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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2, 2011

2011 하버드옌칭학회-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공동학술대회 참관기

 
지나간 학술 모임 201106-3
 
2011 한국하버드옌칭학회-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공동학술대회
-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통섭 II] 학회 참관기 -
 
지난 2011년 6월 30일 (목) 오후에 연세대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2011 한국하버드옌칭학회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공동학술대회가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통섭 II]란는 주제로 열렸다.
 
KIST의 신희섭 교수의 ‘뇌연구를 통한 마음의 이해’라는 인지신경과학 입문 기조강연에 이어서 1부와 2부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과학기술 융합의 전형인 인지과학에서의 융합을, 2부에서는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융합과 관련된 정책 과제를 다루었다. 여기 웨에서는 정리 시일 관계상, 그리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소관이기에 2부의 정책 발표와 토론은 제외하고, 1부의 발표, 토론 내용만 발췌하여 제시하겠다.
 
먼저, 1부에서는 [인지과학]을 주제로 한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다루는 학술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두 개의 발표와 이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첫번째 발표는 연세대 심리학과 및 인지과학협동과정에서 오래 동안 연구하다 은퇴한 정찬섭 교수의 [인지과학과 융합과학기술] 이라는 제목의 발표였고, 두 번째 발표는 미학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영상이론학과에서에서 예술 및 문화, 테크놀로지를 접목하는 이론틀을 탐구하는 심광현 교수의 [제3세대 인지과학과 시네마: 자본주의 매트릭스 vs 대안적 매트릭스] 라는 제목의 발표가 있었다.
 
두 발표는 두 발표자의 학문 배경과 각자의 과거 연구 흐름을 반영하는 미시적-절차적 접근과 거시적-개념적 접근의 대조를 이루면서 통합적인 조화를 제시하는 좋은 발표였다.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발표한 정찬섭 교수는 그동안 30여년의 활발한 시각심리, 시각인지과학, 시각감성공학 분야의 실험 및 이론모델 구성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인지과학에서의 융합이, 더 나아가서는 일반적 과학기술에서의 융합이 인지과학을 중심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수 많은 실험 및 모델 구성 영상 자료를 제시하며 실험과학자 답게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전개하였다.
그는 과학기술에서의 융합은 큰 학문(영역)간의 막연한 거시적 정책적 연결보다는 융합 목표의 영역 특수성, 요소기술간의 접착성, 융합적 접근의 필요성과 강도에 따라 달리 접근되어야 하며 그 성공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무작정 영역간 융합을 억지로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요소기술 중심으로, 연구문제를 위계적으로, 단게적으로 세분화하여 목표를 제한, 구체화하여 융합을 시도 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인지과학이 구체적으로 과학기술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또는 자체 내의 구성영역간 융합을 통해 [지능 입히기, 감성입히기, 사용편이성 입히기]의 세 영역에 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색채인식 연구, 표정인식 연구, 인터페이스 설계 연구 등의 구체적 실용 연구에서 인지과학의 개입. 공조 없이는 공학적 연구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구체적 예를 자신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과거에는 인지과학이 공학자들의 연구에 보조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 왔는데, 미래에는 (그리고 실용적 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역할을 바꾸어 상위에 인지과학자의 개념적 구도가 제시되고, 하향적으로 공학자들이 그 구도에 맞추어 공조하면서 기술개발을 해야한다고 보았다. 애플의 아이폰 기술 도출의 핵심적 체제가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어서 [제3세대 인지과학과 시네마: 자본주의 매트릭스 vs 대안적 매트릭스]를 발표한 심광현 교수는 그동안 미학, 예술, 인문학, 문화, 정치, 과학, 테크놀로지 등을 연결하여 거시적 개념적 틀을 제시하려는 이론적 작업 노력의 최근 생각의 일부를 인지과학과 연관하여 제시하였다.
그는 토론자인 배문정 교수의 글에서 표현된 것처럼, ‘근대적 이상의 실현으로서 매트릭스 세계가 아닌 대안적 매트릭스를 제안하고 이를 위한 학문적 실천의 매개로 [인지과학] 특히 [체화된 인지]로 명명되는 [제3의 인지과학]을 채택하고 있다.’
그는 현재 거론 되고 있는 융복합의 지식생산의 핵심축이 된 전통적 인지과학을 넘어서, 그 대안적 틀로, [제3의 대안적 틀], [제3의 인지과학 틀]이라 불리우는 [체화적(embodied), 또는 발제적(행위작발적; enactive) 인지과학의 도입을 주창한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진 두 갈래의 길의 선택에서, 그는 새로운 인지과학이 제시하는 틀에 입각하여 보다 큰틀의 융복합, ‘기술로 부터 유토피아를 이끌어 내는 틀’로 새로운 [제3의] 패러다임의 인지과학 틀을 도입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사회과학적, 과학적, 테크놀로지적 틀의 재구성을 주장한다.
공학이 주도하는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과거에는 비교적 홀대를 받아온 [인지과학]이, 바로 21세기 융복합시대의 미래적 개념 틀의 물고를 트며, 인문사회과학, 과학, 테크놀로지, 그리고 문화를 연결하여 진정한 역동적, 실천적 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는 대안적 틀이라는 거시적 논지를 그는 제시하였다.
 
