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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19, 2008

인문-사회-자연과학 융합의 현장인 인지과학은 어떠한 미래를 여는가?

- html version link:
http://cogpsy.skku.ac.kr/cwb-data/data/newarticle/cogfuture8_0.htm



이정모 (성균관대 심리학과/ 인지과학협동과정)
jmlee@skku.edu http://cogpsy.skku.ac.kr/ http://blog.naver.com/metapsy

2008/ 02/ 20/ Version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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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막 입학한 신입생이건, 재학생이건 일반인이건 간에, 인간 및 인간사회의 본질, 컴퓨터, 경제, 과학기술, 미래 등에 대하여 조금 깊은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 해외 학계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미래에 어떠한 본질적 변혁과 시사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하여 궁금하리라 본다. 특히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로서는 앞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기대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 생각이 많으리라 본다. 이들을 위하여 그동안에 인지과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들을 엮어, 미래에 대한 시사에 초점을 맞추어 단편적인 작은 글을 만들어 본다. 짧은 지식을 엮은 것이지만 이 내용만이라도 젊은이들의 새로운 생각의 실마리를 찾는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한 가지 주의 사항은 이 글을 전체 또는 부분을 복사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 집단, 사이트에 옮기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한 경우와 인용시에는 원전을 밝혀주기 바란다. 반면 이 글의 일부 또는 전체를 복사하여 웹상에서 자기 글로 판매하는 부도덕한 행위는 금한다.
* Copyrightⓒ2008, Jung-Mo Lee; Version 4: 2008년 2월 21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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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절에서는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예측, 2절에서 인지과학과의 관련성 위에서 미래의 여러 가지의 급진적 변화가 인간 삶, 존재의 의미 등에 어떠한 시사를 지니게 될 것인가를 살펴보았다. 3절에서 인지과학이 과거에 이루어 놓은 공헌을 살펴보고, 4절에서 인지과학이 미래에 이끌어 낼 중요한 변화의 심대한 의미를 살펴보았다. 미래에 중요한 시사를 지니는 변화 중에서 아직 국내에 파급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바, 즉 인지과학이 가져오는 경제학의 재구성의 내용과 그 의의를 중심으로 5절에서 살펴보았다. 6절에서는 인지과학이 인문학, 예술 등에 영향주어 일으키고 있는 변화와 미래에 대한 시사를, 7절에서는 인지과학이 과학기술영역, 특히 미래 융합과학기술과 관련하여 어떠한 미래를 가능하게 할지를 간략히 살펴보고 종합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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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일반적 예측

1.1. - 미래가 일반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여러 문헌들, 웹 자료들에서 제시되어 있다. 다음 사이트들에서 이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사회와 테크놀로지의 변화 추세
미래 테크놀로지의 타임라인 (동적/ interactive 그림)
-
http://www.btplc.com/Innovation/News/timeline/index.htm
-
http://www.btplc.com/Innovation/News/timeline.htm (정적 그림)

- 세계미래학회의 2003년 50대 미래 예측 보고서
http://eric.ed.gov/ERICDocs/data/ericdocs2sql/content_storage_01/0000019b/80/1b/28/40.pdf
- 세계 미래학회의 2008년 진단과 예측
http://www.wfs.org/Nov-Dec%20Files/TOPTEN.htm

1.2.
-세계 미래학회가 2006년에 제시한 미래 53개의 Trends 중(Special Report Published by the World Future Society) 이 글의 제목과 대학생과 관련된 내용들을 일부를 선별하여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 디지털 정보관리 기술의 여부에 의하여 사람들이 그런 기술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나뉘어져서 빈부의 격차처럼 사회계층이 형성되는 digital divide가 사라져감.
-이전에는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없던 수준의 직업 수준에서도 별도의 지식과 기술 교육이 필요함
[].
-젊은이들은 경제적 성공에 대하여 점차 더 비중을 두게 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국가적으로는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자기 자신은 경제적 성공과 잘 삶을 원하고, 기대할 것임.
[].
-테크놀로지가 경제화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점증함.
-컴퓨터가 도구가 아니라 환경이 됨.
-로봇이 반복적, 일상적, 위험적, 원거리적 일을 떠맡는 비율 증가.
-Ubiquitous computing, 인공지능, 수퍼컴의 상용화=> 이에 걸맞는 훈련, 교육 필요해짐
[].
-의약, 컴퓨터 분야의 연구개발 줄고 BT. NT, 안전기술 등의 분야 연구 점증
-후진국가의 brain-drain 일어남
[].
-새로운 발견과 응용을 통하여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는 가속화됨
-Product cycle (한 공산품의 유통성, 효용성 수명) 의 점진적 감소
-오늘날 알고 있고 사용하고 있는 테크놀로지 지식의 합이, 2050 년경에 가서는 그 당시의 전체 사용가능한 지식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임
-'평생학습'이 테크놀로지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상황
[].
-미래에는 중요한 의학적 발견과 진보가 거의 매일 일어날 것임
[].
- 인터넷 지식 보유가 직업 획득에 점증적으로 중요.
[].
-교육과 훈련이 사회 전반적으로 증대될 것임
-지식의 turnover가 급증하여 계속적인 훈련이 요구될 것임
-오늘 날의 공학기술자의 지식의 수명이 5년 정도가 될 것임
-10년 내에 한 엔니지어가 아는 지식의 90% 이상이 컴퓨터에 의하여 공유/제공될 것임
-10년 내에, 한 대학 신입생이 배우는 지식의 반 이상이 그 학생이 4학년 때쯤이면 낡은 지식이 될 것임
-고도의 기술 서비스 직종에서 10년 이내에 10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임
-중소기업도 고용자들의 교육/훈련을 투자로 생각하게 됨
[]
-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년에 직업 경력을 바꾸기에, 2차, 3차 직업(careers)이 보편적이 될 것임; -33-39세에 지니고 있던 직종은 5년내로 그만두게 됨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10년마다 경력을 바꿀 것임
-현재 40-50대 및 그의 자녀들은 5-6개의 직업을 겪게 될 것임
-의미있는, 사회봉사적 직업의 비중이 나이든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게 됨
-현재의 직장에 있으면서 다음의 직종을 생각하여야 함
[].
-현재의 직업 윤리(job ethics)가 사라져갈 것임
-직업 안정성과 고수입 보다는 자아실현, fulfillment 중심으로 바꿔져 갈 것임
-새 직업/노동관: The new generation of workers cannot simply be hired and ignored. They must be nurtured, paid well, and made feel appreciated. Training is crucial.
-새 기술을 배울 기회를 주지 않으면, 젊은이들은 재빨리, 자신의 평생경력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른 일자리를 찾을 것임
[].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commodity가 됨

*더 자세한 것은 위의 세계미래학회 사이트나 이 학회의 보고서를 구하여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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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급진적 예측

이런, 저런 자료를 참고하고, Ray Kurzweil의 ‘특이점, Singularity’ 주장과 Nick Bostrom 등의 ‘트랜스휴머니즘, Transhumanism’ 등의 주장과 인지과학의 응용적 미래의 내용을 참고하여 종합하다 보니, 현재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급격히 일어나고 있는 변화 추세와 그것이 주는 미래에의 심대한 의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래 [4절].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 에서와 같은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에, 미국에서 2005년에 출간된 Joel Garreau 의 “Radical Evolution" (New York: Broadway Books) 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The promise and Peril of Enhancing Our Minds, Our Bodies - and What It Means to Be Human."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에 크게 공감을 하던 중, 국내에서 이 책이 도서출판 넥서스의 인문브랜드 ‘지식의 숲’에서 출간된 것을 알았다. 책을 구하여 읽었다. 인지과학, 미래사회, 인간의 본성, 인간 존재, 삶의 본질 등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여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하여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출판사에서 이 책을 소개한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급진적 진화”(조엘 가로 지음, 임지원 옮김), 지식의 숲
- 도서출판 넥서스 사이트에서
http://www.nexusbook.com/
‘급진적 진화'로 검색하여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받거나
다른 도서 관련 사이트에서 이 책에 대한 개략적 정보를 볼 수 있음
............................................................................................................

워싱턴포스트의 기자인 조엘 가로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선도하는 각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 및 전문가들을 취재하여, 최근 각광받는 GRIN 기술, 즉 생명공학(Genetics), 로봇공학(Robot Technology),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나노기술(Nanotechnology)이 인간에게 적용될 때 찾아올 미래를 이 책에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이라는 종(種)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매우 독특한 책이다.

- 우리는 지금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우리의 기술은 바깥 세계를 겨냥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꾸고자 했던 것이다. 불의 사용이나 옷의 발명에서 보듯 우리는 먼저 외부의 요소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방법을 찾았다. 농업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는 식량 생산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도시를 지어서 안전을 도모했다. 전화와 비행기가 거리의 벽을 무너뜨렸다. 항생제가 치명적 미생물의 공격을 저지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바로 우리 자신의 내부로 돌리는 전면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제 기술은 우리의 마음, 우리의 기억, 우리의 신체대사, 우리의 성격, 우리의 자손과 결합하기 시작했고, 어쩌면 우리의 영혼과도 결합할지 모른다. 진지하고 중요한 인물들이 새로운 종류의 조작된 진화라고 부를 정도로 인간을 크게 변화시키는 작업을 개시했다. 그 작업은 바로 우리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 UCLA 의과대학의 의학·기술·사회 연구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그레고리 스턱은 “새로운 미개척지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
- * 책 내용중 일부" : 책 소개 홍보자료 중에서 -

이러한 미래에 대하여 저자 Garreau는 과학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낙관적 예측을 Heaven(천당) 시나리오로 (4장),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을 Hell(지옥) 시나리오로 (5장), 건설적 대안적 예측을 Prevail(주도) 시나리오로(5장), 그리고 인문학-자연과학-공학기술 등을 종합하는 종합적인 미래 흐름 관점을 Transcend(초월) 시나리오 로(7장) 풀어 쓰고 있다.

(- 비록 책의 저자가, 현재 각광받고 있는 Technologies로 로봇기술, 정보기술, 생명공학 기술만을 ‘GRIN 테크놀로지’로만 언급하고 있고 ‘NBIC 융합과학기술,로 언급하고 있지 않는데, 이것은 책이 쓰여진 시점상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2002년에 미국 과학재단에서 NBIC 융합과학기술 틀을 만들어 내어 놓은 Roco 박사 등이 2000년 2001년 초기에는 아직 인지과학이 주는 미래 의의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유전공학을 강조하여 GRIN 테크놀로지만을 강조하다가 2002년에서야 Cogno 라는 인지과학기술을 도입하고, 유전공학기술을 생명공학기술(BIO) 내에 포함하여 NBIC Technologies 의 틀로 재구성하였는데, 이 책의 저자 Garreau가 Roco 박사 등을 인터뷰한 것은 2002년 NBIC 융합과학기술 틀 형성 이전이었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특이점이나 트랜스휴머니즘의 문제가 곧 인지과학의 문제이며, 이 책이 다루는 많은 내용들이 인간의 본성, 인류사회의 본질, 진화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이 문제들이 곧 인지과학의 문제임을 언급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역자가 human enhancement 를 인간 ‘강화’라고, prevail을 ‘주도’라고 번역하여 조금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인지과학, 인류의 미래, 과학기술의 의의 등을 생각하여온 사람들이면 꼭 읽어두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의 일부는 다음 2절에서 다루어진다.

