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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15, 2007

행동경제학/ 인지재무학; 경제학과 인지과학; 인지과학의 응용분야 14

<행동경제학/ 인지재무학; 경제학과 인지과학; 인지과학의 응용분야 14>

-아래 글은 http://cogpst.skku.ac.kr/study/study.html 에 이전에 올렸던 글의 수정본이다.
이전에 올린 글이지만 인지과학의 응용/확장 영역을 설명하는 글의 나열 측면에서 다시 수정하여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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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는 인지주의가 대두되면서 행동주의를 넘어서서 ‘행동’ 대신 ‘인지’라는 개념을 사용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인지심리학의 개념과 이론을 갖다가 쓰면서도 경제행동을 다룬다고 간주하여, “행동’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행동경제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인지심리학의 원리를 경제현상에 적용하는 새로운 경제학 분야이다. 그러하다는 것은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행동경제학 책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프린스턴 대의 인지심리학자 Kahneman 교수 그룹, 그리고 이 그룹과 관련된 학자들ㅇ이 연구한 내용이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다.

고전적 경제학을 창시하였다고 볼 수 있는 아담 스미스는 경제학 책인 국부론을 쓰기 전에 도덕 철학에 관심이 컸었고, 인간의 도덕이론에 관한 책과 언어, 의사소통체계의 발달에 대한 글도 썼다. 아담스미스 경제학의 핵심 개념의 하나는 사회경제를 움직이는 힘이 self-interest 에 있다고 본 것이다. 경쟁적인 시장에서 개인 각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의 다이나믹이, 그 사회의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미스 이론의 기본에는 그가 이전에 관심 가졌던 개념인 인간의 동기, 도덕감이 깔려 있다. 그 나름대로 인간에 대한 하나의 관점이 깔려 있다. 그러한 인간관에 바탕하여 스미스는 국부론을 펼쳤고, 그에 기초하여 현대경제학이 출발하여 지금까지 왔다. 그리고 후의 경제학 이론들은 스미스의 이론을 가다듬어서 두 가지 측면

1. 동기적 측면에서 인간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2. 이성적 측면에서 인간은 합리적 사고를 하는 존재라는 기본 전제가

소위 고전적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현대 경제학의 밑바탕을 이루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아담스미스가 전제한 인간관이 잘못되었었다면? 그러면 그에 기초한 현대 경제학의 기초가 문제되는 것이다.

왜 인지심리학자인 Herbert Simon과 Danniel Kahneman 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을까? 바로 그러한 인간관이 잘못되어있고 경제학이 다시 써져야 한 것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담스미스처럼 앉은 자리에서 직관적으로만 생각하여 (이러한 학문 방식을 철학과 심리학에서는 arm-chair-psychology라 한다) 인간의 동기가 어떻다, 도덕이 어떻다 등의 관념적, 추상적 개년의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의 여러 실험 결과에 튼튼하게 기초하여, 그러한 인간관의 잘 못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Herbert Simon에 의하면 인간의 이성이란 완벽한 이성이 아니라 bounded rationality(제한된, 한계적 이성)이다. 인간은 세상의 모든 가능한 복잡성이 다 제시된 그러한 세상, 상황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비어있는; mostly empty> - 즉 사물간의 관계가 서로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이성은 어떤 제한된 특정 시점에서 특정 목표와 특정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그러한 제한된 이성이다. 컴퓨터처럼 모든 가능한 선택이나 결과를, 모든 가능한 논리 집합이나 논리 규칙의 적용을 모든 가능한 전 범위에 걸쳐 동시에 정보처리하여, 논리적 합리성을 지키며, 환경 자극 정보를 자신의 이익에 맞게 (고전적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듯이) maximizing, optimizing 추론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보다는 합리성, 논리성, 규준적 최적성을 상실하고서라도, 현제 주어진 제약(constraints) 내에서의 자신의 적응 행동이 만족성 + 충분성의 적절한 수준이라면 그러한 사고, 그러한 행위를 택하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 제한된 지식, 제한된 계산능력이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편법적(heuristic) 인지적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 인간 이성, 인지의 특성이지, 완변학 알고리즘적 계산을 하여 적응하는 것이 인간의 인지 특성이 아니다.