이 발표들에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인지심리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뇌-동기-교육] 연결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김성일 교수가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융합: 인지과학] 이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하였고, 뒤 이어 서울대학교 인지과학 협동과정의 제 1호 박사이며, 지난해에 [21세기 인지과학] 세미나를 기획, 주관하여 인지과학의 지평을 넓혀온 우석대 교양학부의 배문정 교수가 [인지과학으로 여는 21세기: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에서 인지과학의 역할에 대한 두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하였고, 과학기술정책 연구소(STEPI)에서 뇌과학 관련 정책 입안에 참여하여온 김석관 박사가 [뇌 과학 및 인지과학의 융합연구 정책 방향] 이란 제목으로 토론을 하였다. 김석관 박사의 토론은 정부 연구개발사업 기획 소개에 더 중점을 둔 토론이기에 여기 요약에서 다루지 않겠고, 김성일 교수의 토론 내용과 배문정 교수의 토론 내용을 중심으로 1부 토론내용의 요점을 다음과 같이 추려 보았다.
김성일 교수의 토론은 정찬섭 교수 발표 내용에, 배문정 교수의 토론은 심광현 교수 발표내용에 더 기울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배문정 교수의 토론 내용 전문은 바로 이 포스팅 글 아래에 별도로 올려져있다.
 