미래가 급진적으로 변화 하며 이렇게 전개될 터인데, 우리가 현재에 지니고 있는 상식에 근거한 예측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미래 사회가 전개될 터인데, 옛날식 사고틀을 지닌 부모님이나, 고교의 진학지도 교사나, 미래에 대하여 잘 생각하여 본 일이 없는 친구나, 그냥 무선적으로 주워들은 매스컴의 단편적 자료에 의지하여서만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교교생, 대학 신입생, 대학 재학생이, 일반인이 있다면 그는 10 내지 20 여년 후의 미래 사회에 적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하겠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예측, 막연한 지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하여 볼 필요가 있다. 변화의 양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달라지는 미래에 대하여 21세기에 사는 젊은이로서 그에 대한 적절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전개되고 있어서 우리가 그에 대하여 상당한 고려를 하여야 할 여러 흐름들이 있겠지만, 21세기와 그 이후에 전개될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흐름 중의 중요한 흐름들을, 학제적 종합과학인 인지과학을 30여년 하여 공부하여 온 나의 입장에서 종합하여 본다면, R. Kurzweil의 특이점(Singularity)의 의의나, 트랜스휴머니즘을 주창하는 N. Bostrom의 관점이나, 미국-유럽에서 제시된 NBIC 또는 CTEKS 융합과학기술의 틀의 공통 분모인 바로 인지과학의 영향이다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인지과학과 다른 학문(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의 상호작용과 인류 삶의 실제 진행 상황들이 드러내는 여러 양상들이 지니는 미래에 대한 심대한 의의가, 애석하게도 한국내에서는 전통적 물질 중심의 과학관을 지닌 많은 사람들(과학자이건, 기술자이건, 인문학자이건, 정치가이건, 대학행정가이건, 과학교육 관료이건, 매스컴 종사자이건, 일반인이건)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미래학자들과 과학기술 정책가들이 이 중요성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정책적 대처를 치밀히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여간,
그러면 인지과학은 과거에 인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 왔고,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며, 어떤 의의, 시사를 지니는 것인가?

이하에서는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 가능성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기술하여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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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과거와 현재에 인지과학은 어떠한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가?

- 20세기 후반에 과학계에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이 일어났다. 종래의 인간관, 물질관, 기계관, 학문관, 과학기술관을 대폭 수정하게 하는 새로운 관점인 인지 패러다임이 형성된 것이다. 두뇌의 좌우반구 분할 연구로 의학/생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신경심리학자 로져 스페리 박사는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과학적 사건이 인지혁명이 라고 말하였다.

“인지주의 과학혁명의 영향 결과로 일어난 기본적 변화란 수준간 인과적 결정론에 대한 상이한 패러다임의 출현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전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결정된다는 전통적 가정 대신에, 우리는 역방향적 하향적 결정론을 전제하는 것이다. (물리학의) 전통적 상향적 입장과 인지주의의 하향적 입장이 조합된 '이중 방향', '이중 결정' 모형은 과학으로 하여금 인간 자신과 자연의 질서 전체를 지각하고, 설명하고,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양식 - 진정한 Kuhn적 세계관 패러다임의 전이로서의 -을 부여하였다. ... .그 결과로, 과학이 이전에 유지해온 바인, 순전히 전적으로 물리적이고, 가치 결여적이며 과학이 상징하던 바, 과학이 지지해오던 바, 과학의 현실 신조와 세계관들이 급진적으로 수정되는 것이다. - (Sperry, 1995, p. 505-506).”

이러한 인지과학이 그동안 인류 문화사에서 이루어 놓은 중요한 영향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3.1. 주판과 같은 산술적 계산기에 지나지 않던 컴퓨터를 정보처리하는 컴퓨터로 개념화 하고 인간의 지능을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이론화화 한 공헌:

- 지난 세기 후반에 ‘정보’라는 개념 자체를 인류에게 제시하고, ‘정보사회’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하고, 인간의 마음, 뇌, 컴퓨터를 연결하는 개념적 틀 중심으로 세상을 보게 한 과학적 혁명이 바로 ‘인지혁명’이다. 단순한 숫자 처리 계산기에 지나지 않았던 계산기를 정보처리와 지능을 지닌 컴퓨터로 대 변혁을 할 수 있게 한 이론적, 개념적 틀을 제공한 것이 인지과학이다. 현재 모두가 논하고 있는 IT의 개념, 예를 들어서 정보처리라든가, 지식표상 즉 데이터베이스, 세만틱웹 등의 개념을 제시한 것이 인지과학이다. 하드웨어 측면을 제외하면 인지과학은 IT과학의 모태적 학문이다. 미래 디지털 기술사회의 개념적, 이론적 바탕을 인지과학이 만들어 낸 것이다.

3.2. 인간 이성은 합리적이다’, ‘인간은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한 이성적 존재이다’ 라는 전통적 이성주의적, 상식적, 사회과학적 관점을 경험적 증거에 의하여 무너뜨린 공헌:

동물과 달리 인간은 본능과 감정에만 의존하지 않는 이성적 존재이며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다 라는 관점은 17세기 계몽시대 이후에 인류가 가지고 온 통념적인, 상식적인 관점이고, 이러한 관점에 바탕하여 법, 경제, 행정 등의 사회제도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관점은 사회과학의 기본 전제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인지과학의 등장 이후에, 1960년대에는 인지과학자 H. Simon(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 인간 이성의 합리성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였다. 인간 이성은 논리적 합리성을 지니기 보다는 인간의 주의와 기억 등의 인지적 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제한된, 한계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특성을 보임을 주장하였다.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에 인지심리학자 Tversky, 그리고 Kahneman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은 인간 이성이 판단과 결정, 선택의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님을, 인간이 자신에게 돌아올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냉철한 합리적 존재가 아님을 여러 실험 증거에 의하여 증명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여온 사회과학의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인간과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여야 할 절실한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로 인하여 사회과학의 전통적 가정과 전제이었던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틀은 경험적, 실험적 증거에 의하여 무너지게 된 것이다.

3.3. 신경망 이론(연결주의)을 출발, 발전시키고 뇌영상기법을 바탕으로 한 인지신경과학을 출발, 발전시킴으로써, 인류가 ‘마음-뇌-컴퓨터(Mind-Brain-Computer: MBC)'의 연결 주제를 과학의 새 frontiers로 삼고, 이 셋을 연결하여 생각하며, 탐구하게 한 공헌

- 인지과학은 일반적 지식을 사전에 정의하여 입력하는 것을 추구하던 top-down 식의 전통적 논리적 알고리즘 중심의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1980년대 중반에 낱개 풀뿌리 단위인 신경세포 단위에서 bottom-up적으로 계산하여 상위 지식을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틀인 신경망접근(연결주의)를 발전시키고, 이후에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을 연결하여 인지신경과학을 출발시킴으로써 요즈음 각광받고 있는 뇌연구(단순히 해부학적, 생물적 구조의 탐구가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행동적 기능과 연결시켜 이해하는 뇌의 신경적 구조와 과정들에 대한 연구)를 과학적 연구의 총아로 만들었다.
- 신경망/ 연결주의에 대한 종합적 소개는 이정모(2001), 9장. ‘뇌와 계산: 연결주의 접근’. (pp. 323-360) 참조.; - 인지신경과학에 대한 종합적 소개는 같은 책 10장. ‘뇌와 마음의 연결: 인지신경심리학’. (pp. 361-404). 참조

3.4. 마음의 작용은 신체나 물질로 환원할 수 없는 고차적 수준의 과정이다 라고 생각한 전통적 심신 이원론을 일차적으로 깨뜨리고, 이차적으로는, ‘마음 = 뇌(의 신경적 과정)’ 이라는 환원주의적 생각을 깨뜨리면서, 마음 개념의 재구성을 촉발 시키고 있는 공헌.

인지과학의 등장과 인지과학 내에서 전개된 연결주의(신경망적 접근)나 인지신경과학, 심리철학 등의 발전은 전통적으로 서구 학계의 기본이 되었던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대한 심각한, 적극적인 반론을 전개하고, 심적 과정을 뇌의 신경과정으로 환원하여 설명하는 유물론적 일원론의 떠오름을 촉진시켰다. 인지과학의 등장에 의하여 전통적으로 내려온 데카르트적 2원론적 심신론의 일차적 재구성이 이루어진 것이고 이러한 관점이 인지과학 일반이나 자연과학 학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대안적 관점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마음(Mind)의 모든 과정을 뇌의 신경과정으로만 환원할 수는 없다는 관점이다. 마음, 인지는 추상적, 비신체적 과정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일차로는 뇌의 신경과정으로 이해하지만, 2차로는 뇌만으로도 안 되고 몸을 통하여, 3차로는 몸이 내재하여 있는 환경을 통하여 행위로 구현되는 과정적 전체로서 (뇌-몸-행위-환경의 총체)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뇌, 몸, 환경자극 등의 세 요소가 하나의 불가분의 통합된 단위로 엮어지며 신체를 지닌 인간의 행위로서 구현되는 것으로 마음을 이해하여야 한다는 입장이 전개되고 있다.(참고: 이정모, 2007,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26,2,1-38). 몸과 마음이 별개의 것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소련의 사회심리학자 Vygotsky,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Hayek 등이 이미 오래전에 언급한 입장에 대한 재해석, 재구성이며, 유럽의 현상학철학자들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하여 이미 이전에 주장한 내용을 최근의 인지과학과 신경과학, 사회인지-발달심리학이 연결되어 재구성하는 틀인 것이다.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확장된 마음(extened mind), 환경에 내재-구현된 마음(embedded cognition) 등의 용어로 불리는 이 새로운 입장은, 신비하고 추상적인 빗물질적인 무엇으로서의 전통적 이원론 내에서의 마음 개념도 넘어서며, 뇌라는 그릇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경적 과정이라는 소박한 물질주의적 일원론적 마음 개념도 넘어서서, 삶의 현실에서 몸을 가지고 환경의 여러 대상(인공물을 포함하여)과 상호작용하며 행위를 이루어 내는 능동적인 과정적 실체로서 개념화하고 있다. 하나의 복잡계로서의 개념화인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과 통합된 실체로서의 마음 개념은, 환경의 여러 맥락, 여러 대상들과 떼어 놓을 수 없고 괴리되지 않는 그러한 역동적 마음을 지칭하는 것이고, 이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대상인 인공물과 인간 마음을 하나의 연결선상에서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자연히 R. Kurzweil 등의 개념, 즉 인간의 지능과 기계지능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단계인 '특이점' 개념이 인지과학의 첨단적 마음 이론 입장과 연결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인간의 마음과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이 함께 공진화 한다는 개념 틀이 그 중요성을 뜨게 되는데 이는 4절에서 언급하기로 한다.

