice)과, 2. 건강식품인 과일샐라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집단1은; 두 자리 숫자를 계속 기억하면서 걸어 가다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고

집단2는; 일곱 자리 숫자를 계속 기억하면서 걸어 가다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주어진 과제 이었다. 실험 결과 밝혀진 사실은, 정보처리 부담이 큰 집단 2의 사람들은 건강에 해로운 케이크를 선택한 비율이 정보처리부담이 적은 집단 1의 사람들보다 2배나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집단 2의 사람들이 집단 1의 사람들보다 다섯 개나 더 많은 자리의 숫자를 기억하며 정보처리하다 보니 추가적 정보처리 부담으로 인하여, 선택하여야 하는 음식이 건강에 해로우냐 아니냐를 잘 따져 보며 선택할 마음의(정보처리의)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쉬간 대학의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서울의 명동 거리와 같이 사람이 많고 개인 여유 공간이 적은 그러한 거리를 걸어가기만 하여도, 사람들은 깊은 생각을 못하고 물건을 선택한다고 하다(명절 때에 넘쳐나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백화점에서 잘 생각하며 물품 구입을 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여 보시면..).



다른 한 실험 예를 생각하여 보자. 뉴욕주립대(Albany)의 심리학자 M. Muraven 등이 한 실험이다. 실험에서 두 집단의 피험자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집단1의 피험자들에게는, 실험 끝에 자동차 운전 관련 테스트 과제(과제4)를 할 것인데, 그전에 할 일은 먼저 ‘흰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면서’(과제1) 그와 동시에 자신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생각을 5분간 종이에 적어보는 작업(과제2)을 하는 일이었고, 그 다음에 탁자위에 주어진 맥주의 맛을 시음해보는 작업이었다(과제3)

집단2의 피험자들은 그저 쉬운 산수 문제를 5분간 풀어간 후에(과제 1, 2), 과제3과 과제 4를 해내는 것이었다.

실험의 초점은, 후에 자동차 운전 검사 과제4를 하여야 하는데, 과제3을 수행하면서 술(맥주) 맛 시음 테스트에서 누가 필요 이상의 술을 더 마시는가, 누가 더 (소위) 자제력이 없는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실험결과, 집단1(흰코끼리 집단)의 사람들이 집단2(단순 암산)의 사람들보다, 맥주 시음 과제에서 필요이상으로 술을 더 마셨다는 것이다. 즉 집단 1의 사람들이 후에 있을 운전테스트 과제에 대비하여 지금 술을 덜 마셔야하는 자제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정보처리 부담이 자제력에 손상을 가게 한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이 시사하는 바는 금연, 체중 줄이기 등과 같은 새해결심이 작심삼일로 실패하는 주 이유가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 능력이 원래부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 더 포용적인 다른 말로 이야기하자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보통 인간의 본래적인 자연스러운 인지현상이라는 (그러니까 새해결심을 지키지 못한다고 하여 너무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아빠, 자녀들에 대하여 너무 부정적인 비판을 할 근거가 없다. 인지과학적으로 볼 때. 그 사람은 그냥 사람으로(수퍼 컴퓨터가 아니라) 태어났기에 인지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의 인격, 의지력 등을 들먹이며 비판하는 사람은 인간에 대한 자신의 오해 내지 무지를 자가 선전하는 사람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뇌연구 결과를 연결하여 보충하자면, 세상 사람들이 의지력이라 부르는 인지기능에는 (의지력이란 인지과학적으로는 멀티태스킹 능력, 의사결정 능력과, 메타인지적 기억력 측면과, 동기, 정서적 측면 등이 결합된, 인지과정의 한 하위 영역이다) 주로 뇌의 전전두엽이 관여된다. 그런데 보통사람이 이전에는 하지 못하던 것을 한다는 자신의 새해결심을 그대로 잘 지키면서 일상생활의 활동(일, 대인관계등 포함)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는 종류가 틀린 다양한 일의 많은 정보처리를 동시에 수행하여야 하는 멀티태스킹 능력, 메타인지, 메타기억 능력, 행위로의 연결 인지전략 연습과 습관화 등이 필요하다. 이는 뇌의 전전두엽 의 처리용량을 상당히 많이 차지하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인류는 진화 역사상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다 처리할 수 있을 만큼의 용량을 지닌 뇌, 전전두엽을 발달시키지 못하였다. 이런 모든 일을 아주 부드럽게, 착오나 실수가 없이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으려면 우리의 두뇌, 또는 전전두엽이 아마도 군함 정도로 크기기 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우리의 뇌, 전전두엽은 모든 것을 동시에 오류없이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크기의 군함같은 크기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적절히 중요한 일을 빠르게 처리하고, 복잡하고 어렵고 동시에 정보처리 자원이 필요한 일들은 ‘분할하여 정복하고(divide and conquer)'와 ’치고 빠지기‘에 선수인 그런 효율성을 지닌 중형의 빠른 모터보트와 같은 그런 기능을 가진, 그리고 에너지(혈당) 효율적인 그러한 뇌라고 비유하여 생각하여 볼 수 있다.