김성일 교수는 인문사회과학과 과학기술의 가장 큰 차이는 연구의 대상과 연구방법론이라고 보며, 인지과학은 인지(마음)과 관련된 여러 현상이 그 연구 대상이지만 연구방법론에 있어서는 다분히 개방적이어서 인문사회과학적, 자연과학적, 공학적 연구 방법이 공존한다고 본다. 인지현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방법이 인공물 관련 분야를 포함한 인접분야들과 공유되고 구체적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결과의 수렴적 적용이 인지현상을 매개로 한 학문간 융합을 가져올 것이라 본다.
또한 김성일 교수는 발표자 정찬섭 교수가 구체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융합이 가능하여진다고 보고 융합의 방법을 제시한 것에 비하여, 심광현 교수의 발표는 과학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3세대, 실천적) [인지과학]의 틀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정리하였다. 후자의 발표에서 그런 유토피아적 목표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 방법(how)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배문정 교수의 토론 내용은 아래의 별도 포스팅으로 전문이 올려져있지만, 인용하며 요약,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지과학은 두 흐름(동기)가 있는데,
그 하나는 그동안 자연과학에서 금단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온 인간의 정신과 문화적 삶을 자연과학적 방법론에 의거해서 파악하고 설명하는 것, 이를 통해, 근대적 세계관의 이상을 완결적으로 구축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연과학 발전의 정점에서 자연과학적 세계관의 한계를 드러내고 기계론으로 환원 불가능한 인간사와 정신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 이를 통해 삶의 생명적이고 실존적인 속성에 대한 인문학적 담론을 과학 기술적 설명의 우위에 두고자 하는 것이다.”
정찬섭교수의 발표는 전자, 즉 [근대적 이상의 완성으로서의 학문 융합과 인지과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본보기 예시 중심의 bottom-up 틀 중심의 발표이며, 제2 발표인 심광현 교수의 발표는 후자, 즉 [생명적 연대의 새로운 문명과 인지과학의 역할]을 [발제적(enactive; ‘행위작발적’ 이라는 의미), 체화된 인지] 틀 중심의[제3의 인지과학 틀]의 구현을 통해 추구하는 top-down 틀 중심의 발표라고 볼 수 있다. 배문정 교수는
 근대 과학 혁명 이후, 인류 문명이 걸어 온 (*근대 과학기술의 폐해라고 거론되어 온) ‘통제’와 ‘소외’의 길을 되돌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자본의 축적이 아닌 인간의 삶에 되돌려야 한다는 자각은 데카르트적 인지주의를 비판하고 등장한 체화된 (*제 3의) 인지과학의 관점(*틀과)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 이 [체화된 인지과학의 관점]이 지구적 생명연대라는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 이 변화들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하고 있다. .... 이정모(2010)는 이러한 실천은 최근에 활발히 논의된 통섭이나 융합의 방식이 아니라, 수렴과 협응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수렴]의 방식이란 특정 학문 영역의 주도권을 내세우기보다는 학문 영역들 간의 거리 좁히기를 통해, 각 영역의 논의를 공동의 교역장으로 끌어내는 노력을 말하며, [협응]의 방식은 저마다의 인식과 실천을 상호 조정하여 하나의 새로운 질서를 이루어 내는 것을 말한다. 지난 수세기 동안 서로 다른 개념과 사고방식을 발전시켜 온 개별 학문들이 공동의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으나 학제간 연구의 성공적인 경험을 가진 [인지과학]은 그 시작을 위한 좋은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 라고 논지를 전개하며 끝맺는다.
[* 괄호안 내용과 [ ] 표시는 이정모의 보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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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내용 글 전문을 웹에 올려주시고 인용하게 하락하여 주신 배문정 교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학회 당일의 토론한 ‘말’ 내용은 보다 더 쉬운 친근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토론 말들은 하버드옌칭 학회에서 언젠가는 녹음을 풀어서 공개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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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을 하면서 추가로 든 생각을 이정모가 다음과 같이 첨가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지과학]이 탄생한지 50 여년이 지났고,/ 21세기인 지금에 한편에서는 뉴욕타임즈의 존경받는 칼럼니스트인 D. Brooks가 21세기 현재가 [인지시대]임을 선언하였고,/ 반면 유럽의 일부 진보적 경향의 학자들은 지난 몇 십년의 세계적 [정보화 사회] 시대의 지주적 개념 틀이 [인지주의]이었음을 인정하고 이를 [인지자본주의]라는 정치경제적 틀로 개념화하여 비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의 첨단을 연구하는 로보틱스 연구자들은 [인지로보틱스] 등의 영역에서 로봇연구와 인지과학의 연결을 연구하며,/ 그들과 인공지능학자, 컴퓨터과학자, 응용신경과학자들은 인공인지시스템(Artificial Cognitive Systems)을 한 핵심 연구주제로 삼으며/ 전 세계 사람들은 애플회사가 [인지과학의 (인간-기계 상호작용) 원리]를 기계에 도입하여 만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열광하고 그것 없이 살기 힘들게 되었고,/ 신학, 종교, 철학, 미학, 문학, 음악학, 건축학, 법학, 정치학, 커뮤니케이션학, 교육학, 경영학, 의학, 약학, 공학 등의 인문사회-자연-공학 등의 여러 분야에서는 "인지(Cognitive)"라는 접두어를 첨가한 많은 ‘인지-“ 분야들이 탄생,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과학기술계와 기업, 대학은 이제야 [인지과학]의 융합적(아니 솔직히 이야기하여 공학적) 가능성에 눈을 뜨려고 하는 것 같다./ [인지과학]의 인문사회과학적 깊은 의의의 파악이나, [인지과학]이 현재 한국 과학기술계나 대학이 추구하는 과학기술 [융합], [통섭]의 핵심적 영역이며 매개도구임은 아직 국내 대학, 기업, 과학기술 관련 기관에서는 파악이 안 되고 있는 형편같다./
 
- 그 [인지과학]을 조금이라도 알고 이에 관련되어 있는 분야에 있는 우리들은 [인지과학]의 이론들, 그 의의, 실용-공학적 응용 가능성과 실제를 널리 펴기에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 - 2011. 7. 2, 이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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