3.5, 학제적 학문의 전형, 그리고 인문-사회-자연과학-공학의 융합, 통섭의 전형을 보여준 공헌:

인지과학은 그 특성상 정보처리적 인지주의라는 보는 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학문들이 결합된 학문이다. 여러 학문들이 서로 연결되어 학제적, 수렴적으로 공동의 물음을 던지는 본보기를 보여 준 학문이다. 하나의 학제적 학문이 어떻게 형성되고 계속 변화하며 발전하여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전형적 학문이다. 21세기에 강조되고 있는 학문간의 통섭, 수렴, 융합의 모범을 보여주는 학문이다.

인지과학은
1. 전통적 인문학의 중심인 철학의 핵심 문제인 ‘앎’의 문제, 심신의 문제 등을 초점으로 출발하였지만 그것을 인문학의 또 다른 영역인 언어학 등과 연결하고,/
2. 자연과학의 핵심인 수학에서의 중심주제인 ‘계산 computation’의 개념과 수학, 논리학의 형식인 기호논리, formalism을 연결하고
3. 이에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공학 분야를 1950년대에 창출하여 연결하고,/
4. 사회과학의 기초학문이었던 심리학이 행동을 버리고 인지를 중심으로 재탄생하며 연결되게 하고,/
5. 해부학과 동물생리학 중심이었던 생물학의 한 영역이 신경과학으로 재구성되어서 인지과학과 연결되어 인지신경과학이라는 영역을 출발시킴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뇌의 신경구조와 과정의 측면을 탐구하며, 이를 인간의 인지-행동이라는 사회적이며-인문적(의미해석이기에)이며-생물적이며-기호로 형식화 할 수 있는(논리학과 컴퓨터과학적) 측면과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 영역을 출발시키고
6. 인공지능, 인간공학, 감성공학, 인지공학, 인간-컴퓨터-상호작용(HCI), 응용사회인지심리 등의 분야에서와 같이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인공물의 디자인, 지능시스템의 구성, 효율적 활용, 그리고 각종 사회적 조직, 기관, 제도 등에서의 인간간의 상호작용 특성의 이해 및 개선 등에서 다른 어떤 학문에 뒤지지 않을 만큼 학문간 그 융합적, 응용적 효용성을 보여주어 왔다.

또한 응용과 순수이론의 경계를 허물은 일들이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일어났지만, 인지과학 분야에서는 인지과학을 구성하고 있는 인공지능 등의 특성상 다른 분야와 독특한 면이 있다. 인지과학은 그 본질상 인간 및 동물뿐만 아니라, 인공적 지능 체계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정보적 처리 구조와 과정을 문제 삼기에 당연히 응용적 학문 분야와 별개적으로 생각하기 힘들다. 자연히 인지과학에서는 응용과 순수 이론의 경계의 구분이 부적절하여지며, 응용적 측면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따라서 인지과학에서는 인지공학 등의 응용인지과학이 응용인지기술(Cognitive Technologies)의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이러한 응용 분야가 순수이론 탐구(예: 정보처리적 심적 구조나 과정의 탐구)에 이론적으로 도움이 되고 시사하는 바가 커지게 된다. science인 인지과학이 기술 technology에 중요한 영향을 지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연유이다. 최근의 로보틱스, 뇌-컴퓨터상호작용(인터페이스; BCI), 인지공학, 인지ergonomics, informatics, 인지시스템 등의 연구와 발달은 인지과학의 응용과 순수이론이 얼마나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모든 측면은 인지과학이, 오늘날 국내외에서 논의되고 있는 학문간, 분야간 ‘융합’, ‘통섭의 가장 대표적인 전형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과 이과 간, 학문간의 융합, 통섭을 찾고 이루려한다면, 먼저 인지과학을 탐구하고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모른 채, 국내의 많은 교육계, 과학계 인사들이 다른 곳에서 융합을 찾거나 만들려는 연목구어 하는 식의 시도는 조금은 한심스런 일이다.

- 이러한 몇 가지 중요한 영향, 공헌을 인지과학이 이루어 내어 왔고, 또 이루어 내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인지과학의 영향으로 미래가 어떻게 달리 전개될 것인가? 이러한 인지과학의 영향에 의해 달라지는 미래의 전개 특성을 열거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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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 특성

- (앞의 3.1.절에서 설명한 바, 인지주의, 인지과학의 등장에 따라 컴퓨터가 인간 삶의 필수 요소가 되고, 정보개념, 인터넷 세상, 디지털 사회, 정보과학, 정보기술 등이 등장하게 하고 또 발전하며 전개되어 왔고 또 미래에도 계속 전개될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에 인지과학이 미래에 컴퓨터, 디지털 세상 등에 주는 일반적 영향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

4.1.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미래

미국의 R. Kurzweil의 책 “The Singularity is near."는 미국에서 2005년에 출간되고 국내에서 지난해에 '특이점이 온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서 미래 과학기술과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 책의 저자는 레이 커즈와일 박사로, 그는 선구적인 미래과학자로서, “미국을 만든 16명의 혁신가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에 의하면 미래 인류 사회를 특징짓는 주요 측면은 인간과 인공물의 관계의 변화이다. 30 여년 후에는 인간지능과 기계지능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인간의 지능, 기계의 지능을 구분 하는 것 자체가 낙후된 관점인 시대가 오는 것이며, 역사 이래 자연적 생물적 인간으로 존재하여 온 인간이 기계와 신체 및 인지적 기능(마음의 기능) 면에서 융합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예지하여 주는 것이다. Trans-Humanism으로도 불리는 이 새로운 미래과학기술-인간관은 지금까지 전통적 과학기술관이 유지하여온 바인 물질, 기계 중심의 과학기술 관에서 벗어나서, [물질-기계-인간신체-인간지능/마음]을 통합적으로 개념화하며, 이해, 연구하고, 응용기술을 개발하여야하는 절박성을 제기하고 있다.(Kurzweil의 삶과 Bostrom의 삶 등에 대한 좋은 소개는 앞서 소개한 Garreau의 '급진적 진화' 책에 제시되어 있다.)

이것이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여러분도 자동차 운전하는 사람으로서 내비게이션 기구에 전적으로 의존하여서 장소를 찾아가는 자기자신을 돌아보거나, 펜을 들고 글을 쓰려면 생각이 잘 안되고 글이 잘 쓰여지지 않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키보드에 손을 얹어 놓자마자 글이 술술 쓰여지기 시작하는 자신을 돌아본다든지, 몇 년 전만 하여도 일일이 기억하였던 전화번호를 이제는 핸드폰에 다 저장하여 놓고 그 번호들을 잊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면, 내 머리 속에 있어야 할 기억이, 나의 생각하는 인지능력이 내 안에 잊지 않고 저 밖에 있는 인공물에 의존하여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인간과 인공물의 구분이 무너지는 가능성이 무섭게 빨리 현실로 닥아 오고 있다. 그러한 무너짐이 시사하는 바를 다음에서 정리하여 본다. (참고: 이정모, 2007,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26,2,1-38).

4.2.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그리고 인간을 넘어서 인공물로: 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
- 제2의 계몽시대의 도래함 (The Age of the 2nd Enlightenment)

인류가 인간 자신에 대하여 생각하여온 틀은 역사적으로 몇 단계의 중요한 변화를 거쳤다. 서구문화 중심으로 본다면, 옛날부터 중세시대 까지는 '하늘 중심의 사회'였다. 인간보다 신이 더 중요하고, 자연과 인간사의 모든 것을 신의 의지가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그러한 시대였다. 그 이후 르네상스시대와 17세기의 계몽시대를 [1st 계몽/ 깨달음시대] 거치면서 신보다는 인간이 중심이 되고, 자연사 및 인간사를 기계적 결정론이라는 자연법칙이 좌우한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인간과 동물이 완연히 구분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후에 다윈의 진화론이 나와서야 인간과 동물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형성되고 인간 존재 개념이 크게 바꾸어졌다.

그런데 지금 21세기에 이르러 또 하나의 생각 틀의 커다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커즈와일 등이 지적하는 바는 30여년 후의 미래 어느 시점에서 인간과 기계, 즉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과 그것을 만든 인간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내용이 허구만이 아니라 실현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그 허물어짐이 얼마나 완벽할 것인가는 차치하고라도, 그 무너짐이 상당한 정도일 것이라는 것,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을 것임은 위의 내비게이션 기기 예를 보아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인간과 인공물, 인간의 마음/지능과 인공적(기계적) 지능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면 마음, 지능의 개념이, 인간 존재의 개념이 밑뿌리부터 재구성되어야 하는 시점이 닥아 오는 것이다. 이러한 변혁은 [신 중심에서 -> 인간 중심으로]의 생각틀의 변혁에 못지 않는 생각틀의 변혁, 현실적 변혁인 것이다.[2nd 계몽/ 깨달음 시대]

이러한 큰 변혁, 즉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간 존재 개념을 바탕부터 재정립하여야 할 이 시점에서 이를 예측하고 설명하고 현실적 적응의 틀을 제공하는 학문 틀이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위의 3.4에서 언급한 ‘마음’ 개념의 재구성의 인지과학적 이론적 작업과 3.5.에서 언급한 인지과학의 응용의 연결에서 온다. 인간, 인간의 마음/지능, 인공물을 연결하여 이해, 설명하면 구체적 응용 테크놀로지 개발의 기초틀이 되는 것이 인지과학이 된다. 인지과학이 미래 인류 삶에서 핵심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마음)과 인공물의 공진화: 3.4, 3.5, 4.1, 4.2 절의 내용을 연결하여 진화적 관점에서 이론적 틀을 전개한다면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인간과 인공물의 공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그리고 이루어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는 순수한 신체적 진화, 마음의 진화의 역사라고 하기 보다는 인간의 마음과 몸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과 공진화해 온 역사라고 볼 수 있다. ... 단순히 인간이 인공물을 만들고 활용한다는 일방향적인 활동에 의하여 인간의 진화가 이루어졌기보다는, 인공물이 인간의 신체적, 심리적 활동을 확장시키고 또 제약하기도 하는 쌍방향적 상호작용 과정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공물과 인간 마음이 오랜 세월에 걸쳐 공진화하였다면, 그 과정에서 인간의 마음속의 어떤 내적 표상 구조, 특히 외부 세계와 자신의 문제 상황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적 구성개념들이 외현화되고 물리적 환경에 구현되어 인공물이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현화 및 구현 과정 속에서 인간의 뇌와 마음, 특히 인지는 끊임없이 외부 세계의 역동적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외부세계와 인간의 마음, 그리고 그것을 연결해주는 표상체계를 재구성 내지 창안해가며 변화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 마음의 진화란, 인간 마음속의 생각을 외현화하여 인공물에 구현하고, 인공물을 활용하는 활동을 통하여 다시 그 도구의 어떤 특성이 마음속으로 내재화되고, 그 결과로 그 인공물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이것이 다시 외현화되어 인공물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마음으로 피드백되는 가운데 마음과 인공물을 오가는 끊임없는 <되돌이 고리>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되돌이 고리는 21세기인 지금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치지 않고 되풀이 될 것이며 그를 통하여 우리의 심적 능력과 특성의 변화, 삶의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이정모, 2007, 중에서)

그런데 과연 인지과학이 미래 사회에서 이러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일까? 이것은 미국과 유럽공동체 등이 최근에 발전시킨 융합과학(수렴과학)기술 틀의 내용을 드려다 보면 알 수 있게 된다.