이러한 제한된 정보처리 능력을 지닌 뇌를 가진 우리들에게 있어서, 흔히 일반인들이 말하는 의지력, 자제력, 통제력 이란 그 사람의 인품(characters)이나 타고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제한된 처리 능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효율적으로 divide and conquer, 그리고 치고 빠지는 등의 효율적 인지적 전략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 아니냐일 따름일 뿐이다. 즉 그 사람이 타고난 성품이나 능력이 아니라, 인지적 전략, 인지적 기술을 어떤 개인역사적 기회를 통하여 습득하여 보유하고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인지전략 기술이기에 누구나 연습하여 획득할 수 있는 인지기술이다. 세간에서 이야기 하는바, 소위 의지력이 강하고 약한 사람들 간의 차이는 단지 그러한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과거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졌었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이것을 개인의 인품(character)의 차이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치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지적 기술의 하나는, 일반인들이 믿고 있듯이 소위 좋지 않은 충동을(예; 흡연) 만족시키려는 욕구를 늦추는 자제력(자신을 통제하는 의지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런 유혹적인 생각을 마음에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인지적 전략을 터득하였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하나 더 추가하여 이야기하고픈 것은, 뇌나 마음에 대한 일반인들의 지금까지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흔히 생각하기에 내 마음, 내 생각, 내 느낌이란 것은 내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적 활동이 전부이다 라고 생각하고, 새해결심하면서 이 뇌 내의 그 무엇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최근에 로보틱스-철학-심리학 등이 연결된 새로운 인지과학적 입장(체화된 인지 또는 체화된 마음 관점)에 의하면 이는 틀린 생각이다. 새로운 관점에 의하면 내 마음은 내 뇌속에 덩그러니 들어있기보다는 나의 ‘뇌-몸-환경’의 3자가 괴리되지 않은하나의 통합체로서, 통일적 단위로서 작동하는 행위 속에서 출현한다.

따라서 흡연, 음주, 비만 등과 관련된 자신의 행동 특성을 새해결심을 하여 뇌 속의 과거의 [... 하려는] 생각만 [... 안하려는 생각으로] 바꾸려하여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새 인지과학 이론에 의하면 자명하여 진다. 나의 생각, 느낌, 나의 몸의 감각, 운동 등의 습관적 양상, 주변 환경(사람, 직장, 집 등을 포함한)의 여러 단서와 맥락들 등이 모두 (연결된) 총체로써 바뀌지 않고서는 나의 옛 악습이 쉽게 변화되기 힘들다.

따라서 인지과학에서 본다면, 새해 첫날에, ‘금년에는... (안) 하겠다’고 새해결심을 한다는 것은 [과거의 나의 나쁜]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별로 좋은 전략이 못된다. 나의 몸의 습관, 환경의 제 요인들은 그대로 둔 채, 내 머릿속의 생각만 바꾸어서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동 변화를 분명히 가져 올 수 있는, 좋은 인지적 전략을 개발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위에서 말한 이유로 (사람마다 ‘뇌-몸-환경’의 3자의 조합이 다 다를 터이니) 다른 사람이 성공한 새해결심-관철 전략을 내가 수입하여 온다고 하여도 내게는 별 소용이 없는 것이다. 나에게 적절한, 나에게 맞는, 나의 ‘뇌-몸-환경’ 조합에 부합되는 인지적 전략을 개발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략의 개발에서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1. 나의 마음은 (상식적으로 이야기하여 나의 뇌라고 하여도...), 본질적으로 RAM 용량이 적은 컴퓨터처럼 정보처리용량이 제한되어 있다

2. 이러한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는 인지적 전략을 개발하는 첫 단계는 나의 전전두엽 기능이 활발히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3. 자제력, 의지력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타고난 인품, 능력이 아니라 얼마든지 학습, 보완, 개선 가능한 하나의 인지적 기술이다.

4. 나에게는 나에게 맞는 나만의 인지적 전략이 있기에, 나의 ‘뇌-몸-환경’ 3자를 연결하여 치고 빠지는 모터보트 같은 독특한 인지 전략이 개발되어야 하며,

5. 그렇기에 내가 나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나의 환경(가족, 직장 동료, 기타 물리적, 사회적 환경 포함)의 변화와 밀접히 연결된 형태로 추진되어야 한다.





- 20010. 01. 04. - 이정모



* 이 글은 월스트리트져널의 2009. 12. 26일자 Jonah Leher의 ‘Blame It on the Brain’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3478704574612052322122442.html

기사를 읽고 나서 추가적인 인지과학적 생각을 정리하여 쓴 글이다.

** 위의 2, 번 내용과 관련하여 뇌의 전전두엽 기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뇌의 이 부분의 기능을 높일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는 분은 다음 책을 참고하기를 추천한다.

나덕렬 지음 (2008). 앞쪽형 인간: 잠자는 CEO, 당신의 앞쪽뇌를 깨워라. 허원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