Simon 이후에,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인지심리학자 Danniel Kahneman 등의 판단과 결정과정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판단과 결정에 수많은 오류가 있는데, 이는 합리적 규칙의 조합에 의해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논리학이나 고전적 경제학의 규준이론(normative theory)이 부적합하며, 그보다는 인간 나름대로 자신의 지식, 동기 등에 의해 편향이 개입되며, 합리적 규칙이 아닌 여러 유형의 편법(heuristics)이 사용됨이 밝혀졌다.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 내에서의 처리는 완벽성과 정확성을 지킬 수가 없고, 따라서 완벽한, 최적의(complete, maximally optimal) 결정이 아니라, 결국 차선의 판단과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즉, 인간은 주어진 상황의 제한성과 자신의 인지 능력의 제한성 하에서 자신에게 현재로 어느 정도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형태의 결정을 해야 한다. 또 빠른 효율적 처리를 위하여 이따금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허용해야 한다. 이러한 처리는 완벽한 규칙적(앨고리즘적) 처리라기보다는 편법적(휴리스틱스) 처리에 해당한다.

인간의 사고의 특성을 추리와 판단 및 결정 과정 고찰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일관된 흐름이 있다. 추리, 선택과 결정에 대한 인지심리학적 연구결과, 연역적 추리나, 귀납적 추리나 판단 및 결정 과정들이 모두 오류가능성이 크며, 논리적 규칙을 올바로 적용한 합리적 사고, 규준적 사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리적 규칙을 적용한 논리적, 합리적 사고가 대부분이고 비합리적 사고가 예외인 것이 아니라, 그 역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인간의 추리, 판단, 결정이 합리적 논리규칙, 규준적 규칙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측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에, 논리규칙 중심의 어떤 원리에 의하여 작동되는 인지과정이라기보다는 다른 원리에 의하여 작동되는 인지과정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80년대 초까지 유지되어 왔던 합리주의적 접근의 설명틀로서의 한계가 드러난다.

사고과정의 이러한 탈논리규칙적, 비합리적 특성이 시사하는 바는, 인지 현상, 특히 사고 현상의 작용 mechanism을 탐색함에 있어서, 전통적 합리주의나, 전통적 인지주의의의 이성주의적 개념화 대신에, 대안적 개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고 과정에 있어서 사고자의 지식구조의 역할과 사고 상황 맥락의 역할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고전적 경제학에서 이야기하고, 모든 사회과학들이 전제하였던 것과 같은 “인간은 (제3자가 논리적,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각자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논리적 합리성 추구의 합리적, 이성적 존재(Rational agent)”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고전적 경제학의 기반이 힘없이 무너지게 된다. 인지심리학자들이 그냥 앉은 자리에서 직관적으로 머릿속으로만 이러쿵 저러쿵 추상적 개념 수준에서 이런 이론틀을 제기하였다면, 경제학자들은 그냥 이를 무시하고 틀린 이론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서 자기들이 해오던 틀 속에서 예전에 하던 방식으로 추구하여 갈 수가 있다. 그러나 Simon과 Kahneman의 이론들은 탄탄한 경험적, 실험적 증거 위에 서있다.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이러한 새 관점, 새 인간관에 바탕한 행동경제학이 탄생한 것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일류 대학의 젊은 경제학자들, 창의적인 경제학자들이 이 행동경제학에 쏠리고 있고 학생들이 몰리는 것이다.

Simon, Kahneman의 이론은 단지 심리학적, 경제학적 이론에 멈추지 않고, 기존의 인간관, 즉 인간의 감정은 비합리적이나,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인간관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인간관 자체가 바꾸어지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Simon, Kahneman이 몸담고 있는 인지과학의 등장이,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며, 과학적 변혁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한글 참고문헌>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 (2007). 행동경제학. 서울: 지형.
-안서원 지음 (2006). 사이먼 & 카너만. 김영사.
-이정모 (지음) (2001). 인지심리학: 형성사, 개념적 기초, 조망. 아카넷.
제11장 사고의 합리성1 : 추리, 판단 및 결정 과정의 일반적 특성
제12장 사고의 합리성2 : 인지심리학적 연구의 의의
-카네만, 슬로빅, 트발스키 (편저), 이영애 (옮김) (2001).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추단법과 편향. 대우학술총서 518. 아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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