4.3.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전개와 인지과학

최근 서구에서 발표된 미래 융합과학기술 예측보고서를 보면 서구의 과학기술은 크게 두 단계를 거쳐서 제3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과 기계의 연구개발을 강조하던 [물질/기계] 중심 시대였다. 20세기 중반 이후에 시작된 제 2단계는 이에 더하여 정보와 생명이 강조되는 [물질/기계 + 정보 + 생명] 중심 과학기술 단계였다. 그런데 지금 21세기에 이르러 과학기술은 [물질/기계 + 생명 + 정보 + 인지/mind] 중심의 융합과학기술로 변하고 있다.
미국 과학재단과 상무성이 미국 국립과학기술원 나노과학공학기술 위원회의 요청을 받아서 공동으로 학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도출해 낸 미래 융합과학기술(Convergng Technologies) 틀의 4대 핵심축은 나노기술(NT), 바이오 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기술(CogT)이다.

http://www.wtec.org/ConvergingTechnologies/

-그림 :
http://cogpsy.skku.ac.kr/cwb-data/data/cogscience/인지과학7-융합과학.jpg
http://cogpsy.skku.ac.kr/cwb-data/data/cogscience/인지과학8-융합과학수준_0.JPG

이 NSF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래 융합과학기술은 Nano(나노기술), Bio(생명과학기술), Info(정보과학기술), Cogno(인지과학기술) 의 4개의 핵심축이 초기 단계부터 수렴, 융합되어 교육되고, 연구되고, 응용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로 따로 별개로 진행하여 연구, 개발하고 후에 합친다는 것이 아니다).

NBIC 융합과학기술 틀이 나노과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 낸 틀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융합과학기술 추진의 궁극적 목표가 '획기적인 물질, 기계의 발명'이나 '인간의 장수'가 아니라, 인간 개개인이 각자의 일상생활에서, 학교, 일터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Improving Human Performance ) 기술의 개발에 있다는 데에 우리는 주목하여야 한다.

NBIC융합과학 기술 틀은 개개인의 인지적 능력, 정서적 적응력, 신체 능력을 최적으로 효율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을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미래에는 우리가 과거에 지녀온 물질 중심의 과학기술관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 새 틀의 중요한 시사점이다. (아직은 이 시사하는 바를 국내 과학기술계 인사나 대학교육기관의 담당자들이나 일반 대학생들의 지식구조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한편 유럽공동체의 신기술예측 고위전문가위원회는 유럽이 추구하여야 할 미래과학기술의 틀을 미국의 NBIC 틀에 유럽의 과학기술 및 문화 특성을 가미한 CTEKS(유럽지식사회를 위한 융합과학기술; Converging Technologies for European Knowledge Society) 틀로 2004년 9월에 제시하였다. 이 틀의 특징은 미국의 미래 융합과학기술 틀에 사회과학, 환경과학 등을 추가하며 미래 과학기술의 기획과 발전에서 사회과학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 NSF와 유럽공동체가 제시한 틀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발전 및 미래 사회 전반에서의 인지과학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IBM의 Almaden 연구소의 James Spohrer 소장 (Service Science 라는 분야를 창안함) 등은 '인지시스템'을 물리시스템, 생명시스템과 함께 자연계의 3대 시스템으로 분류하고, 이 셋을 모두 정보적 복잡계라고 규정하였다.

IBM 리더들이 제시한 복잡계의 구조 개념틀

1. Natural Systems (자연체계)
Physical systems: 물리학, 천체물리학 나노기술 등
Living systems : 생물학, 화학, 동물생태학, 발생학 등
Cognitive Systems: 인지과학, 심리학, 신경생리학, 아동발달과학 등
2. Human-Made systems (인공체계)
Social systems : 사회학, 동물생태학, 언어학, 경제학, 정치학, 조직행동
Technology systems : 테크놀로지디자인과학, HCI, 인간공학, 바이오닉스

이러한 최근의 흐름들을 되돌아 본다면,

1. 그동안 과거물질/기계 중심의 과학기술 발전의 1단계를 통하여 인류가 '편하게' 살고,
2. 2단계의 생명 과학기술의 강조를 통하여 '병 없이 오래' 사는 것도 중요했다.
3. 그러나 21세기에는 '그렇게 편하게 오래 살아서 무엇을 하며 살 것인데? 뭘 할 것인데?'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미래새대의 인류 테크놀로지의 향방과 궁극적 목표를 도출하여야 한다. 바로 이에 대한 미국 과학재단 및 상무성의 아이디어맨들이 도출하여낸 미래 테크놀러지적 답변이 [물질/기계 + 생명 + 정보 + 인지]의 융합과학기술이 지향하는 방향인 것이며,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인지과학기술이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한 핵심으로 떠 오른 것이다. 인간과 인공물의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 시점에서 그 두 개를 연결하고, IT(정보과학공학기술)를 다리로 하여, 새로운 미래를 창출할 과학기술로 서구는 인지과학기술을 찜하고 있는 것이다.

4.4. 기타 인지과학의 공학적 응용 관련 미래 변화 특성

이외에도 이러한 틀의 변환과 관련하여, 인공지능, 로보틱스, 뇌과학 등의 분야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변화들이 있어 왔다.

- 인공지능 연구와 개발 학계, 연구소, 기업 등에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에 인지컴퓨팅(CC: Cognitive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AIS) 대신에 (ACS; Artificial Cognitive System) 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전통적 인공지능 분야라는 것은 점진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인지컴퓨팅, 인지시스템, cognitive ergonomics 등의 분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경향이 있다.

- 로보틱스 연구에서, 인간처럼 스스로 발달하고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넓혀가며, 적응적 문제해결을 하는 인지로보틱스(Cognitive Robotics), 발달로보틱스(Developmental Robotics) 등의 연구가 MIT Media Lab, 유럽의 유명한 연구소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미국 국방성과 에너지성과 연계하여 미국의 핵무기 개발, 미국의 국가안전 관련 기술, 에너지 기술 등을 개발하여온, 전통과 영향력이 있는 미국 국립연연구소의 하나인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SNL) 등이 최근에 인지과학기술 연구를 하나의 주연구축 으로 하는 조처가 최근에 이루어졌다.

- 유럽, 이스라엘 등에서 인지시스템, 인지기술(Cognitive Technologies) 등의 연구가 국가적 중요 연구주제로 채택되어 연구 개발되고 있다.

- 인지기능 향상 (cognitive enhancing) 기술 개발이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지원을 받고 있다. 단순히 편하게, 오래 살게 하는 것이 인류의 과학기술의 목표가 아니라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상으로 향상개발, 발휘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과학기술, 곧 인지과학-공학 기술의 개발이 목표인 것이다. (가상적 상상이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좋은 물질이나 기계들을 잘 만들어 내는 국가 대, 자기 나라의 국민의 대부분을 아인슈타인 또는 에디슨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 향상시키는 소프트과학 기술을 개발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의 차이는?)

4.5. 인지과학이 열어가는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공학 계 등의 변혁:

인지과학이 응용공학적 의의를 지닌 과학기술에만 영향주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 사회과학도 변화시키고 있고 또 미래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인지과학은 인지주의라는 과학적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있다. 인간, 동물, 인간과 동물이 이뤄내는 사회, 그리고 컴퓨터 등의 인공물과 그 인공물이(인간과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내는 각종 상황들에 대하여 인지주의적 접근으로 현상을 이해, 설명하며, 응용원리와 기술을 도출한다. 따라서 인지과학은 인간이 만들어낸 현상인 인문현상이나 사회현상, 그리고 자연현상이나 공학기술현상 등에 적용되어 새로운 관점의 이해, 설명과 응용적 모형과 기술을 도출한다.

자연히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등의 여러 분야들에서 인지주의와 인지과학적 탐구, 이해 패러다임이 적용되면서 여러 학문들이 변화되고 있다. 그러한 변화 추세로 인지과학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분야들을 대체로 열거하여 본다면 다음과 같다.

ㄱ. 경제학: 신고전경제학 -> 행동경제학-> 인지경제학
ㄴ. 법학: 행동법학 -> 인지법학
ㄷ. 기타 사회과학 분야: 인지사회학, 인지인류학, 인지정치심리학,
커뮤니케이션학의 인지적 접근, 조직-행정학의 인지적 접근,
광고학의 인지적접근 및 신경적접근,
ㄹ. 철학: 실험철학, 신경철학, 윤리의 인지적/신경적/진화심리학적 접근
ㅁ. 언어학: 인지언어학, 인지-계산언어학
ㅂ. 종교학: 인지종교학, 인지신학, 신경신학,
ㅅ. 문학: 인지문학
ㅇ 예술학: 인지미학, 인지음악학...
ㅈ. 공학계: 인지건축학, 인지로보틱스, 인지디자인학, .... 인지라디오
ㅊ. 기타: 인지생태학, 인지동물행동학, 인지의학


앞서 언급한 3.2.의 내용에 의하면 인지과학은 이성의 합리성 전제를 경험적 증거에 의하여 무너뜨리는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런데 경제학, 법학 등의 사회과학 학문은 전통적으로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전제하고 세워진 학문 분야이다. 따라서 경제학, 행정학 등의 사회과학 분야들은 인지주의, 인지과학의 등장에 의하여 크게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학문에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대한 강한 저항이 있었다. 특히 경제학이 그러하였다. 왜냐하면 경제학은 인지과학의 경험적 연구 결과나 이론을 인정한다면 경제학의 전통적 틀이 지녀온 가정이 그 기초부터 재구성되어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항이 해외에서는 점차 약화되고 하바드대, 코넬대, 케임브리지대 등의 미국이나 영국의 톱 클래스 대학을 중심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한국의 경제학계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리고 그것이 많은 대학생들과 일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인지과학이 가져온, 가져오는 사회과학 분야 중 특히 경제학의 변화에 대하여 별도로 부각시켜 조금 더 언급하고자 한다.


5. 인지과학에 의한 사회과학, 특히 경제학의 변화 추세:
신고전경제학 -> 행동경제학 -> 인지경제학


5.1. 신고전경제학의 문제점

전통적으로 경제학의 주류는 신고전경제학이다. 이 패러다임에서는 경제적 행위를 하는 개개인이 경제적 선호 및 선택과 결정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경제적 효용성을 극대화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여 선택하는 존재 (rational economic agents)라는 대 전제 위에서 세워져 있다. 고전적 경제학 이론틀은

1. 동기적 측면에서 인간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2. 이성적 측면에서 인간은 합리적 사고를 하는 존재라는 기본 전제
위에서 출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학의 주류 패러다임인 신고전경제학은 다음과 같은 잘못을 범하여 왔다.

1. 현상의 복잡성 수준에 따라 다른 설명, 다른 접근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과학철학의 입장을 무시하고 하나의 접근에 의하여 현상을 설명, 기술하려함. 설명적 다원주의가 복잡한 현상의 설명의 기본 원리인데 경제현상을 단일한 orthodx 이론틀에 의해 모두를 접근, 기술하려함
2. 과학적인 학문이 되기 위하여 모범으로 채택한 물리학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physics envy), “과학적 = 수학적” 이라는 단순 사고를 적용하여 과학철학적 기초가 잘못됨. 수학은 현상을 기술하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고 틀이 되는 것은 과학철학적 기초가 박약한 것을 드러내는 것임
3. 경제학에서 경제행동을 플라톤적인 인간상에 바탕하여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합리적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을 간주하는 오류를 범하여, 인간의 이성적 본질이 논리적 합리성 원리 보다는 제한된 합리성의 원리를 따른다는 실제 현실을 무시함.

-- 반면 70년대 노벨경제학 수상자 인지과학자 H. Simon은 인간이 (논리적) 합리적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휴리스틱스적 사고의 존재임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였고,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자 D. Kahneman 교수는 판단과 선택 및 의사결정 상황에서 인간이 여러 가지 휴리스틱스를 (논리적 합리성이 아니 라 실용적합리성)에 의존하며 다양한 인지적 착각 (Cognitive illusion)과 편향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임을 20여년에 걸친 실험 결과를 통하여 보여줌.

- 또한 20세기 말에 인지신경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각종 논리적 판단, 선택, 의사결정 등 의 사고에 감정(정서와 동기) 요인이 항상 개입되어 있어서, 순수한 이성적 사고가 찾기 힘들음을 보임

종합한다면, 경제행위는 인간이라는 생물적 존재가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과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복잡한 행동인데, 전통적 경제학은 이러한 측면을 무시 내지 소홀히 하거나 단순 추상화하여 수리적 모델 중심으로만 접근하려 하였다고 비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신고전적 경제학의 전통에 대하여, 특히 합리적으로 개인의 기대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경제인("Homo Economicus") 가정 개념을 비판하며, 심리학, 인지과학의 실험결과 및 이론을 연결하며 등장한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5.2. 행동경제학


3.2의 Kahne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결정자로서의 경제인' 이라는 경제학의 대 전제는 참이 아니다. 인지과학이 여러 실험 증거에 의하여 밝혀 놓은 경험적 현실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과학의 연구 결과는 전통적 경제학이 서있는 기본 가정의 타당성에 강력한 회의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일부 진보적 경제학자들에 의해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형성되었고, 인지과학의 경험적 증거와 이론적 관점을 경제학과 연결시킨 소수의 학자들의 계속된 노력으로 점차 경제학에서 ‘행동경제학’의 분야가 확산되며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이 행동경제학의 입장에 의하면, 그동안 경제행위를 행하는 인간 본연의 인지적, 동기적, 사회적 특성을 무시하고, 합리적 결정자로서만 개념화하였던 경제학이 이제 그 패러다임을 수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요구는 고전적 경제학 전통에 의하여 강하게 저항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경제학 내의 고전적 전통의 강한 저항을 보다 못한 프랑스 대학의 경제학 전공학생들이 2000년에 공개적으로 이에 항의하였고, 일부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 교수들의 공개적 호응을 얻었다. 그래도 변화하지 않는 경제학계의 전통에 항의하기 위하여 2001년에 케임브릿지대학의 경제학 박사과정 학생들의 마찬가지로 변화를 위한 공개적 청원을 하였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지지가 있었다. 같은 해에 세계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미국 캔사스시에 모이어서, ‘경제학은 변화되어야 한다’는 집단적 이의 제기 공개서한을 발표 하였고, 2003년에 하바드대의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제발 이런 경제학을 가르치지 말아 달라’는 공개적 청원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동조하는 각국의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연결되어서 PAE (Post-Autistic Economics; 자폐적 경제학을 넘어서)라는 조직을 결성하였고 경제학 내에서의 “sanity, humanity and science”를 회복하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러한 움직임들에 대한 요약은
http://www.paecon.net/ 의 자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행동경제학 관련 자료는 이미 http://cogpsy.skku.ac.kr/study.html/ 에 몇 차례 올림 ).

이러한 측면들을 고려한다면, 종래의 정통적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강조한 바, 즉 물리학을 본받으려하고, 수리적 모델링을 유일한 방법론적 접근틀로 형성하여온, 그리고 경제행위를 행하는 인간 개인의 실제적 특성, 인간사회의 작동특성을 무시하고, 경제적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합리적 행위자로 전제하고 전개된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추상적 이론을 전개하는 학문이 아니라 경험적 과학으로서 정립되려면 인지과학을 연결한 경험적 증거 중심으로 전개된 행동경제학에 의하여 보완되어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하바드대 매거진에서 2003년에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행동경제학'이란 이름은 잘못 붙여진 이름이다. 80년대 초에 행동경제학을 추진하던 학자들이 강한 고전적 경제학의 전통을 수정하는 생각을 제기하면서 ‘충분히 용감하지 못하였던 것이 (*하바드대 매거진 글 참조). 행동경제학이 아니라 '인지경제학' 이라고 불려졌어야 한다.

5.3. 인지경제학

행동경제학에서 한발 더 나간다면 인지경제학을 추구하여야 한다. 지난 20여년간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경제학파 등을 핵으로 하여 ‘인지경제학’이 인간의 경제적 의사결정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하여 발전되어 왔고, 지금에는 개인, 조직 내에서의 경제관련 지식구조의 생성, 학습, 적용, 변화와 관련하여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점차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인지경제학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에이젼트(개개인)의 인지적 능력, 인지적 과정, 그리고 그들의 지식, 신념, 욕망, 의도 등에 바탕하여 경제체제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인지경제학은 기존 경제학이론의 전통적 가정들, - 합리성이나 균형(rationality and equilibrium) 등과 같은 가정들 -에 대하여 회의를 제시하며, 경제학을 기존 경제학같은 규준적 학문이 아닌, 실험과학으로 추구하여 형성되어진 학문 분야이다.

The cognitive science, having emerged in the second half of the twentieth century, are recently experiencing a spectacular renewal, which cannot leave unaffected any discipline that dals with human behavior.”
- E. Krecke & C. Krecke (2007). Introduction to a cognitive methodology in economics. In E. Krecke, C. Krecke. & R. Koppl. “Cognition and Economics: Advances in Austrian Economics (V. 9). Elsevier. (p. 1.) -

“Cognition and psychology have become central issues in economics. While this interest represents a radical change in economic theory … The nexus of economics, cognition, and psychology has become a matter of interest to many contemporary (경제학) researchers.
- W. N. Butos, & R. G. Kopl (2007). Does the SENSORY ORDER have a useful economic future?
In E. Krecke & C. Krecke (p. 19)

"As economics breaks out of the yoke of the narrow rational choice framework (신고전경제학), its relations to the cognitive sciences become more and more apparent. Under the influence of evolutionary ideas, the frontiers between economics, psychology, and biology are progressively blurred."
-E. Krecke & C. Krecke (2007). In "Cognition and Economics: Advances in Austrian Economics (V. 9). Elsevier. (p. 7.)

“… the importance of cognitive turn in economics. Such a turn, however, cannot be developed as a superficial transfer of concepts and models. We must first understand what it is that profoundly unite cognitive science and economics.”
- Paul Bourgine (2004). In “Cognitive Economics: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p. 10-11)

행동경제학 vs. 인지경제학의 공통점과 차이 (Bourgine (2004). 인지경제학: 학제적 접근).
1. [공통점]:
-경제학은 암묵적으로 심리학에 바탕하고 있다.
-신고전경제학의 기본 가정(합리성, 선택에 관한)의 비 실제성/ 문제점 인정
-인간 인지 능력, 의지력, 이기심의 한계성 인정하도록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현실화, 단순화
2. [차이점]:
1. 행동경제학: 표준적 모델의 일반화에 의해 모델 구성
인지경제학: 표준적 모델에서의 상당한 이탈을 용인
2. 행동경제학: 심리학적, 인지적 요소, 모델의 도입은 기존 경제학을 ‘개선’한 조처. 이론의 최종 검증은 경험적 테스트에 의해 이루어짐
인지경제학: 경험적 검증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인지에 대한 가능성 있는(plausible) 모델을 강조; 현상 실제를 설명하기보다는 현상의 가능성을 보이는데 목표가 있음. 개인, 개인간, 조직, 조직간, 개인-조직 상호작용의 현실장면에서 경제와 관련된 지식(구조)의 생성과 적용의 이해가 경제의 이해에 가장 중요한 요소.

이 인지과학적 관점에 서있는 경제학자들(인지경제학자들)의 중심 물음은, 인간이 어떻게 상황과 경험에서 배우며(학습하며), 신념과 선호를 수정하여 경제학이론에서 논하는 그러한 의사결정과 선택을 하는가 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왜 사람들이 불확실성 상황 하에서 나름대로의 자신의 이론/생각/관점을 이루어내며 이러한 생각, 관점, 이론이(학문적 이론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가설적 주관적 생각) 사람들 사이에 퍼지거나 그러다가 사라지거나 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지식, 생각, 관점을 왜 믿고 그에 따라 행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들도 포함된다.

최근의 오스트리아경제학파 그룹의 연구에 의하면 (Cognition and Economis, 2007, Elsevier) 이제 경제학자들은 80년대의 판단과 결정에서의 비합리성을 보여주었던 인지과학 연구를 경제학에 도입함을 넘어서서, 인지과학의 최첨단 이론을 도입한 경제학 이론과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3.4절에서 설명한 바 있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Extended Cognition)' 와 같은 최신의 인지과학적 개념, 관점이 경제학에 적용되어서 유럽 경제학계의 거장이었던 Hayek의 이론과 연결되어지고, 경제체제 내에서의 개인이나, 조직의 학습, 변화 등을 설명하는 틀로서 적용되고 있다.
[예: Nooteboom 등의 경제적 조직, 기관의 작동 특성에 대한 embodied cognition model]

또한 P. Mirowski 등을 위시하여 경제학과, 물리학(사회물리학), 인지과학을 연결하여 경제학 이론을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경제학, 인지과학, 진화사회-심리-생물학이 연결되어서 경제체계 내에서의 지식의 전달과 이해와 변화와 사회적 인간-조직의 상호작용과 경제행위를 연결하여 경제행위와 경제체계를 이해하려는 새로운 학제적 종합적 움직임 등이 있다.

이제, 경제학은 전통적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라는 ‘자폐적 경제학’을 넘어선 경제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학의 연구 대상인 인간의 경제행위(개인, 개인간, 조직, 조직간)를 현실과 괴리되지 않게 제대로 이해, 설명, 예측하려 한다면, 경험적 science가 되려 한다면, 경제학은 심리학, 인지과학, 여러 사회과학, 그리고 생물학(신경과학), 문화과학, 생태학 등과 연결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

경제행위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뇌라는 신경기관을 사용하여 이루어낸 행위이기에 경제학에 생물학적, 신경과학적 접근이 도입되어야 하며(->신경경제학),/ 경제 행위는 인간이 오랜 진화 역사를 통하여 발달하면서 발전시킨 인공물 체계 이기에, 진화적으로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진화사회학 등) 접근하여야 하며(->진화(발달) 경제학), / 경제는 인간이 인간의 인지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인간사회집단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집단이기 이전의 개인의 심리/행동 원리에 기초하여야 하므로, -> 인지심리학, 인지과학이, 그리고 동기/정서 심리학, 인지사회심리학 등의 연결이 이루어져야 하고, / 경제행위는 사회적 행위이기에 -> 사회과학적 이론틀에 의하여 기술, 설명되어야 한다. 경제의 사회적 이론 틀이 있어야 하며, 문화와 경제, 정치와 경제, 법과 경제 등의 주제가 경제학의 주요 주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또한 경제행위는 각종의 생태 환경이라는 맥락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생태적 경제 이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다원적 설명수준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더 이상 단일혈통의 배타적 단일학문일 수 없다. 경제학은 여러학문들이 수렴되어 연결된 학제적 학문이어야 한다. 경제학이 설명하고자 하는 현상 자체가 그러한 다원적 복잡계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경제학 접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제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펴낸 책에 의하면,

- Economic activity depends, in varying degrees, on its surroundings: on natural resources, law, culture, experience, know-how, mutual trust or distrust, and so on. It is part of life as a whole. ... Hence....(그래서 대학생들이여).. Dont' let the boundaries of your 대학의 economic curriculum - or any other social science - blind you to that inter-dependence.
- (Fullbrook, E. (2004). What's Wrong with Economics. London: Anthem Press. p. 20),

"... 경제학이란 학문은 is in the process of re-inventing itself. ...전통적 신고전경제학은 이제는 gradually being outflanked. ... 문제는 대학의 경제학교수들이 are not sufficiently aware of developments in their own subject. 일반적으로 경제학 교육은 lags far behind the advances and developments which have taken place."
(Fullbrook, E. (2004). What's Wrong with Economics. London: Anthem Press. p. 45-46),

그러면, 경제학은 그렇다 치고, 한국 일반인이 그리도 선호하고 사회에서 막강한 권위를 자랑하는 법학의 미래는 그대로 있을 것인가? 전통적인 틀만을 고수하여 미래의 법학이 발전할 수 있을까?

5.4. 인지과학이 여는 법학의 변화:
행동법학과 인지법학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전제하는 법학도 마찬가지이다. 법이란 인간이 오랜 진화 역사를 통하여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의 인지적 능력을 통하여 만든 소프트 인공물 중의 하나이다. 불문율적 관습에서부터,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법을 만들기, 법을 지키거나 어기기, 법정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다양한 언어적-판단추리적-행동적-사회인지적-인지정서적 상황들. 그리고 학생이 법을 공부하기, 교수가 법을 가르치기, 법 관련 시험보기, 잘 외워둔 법 지식과 현재 주어진 상황간의 관련성을 파악하여 (법률가들이) 법을 적용하여 판단결정하고 변호하기, 법 적용의 적절성, 정당성, 타당성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공감/반발하기 등 등의 대부분의 법적 상황과 과정들이 인간의 인지적 과정과 지식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법이라는 것을 거론한다면 인간의 인지 과정을 따로 떼어 놓고, 무시하고 생각하기 곤란하다.

그런데 과거에는 인간의 인지와는 괴리된 채, 법과 법학이 연구되어 왔고, 법이 적용되어 왔다. 그동안의 법/법학과 인간 인지 사이의 괴리 상황은 마치 경제학에서 인간의 실제 인지적 측면을 무시한 채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경제주체로서의 인간을 상정하고 경제학 이론을 전개한 신고전경제학 전통과 유사한 점들이 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인지과학적 접근이 도입되어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인지경제학, 진화경제학, 사회경제학 등의 분야가 일어서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법학이나 법의 적용 실제와 관련하여 인간의 인지의 중요성, 인지과학과 법학의 연결이 이제는 중요한 고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법학도 행동경제학을 수입하여 변화하고 있다 (미국 죠지타운법대 예). 간접적으로 인지과학과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서 ‘법의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of Law)’, 즉 법인지과학 분야가 열렸다. 법과 가장 관련이 깊으면서도 최근에야 뒤늦게 법-인지과학의 관심의 영역이 된 부분이 인지언어학적 틀에서의 법 및 법 관련 행동의 이해의 시작이다. 법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의 사고를 언어의 틀에 맞추어 넣은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언어적 개념의 의미에 법의 존립의 기초가 주어져 있는 것이다. 인지언어학자들에 의하면 법의 용어, 구절이란 객관적 의미가 있을 수 없고, 메타포적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촘스키와 쌍벽을이루어 논쟁을 벌여온 G. Lakoff의 입장과 Hayek 류의 입장)

법의 본질, 법과 관련된 인간의 (개념적, 언어적) 이해/사고와 행위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고려하여 보다 현실적인 올바른 법을 만들고, 또 적용하는 데에는, 법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법관, 일반인 등) 마음, 인지과정의 이해가, 특히 언어적 이해가 기본이 된다는 생각이, 그리고 인지과학의 이론적 틀의 적용과 경험적 증거의 적용이 앞으로 점진적으로 더 확장되고 또 인정되리라고 본다. 그에 따라 법학은, 해외에서 지금 막 행동경제학을 중개로 출발되고 있는 분야인 행동법학(죠지타운 법대의 예에서처럼) 분야의 발전을 거쳐서 종국에는 인지과학과 직접 연결된 인지법학 분야가 발전될 것이라고 본다, 인지법학 분야가 제대로 연구되고 실제 법정장면에서 적용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보다 개선되리라 본다. 인지법학!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탐구하여야 할 분야이다.

5.5. 기타 사회과학과 인지과학

기타 사회과학에서도 인지과학의 영향이 크다, 사회학, 행정학, 정치학, 커뮤니케이션학, 경영학 등에서도 인지과학의 인지적 관점과 실험결과를 적용하려는 추세가 상당히 있고, 특히 사회인지심리학, 신경인지심리학을 적용하려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학이나 정치학, 행정학의 주요 핵심이 인지과학의 영역이지만, 지면 관계상 이 분야들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행정학이나, 매스커뮤니케이션 들을 전공하면서도 대학원 졸업할 때까지도 자기 전공학문이 인지과학의 개념과 이론에 바탕한지도 모른 채 졸업하는 이가 있다는 것은 한국적 학문/ 교육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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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문학의 변화

사회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학에서도 인지주의, 인지과학의 확산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한 변화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6.1. 철학의 변화:

인문학의 기초 학문인 철학에서는 인지과학의 한 구성학문으로 참여하면서, 전통적인 심리철학, 과학철학, 윤리학, 방법론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인지과학과 연결됨으로써 전통적인 심신론이 재구성되고 여러 갈래의 심리철학 이론이 제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학철학에서 종래에 과학의 전형으로 삼던 물리학 대신에 인지과학을 과학철학적 논의의 핵심 분야(전형)으로 삼게 되었고, 그냥 논리적, 사변적 분석만 하던 철학 연구방법론에 경험적 실험방법이 도입되어서 연구방법틀이 변화되었고, 신경철학 등의 새 분야가 생겨났으며, 진화심리학 등의 관점을 도입하여 종래의 도덕 개념이 재구성되어 윤리학을 인지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등의 변화를 하고 있다.

도덕/윤리와 관련하여 더 이야기 한다면, 예를 들어 정의, 선악 등의 도덕적 개념, 그리고 도덕적 규칙이 인간 마음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가, 진화적으로 어떻게 발달하였는가? 그리고 도덕적 상황에 대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사고하는가, 정서가 도덕적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공감, 이타심, 자아 형성의 문제, 도덕적 발달의 문제, 성차별 등 성별과 관련된 윤리/도덕적 개념의 문제 등이 모두 인지의 문제이기에 철학은 이러한 현실적 인지의 문제를 다룬다. 인지심리학, 인지신경과학 뿐만 아니라, 인지발달심리학, 인지사회학, 진화심리학, 인지인류학, 인지사회학, 인지종교학, 사회인지신경학, 신경신학 등이 철학과 연결되어 계속 철학절 물음의 방향, 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6.2. 인지문학: 문학의 인지과학

문학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의 마음에 대한 것이다. 마음의 본질을 분석하고 기술한다는 것, 그리고 문학하는 사람들의 문학활동이 본질적으로 인지과학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이론(Theory of Mind)의(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 하는 그들의 마음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생각/이론/관점을 전개하는) 활동이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학작품을 통하여 작가가,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일가는 자신의 이론에 바탕하여, 자신의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하여, 자신의 생각을 상징으로, 표상으로 표현하고, 독자는 자신의 기억에서 ‘이야기(서사) 원리’ 지식과 각종 세상사 관련 지식을 동원하여 그 상징 표상을 정보처리하고 해석하여 이해하고 그것이 정서적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감흥을 갖게 된다. 이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지-정서적 과정이며, 인지과학의 영역이다.

과거의 문학(비평)이론들로서 세를 얻었던 정신분석학, 마르크시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구성주의, 페미니즘 등의 관점에서 문학이론을 전개하던 입장들이 20세기 말에 무너져 버리고, 이제는 문학의 내용의 전개나 예술을 자연주의에, 진화이론에 바탕하여 이해하거나 인지이론에 의거하여 이해, 분석하고, 비평하고 기술하려는 그러한 입장이 세를 얻고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을 위하여 생겨났는가, 문학활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개개의 문학 작품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 등의 물음들이 진화이론적 관점에서,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접근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가 인지과학의 응용분야로서 발전될 뿐 아니라, 이 분야가 발전되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또 다른 인지과학의 상위 수준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그러한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인지과학적 연구가 이야기/문학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자체도 새로운 방형으로 전개될 수 있음이 거론되고 있다.

6.3. 인지미학, 인지음악학, 예술인지과학

인지문학 영역에 적용한 것과 유사한 논리를 미술, 음악, 건축 등의 예술의 창작과 이해에 대한 인지과학적 접근으로서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제시된 하바드대학 인문학센터의 ‘인지이론과 예술“ 강좌 사이트(
http://www2.bc.edu/~richarad/lcb/fea/cta.html)에 의하면 예술, 신경과학, 인지이론이 서로를 설명하여주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논의에서 문학이론, 예술이론을 전개하기 위해서 인지과학 개념과 경험적 결과, 이론 등을 도입하여야 함을 보이고 있다.

“많은 미학자들이 인지과학의 등장에 의한 ‘인지혁명’이 미술이건 문학이건 음악이건, 모든 매체 영역에서 창작, 작품의 해석과 감상을 이해하는 데에 상당한 의의를 지니고 있음에 동의한다. 마음, 지각, 정서, 상상에 대한 새로운 연구(인지과학)이 예술과 미학을 탐구하는 데에서의 여러 부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역으로 인지과학자, 심리학자들도 예술적 창작과 예술적 경험에 대하여 진지한 학문적 관심을 지녀야 한다.”(
http://www.hfac.uh.edu/cogsci/keytopics.html).

포스트모던적 허무주의와, 예술에 대하여 쉽게, 직관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이론을 전개하던 이전의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인지주의, 인지과학적 접근이 상당한 환영을 받고 있다. 이보다는 조용히 인지과학의 의의를 인정하는 다른 사람들도 인지과학의 과학적, 경험적 개념과 이론이 예술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함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들은 예술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접근, 탐구 방식의 하나로 인정하는 것이다. 인지과학자들이 예술가들과 함께,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예술이 인간의 마음의 이해 탐구에 주는 의의를 공감하고 인정하고, 이 방향으로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다.

6.4. 인지종교학; 인지신학, 신경신학:

인지과학의 발전은 종교학과 신학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지적으로 상당히 뒤져 있는 국내 기독교 교회 내의 전통적 특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이야기이다). 종교 현상에 대한 자연과학적 연구, 경험적, 실험적 접근을 기본으로 하는 이러한 접근은 앞으로 인지과학의 분야로서 각광을 받는 분야가 되리라고 본다. 종교학자 Thomas Lawson이 학술지에서 “종교의 인지과학을 향하여”라는 논문의 서두에서 언급한 것을 보면,

'지난 50여년 사이에 과학에서 하나의 혁명이 출현한 것을 놓지고 지나기는 쉽지 않다. 이 혁명은 과학자들이 인간 마음에 대하여 이론화 하는 방식을 변환시켰을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론을 검증하는 방식조차도 변환시겼다. 이 혁명의 맥락에서 솟아난 인지과학은 ...종교의 맥락에도 작용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Andresen은, "우리는 종교를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 새로운 분야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 두세기에 걸친 인지과학 분야의 발전에 의해 자극받아서 많은 학문 영역에서 인지과학적 개념, 관점들을 여러 현상에 적용하기 시작하고 있다. ... 종교적 체험, 신념, 행동 등..., 그리고 이러한 새 학문 영역을 종교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of religion)라고 부르겠다." 하고 있다. Pyysiäinen(2006)에 의하면, 종교인지과학은 종교의 내용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인지적 과정 메커니즘에 초점을 두고 이를 자연과학적으로 연구하려는 접근이다. 이 입장에 의하면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과 행동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생물적, 심리적 과정에 기반하여 가능하여지는 것이며, 따라서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인간의 종교적 신념, 행동, 체험, 예식과 관습은 인간의 심적 메커니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신에 대하여 인과적 원인 agent로서 생각하는 심적 표상의 문제, 그 agent의 의도, 행위 바램 등에 대하여 어린아이가 타인의 생각을 자기 마음속에서 표상하는 문제인 마음이론(Theory of mind) 문제, 타인을 사랑하는 박애의 문제, 종교라는 제도의 문제 등이 인지과학적 설명과 진화심리학적 설명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와 종교 관계를 다루는 신경신학, 종교 및 정서와 뇌의 관계를 다루는 인지사회신경과학, 종교적 신념을 다루는 인지심리학 및 인지사회심리학, 종교 개념의 진화적 근원을 다루는 진화심리학, 종교의 사회적 바탕을 다루는 사회심리학, 인지사회학, 인지인류학, 그리고 종교와 정서의 관계를 다루는 정서심리학, 종교적 체험을 다루는 인지심리학(의식) 등이 종교인지과학에 관여된다. 인지주의, 인지과학, 인지심리학, 진화심리학 등이 연결되어서 종교학이 새로 구성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미래에도 더 확산, 정교화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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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전개

인지과학은 학문의 본래적 특성상, 심리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로보틱스, 언어학 등의 계속된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신경과학이건, 인공지능이건, 로보틱스이건 인지과학과 연계되지 않은 미래 발전을 생각하기 힘들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과학 분야에서의 인지과학에 의한 학문적 발전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하고, 인지과학이 미래 테크놀로지와 관련되어서 어떠한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융합과학기술(Converging Technologies)을 중심으로, IT(정보과학기술), BT(생명호과학기술), NT(나노과학기술) 별로 CogT(인지과학기술)과의 연결을 간략하게 기술하기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2007년 11워 17일에 연대에서 개최된 미래사회연구퍼럼의 인지과학과 미래 심포지엄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

7.1. IT-CogT의 연결:

IT-CogT의 연결은 현재 상당히 발전된 상태에 이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 과학기술의 추세가 좀 더 높은 수준의 지능화 시스템 탐구와 상위 수준의 인지기능을 구현하는 것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핵심 주제인 지능과 인지기능 모두 인지과학과 아주 밀접한 것이기 때문에 지식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IT가 발전할수록 인지과학과의 연결도 그만큼 강해지고 넓어져왔고, 또 미래에도 그러한 추세가 지속되리라 본다.

미래에는 컴퓨터 파워의 증진에 비례하는 인공지능 개발 가속화를 통해서 Ubiquitous computing 환경에서의 인지특성 활용이 확산될 것이다. 또한 그저 주어진 기술적 기능을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인간화된 형태의 서비스 사용 및 구현에 초점화가 되며, 이에 따라 각종 디지털 (soft/hard) 도구의 사용성(usability)이 향상, 발전하게 되고, 감성 공학 기술과의 연결도 발전할 것이다. 이 외에도 학교-산업의 교육/학습 장면에의 IT-CogT 연결 시스템, 도구 개발 및 적용의 확산되어 Cognitive Instruction, 멀티미디어학습, e-learning 등이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computer(net)-aided의 형태로 일상생활장면에서의 개인의 인지적/정서적 (적응) 인지기술의 향상이 이뤄지며, 이스라엘의 인지테크 사례와 같은 CET(Cognitive Enhancing Technologies)의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변화하면서 인간-AI-Robot의 연결에의 초점화가 이뤄지고, 또 그에 따라 로보틱스 연구개발에서의 인지과학의 영향 점증하며, 인간 감각-지각-운동 기술의 로봇에의 의존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점진적으로 IT-CogT-BT의 연결 정도가 강화되고 확장 되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7.2. BT-CogT의 연결


현재까지의 신경과학, 인지신경과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획기적 발달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래에도 빠르게 발전할 분야이다. 신경과학-심리학-컴퓨터과학(공학)의 연결의 확장되어 BT-IT-CogT 3자 연결에 의한 발전 가속화되고, 뇌영상기법과 컴퓨터 모델링 기법의 빠른 획기적 발전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BCI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과 BRI (Brain-Robot Interface) 기술이 발전하고 신경보철-컴퓨터 연결 기술 개발이 발전할 것이다. 이런 발전은 로보틱스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신경약물학의 발전에 인지(심리)신경약물학의 보다 큰 기여가 예상되며, 구체적으로는 기억약(memory drug)과 같은 기억 등의 인지기능 향상 약물이 나올 전망이다. 전체 융합에서 비중을 따지자면 이 분야가 바로 인지기능향상(CE)의 미래연구영역 분야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중요한 영역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동기, 정서 연구 활용이 두드러질 것이며, 신경생리적 지표(뇌파(EEG), 피부전기반응(GSR), 근전도(EMG), fNIR(근적외선영상) 등의 인지신경과학 연구 결과가 활발하게 응용될 전망이다. 또한 신경회로망 연구의 활용으로 각종 감성제품, 인공지능 제품의 개발이 이뤄질 것이다.

7.3. NT-CogT의 연결

직접적인 연결보다는 BT, IT를 통한 연결 기술 발전으로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는 분야이다. 가장 영향력을 줄 것은 BT와의 연결을 통한 뇌기능 진단 및 활용화 기법의 발전이다. 예를 들어 적외선을 사용한 영상기법, Cogno-scope(청진기가 아닌 인지진단기) 등이 있다. 또한 신경보철 인공물 기능의 고수준화에 이 NT-CogT 연결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연결은 BT-NT-IT의 연결로 이어져 나노바이오지능컴퓨터와 같은 혁신적인 성과물을 내놓게 될 것이다.

7.4. IT-BT-CogT의 연결

NBIC 융합과학기술의 목표와도 직결되는 인지기능향상 (Cognitive Enhancing; CE)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연결이다. 인간의 인지기능 향상 주제 영역으로는 다음과 같은 측면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반인들의 여러 인지적 적응 향상/ 증강 측면/ 작업장면에서 노동자, 기술자, 직원의 일반적인 인지적 적응 기능 향상, 증강 측면/ 학교, 산업장면에서의 교육받는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의 인지적 기능의 향상, 증강 측면/ 유전적 원인, 뇌손상, 재난 등의 각종 원인으로 인하여 일반 인지기능이나 사회인지기능 등의 심적 기능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의 인지적, 사회적 기능을 증강, 개선, 향상 시키는 측면 등.

이외에도 IT-BT-CogT의 연결로 뇌 손상자/신체심리기능 이상자의 인지신경적 적응 기법 발전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술들의 발전이 기대된다.
1) 시청각, 촉각, 운동감각 등 이상의 신경보철 기술 발전
2) 뇌 손상에 의한 주의, 기억, 언어, 사고 등의 인지 기능 이상자에 대한 (소프트)인지 적응(재활) 기술 발전

특히 근적외선뇌영상기법은 이 밖에도 뇌 작동 원리와 인지 메커니즘 연결이 이뤄져 정상인의 뇌 기능 활용 최적화 기법 개발 발전될 것이다. 현재 이미 DARPA의 프로젝트 중 병사가 임무 수행 때문에 수면 박탈인 상황에서도 인지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게 만드는 CE프로젝트가 있는 것처럼, 앞으로 군인, 작업 장면 등에서의 인지기능 보강(강화) 시스템 개발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또한 Cognitive Computing이나 인지시스템 연구, 인지로보틱스 등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AI 틀을 대체하는 Cognitive Computing의 개념하에서는 로보틱스가 IT-BT-CogT의 연결 연구가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여러 로보틱스 관련 연구와 개발도 더불어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인지로보틱스, 발달로보틱스, 후성로보틱스, 인간-로봇상호작용, 사회적로봇, 정서적 로봇, 자아의식적 로봇 등

7.5. NT-BT-IT-CogT의 연결

NT-BT-IT-CogT의 연결의 대표적 사례는 기능-근적외선(fNIR) 기법을 통한 뇌의 인지기능 연구 방법이다. fNIR (functional Near-Infra Red) Spectroscopy는 머리띠처럼 생긴 NIR 기구를 사용하여 비침습적(non-invasive)으로 뇌의 신진대사와 혈류를 측정하여 주어진 자극에 대한 피험자의 인지적, 정서적 정보처리 특성을 추론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미래의 인지신경과학의 주 연구/응용 기법이 될 것이다.

7.6. CogT-IT-BT-사회기술(Socio-Tech)의 연결

인지기술에 바탕한 제도 등의 시스템, 정책 등의 환경 디자인과 문제의 사회인지과학적 이해와 대안이 도출될 것이다. 이것에 의해 크게 변화될 분야는 교육, 경제, 경영, 광고, 커뮤니케이션, 행정, 법, 정치, 교통, 문화관광 등으로 다양하다.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의 본질, 마음의 여러 양상 및 작동방식, 잘못 작동되는 특성, 제어할 수 있는 목표들을 사회과학에 제시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CogT-IT-BT-사회기술]의 연결은 학문적으로나 실용적으로 큰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CogT-IT-BT-사회기술의 연결이 추상적이어서 별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과학)기술-사회과학-인지과학이 연결이 안 된채 미래과학기술의 기획, 논의를 하는 것은 미래 사회에 대한 그리고 미래 과학기술의 특성에 대한 이해부족 내지는 무지에서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선진국은 이런 연결 단계를 넘어섰다. 특히 유럽 공동체의 경우 융합과학기술의 기본틀에 이런 요소를 충분히 넣어놓은 상태이다.

사회기술을 연결함으로써 미래 세상에서 보다 잘 적응하며, 보다 창의적이고, 보다 의사결정을 잘 하며, 보다 협동적인(collaborative) 존재로의 삶을 추구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인지과학이 융합과학의 핵심에 서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접점, 이런 연결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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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맺는 말: 한국의 깨어있는 지적인 학생, 일반인들이 인지과학이 여는 미래와 관련하여 취하여야 할 자세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먼저 1절에서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예측, 그리고 2절에서 인지과학과의 관련성 위에서 미래의 여러 가지의 급진적 변화가 인간 삶, 존재의 의미 등에 어떠한 시사를 지니게 될 것인가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3절에서 인지과학이 과거에 이루어 놓은 공헌을 살펴보고, 4절에서 인지과학이 미래에 이끌어 낼 중요한 변화의 심대한 의미를 살펴보았다. 미래에 중요한 시사를 지니는 변화 중에서 아직 국내에 파급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지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바, 즉 인지과학이 가져오는 경제학의 재구성의 내용과 그 의의를 중심으로 5절에서 살펴보았다. 6절에서는 인지과학이 인문학, 예술 등에 영향주워 일으키고 있는 변화를, 7절에서는 인지과학이 과학기술영역, 특히 미래 융합과학기술과 관련하여 어떠한 미래를 가능하게 할지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미국에서 인지주의, 인지과학이 출발된지 이미 50여년이 경과되어서 작년에 하바드대학 등에서는 50주년 기념 심포지엄 등이 (인공지능 탄생 50주년 기념 심포자엄과 함께) 개최되었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인지과학이 무엇인지, 어떠한 학문들이 관여되는지, 인문, 사회, 자연과학 및 공학의 여러 분야 등에 어떠한 영향, 변화, 시사를 가져오는지 등이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않다. 세계의 100여개를 넘는 주요 대학에서 인지과학 학과 또는 인지과학 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이름있는 주요 연구기관에서는 인지과학이 주요 분야로서 인정되고 많은 연구, 교육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직도 한국은 어두운 세계에서 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국내의 경제학계, 교육계의 후진성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러한 후진성의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면을 생각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한국의 학문이 개개의 분야들이 체계적으로 깊이 연구되어 자연히 성장하는 그러한 틀이 아니라, 서구의 학문을, 특히 과학을, 이미 충분히 발전되고 세분화된 상태에서 수입하였다는 것이다. 깊이, 오래, 넓게 연구하다보니 자생적으로 어떤 분야가 자연히 생기는 서구 국가들과는 달리, 이미 서구에서 확립된 학문, 과학의 결과 산물을 수입하여 수입된, 조합체제를 이루다 보니 인지과학과 같이 여러 학문 분야 간의 학제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학문이 수입되거나 자리를 확립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다른 한 측면은 일제시대부터 심어진 ‘물질중심의 과학관,의 문제이다. 과학하면 물질이나 기계만을 생각하여온, 그리고 그런 틀에서 국내에서, 그리고 해외 유학에서 공부를 하여온 이들에게는, 지난 20세기 초반과 중반에 서구, 특히 미국에서 일어난 과학패러다임의 변화가 물질과 에너지 중심을 넘어서서 정보와 인지의 개념과 주제를 중심으로 일어났음을 이해하기도, 또 수용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현재 과학계, 교육계의 기성세대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그러한 현상은 이공계 분야는 물론 사회과학계 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또 다른 측면은 한국인의 단정적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알려진 바의 범주에 의해 대상, 현상을 분류하는 범주 분류 방식을 벗어나서 생각하려 하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서구인들에게도 상당히 강하나, 한국인에게서는 조금 더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과 문과의 구분을 불변적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그렇고, 지방색, 외국인, 인종에 대한 편견 등이 심한 것이 그렇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전통적으로 내려온 지식의 범주 틀을 깨기 어렵게 하는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인지과학이, 새로운 경제학 틀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해외대학에서는 인지과학이 연결된 학과나 과정이 이공계 대학에 많이 있어도, 한국의 KAIST, POSTEC을 비롯한 국내 이공계대학에서는 인지과하 학과는 고사하고 과정 자체가 전혀 없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등의 해외 경제학과들에서는 행동경제학, 인지경제학 강의가 제공되고 이 전공 관련 교수들이 채용되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는데도 한국에서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유럽, 미국의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제발 이런 식의 경제학을 가르치지 말아달라고‘ 선언하고 청원한지가 7, 8년이 지났어도 국내 대학 등에서는 아직 언급조차 되지도 않는 것이 이러한 배경, 원인 탓일 것이다.

학제적 과학의 전형인 인지과학이 등한시되고 있고, 새 경제학이 제대로 거론 안되는 국내 학계, 과학기술계 상황은 그동안의 한국적 교육체제나 과학기술 정책, 그리고 일반인의 뒤진 상식, 사고방식이 만들어내 총체적 후진적 현상이고, 이는 쉽게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된다. 국내 학계, 과학기술관료, 매스컴 종사자들, 학부모들의 생각이, 지식이, 사고방식이 크게 변화되지 않는다면 몰라도.

그러면 한국의 대학 신입생인, 재학생인, 그리고 지적으로 깨어 있는 일반인인 여러분 자신은 어찌할 것인가?

오늘의 국내의 젊은이가 이러한 국내적 상황을 해외의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과 비교하여 본다면 좌절감을 느끼기 쉽겠다. 빠른 기일 내에 이러한 후진적 상황이 기성세대에 의하여 변화되거나 극복되기를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대로 사회 대부분의 지식구조가 상당히 변화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그때까지 마냥 넋을 놓고 기성세대를 비난하며 기다릴 수는 없다고 본다.
젊은이들이 나서서 변화를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외에서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학계와는 달리 요동하지도 않는 국내 경제학계라든가, 해외에서 인지과학기술이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4대 핵심으로 인정되고 추구되는데도 이에 무지한 채 융합과학기술의 개념을 왜곡한 채, IT-BT-NT의 삼두마차로 개념화하거나 엉뚱한 데서 학문간의 융합을 찾아 연목구어하는 국내 교육계, 과학계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

서구의 경제학계의 변화를 보면, 경제행위의 실제와 맞지 않는 주류이론틀에 의해 편협하게 설정된 내용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던 유럽, 미국의 경제학계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유럽, 미국의 대학생들이 2000년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개적 청원도 하고, 공개적 선언도 한 시도가 있다. ‘우리에게 이런 식의 경제학을 가르치지 말아 달라’고 공개적으로 청원한 하바드대 경제학 전공학생들의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그들은 선언하기를,

"We believe that 현재의 Harvard는 실패하고 있다.
by only providing one model of economics, 하바드는
fails to provide critical perspectives or alternative models for analyzing the economy and its social consequences.Without providing a true marketplace for economic ideas,
Harvard fails to prepare students to be critical thinkers and engaged citizens.
We believe that the values and political convictions inherent within the standard economic models taught at Harvard inevitably ..문제가 있다.

하바드대 생들이 청원(요청) 3가지 중 세 번째,
3) 학생들에게 경제학의 주류 관점인 신고전경제학과는 다른 대안적 관점을 가르치고,

그리고 경제학의 사회적, 정치적 의의를 자각하게 하는 그러한 교육을 하라."
이러한 자발적, 적극적 움직임을 한국의 학생들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경제학도이건, 인지과학도이건, 이 두 학문에 깊은 애정을 지닌 비전공학도이건.
그러기 위하여는 먼저 분야에 대한 진지한 깊은 탐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표면적인 훑어감이 아니라 본질에 대한 truth에 대한 깊고도 넓게 연결된 탐색이.

학문이 올바르게 가게 하는 데에는,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열정과 용기가, 풀뿌리 힘의 연합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이 발휘되는 시작은 그들이 모든 대상, 현상, 지식이 연결되어 있음을 깊이 인식하며 열정적인 깊은 탐구를 하는 데에서 오는 것 같다. 그리고 작은 조각의 앎이라도 서로 나누어 공유하며, 서로의 탐구의 깊이를 더 자극, 촉진하고 더 깊게, 더 넓게 알도록 서로 도와주는 데에서 온다고 하겠다.

함께 나누며 창조적으로 엮어 짜서 구성하여 가는 지식구조 생성, 형성 과정!
온통 그러한 지식 생성의, 나눔의 세상!
유토피아적 상상뿐일까?

인간 마음의, 생명의, 아니 존재의 본질은
앎의 추구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새로운 앎을 만들어 가고 조직화하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
함이 앎이다. 앎이 삶이다!

이 새 학기에는, 학계에서의 무언가의 중대한 변화가 젊은이들에 의해 시작되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이번 봄을 맞는 나의 꿈이다.
- 한국의 대학에서 행동경제학 뿐만 아니라 인지경제학의 강의, 전공이 생겨나고
인지과학의 의의가 교육계, 과학계, 일반인에게 널리 인식되어 우리나라의 교육계,
학계, 과학기술계가 깨어있게 되는 날을 기대하면서 -

2008.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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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웹 자료]

1. 인지과학 개론:
http://cogpsy.skku.ac.kr/200608-cogsci-인지과학.pdf
2. 미래: -
http://www.btplc.com/Innovation/News/timeline/index.htm
- http://www.nexusbook.com/에서 검색 “급진적 진화”(조엘 가로 지음, 임지원 옮김)
3. 마음개념의 재구성:
http://blog.naver.com/metapsy/40047480637
4. 인지와 인공물의 공진화:
http://cogpsy.skku.ac.kr/data/data/04-1230사이버인지심리.htm
4. 인지과학과 미래 융합과학기술:
http://blog.naver.com/metapsy/40044454972
- 이정모, 김미라, 이남석 (2007). '미래 융합과학기술 사회에서의 인지과학의 역할'.
미래사회연구포럼총서, 07-04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경성문화사. (251쪽)
5. 행동경제학:
http://blog.naver.com/metapsy/40030992841
6. 인지경제학:
http://blog.naver.com/metapsy/40040153686
7. 기타 인지과학이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에 준 영향 웹 자료는
다음 사이트에서 필요한 주제별로 검색하여 참조:
http://cogpsy.skku.ac.kr/study/study.html
http://blog.naver.com/metapsy
8. 이정모 (2001). 인지심리학: 형성사, 개념적 기초, 조망. 아카넷. (대우학술총서 511).
9. 과거 30년의 한국 과학기술(교육)정책의 가장 큰 실책은 인지과학 무시
http://korcogsci.blogspot.com/2007/05/30.html
10. [30번과 관련되어 ‘embodied cognition’의 소개 논문자료를 보려면 다음 참조:
- 이정모(2007). 심리학의 개념적 기초의 재구성 (II): 인지과학적 접근에서 본 ‘마음’
개념의 재구성과 심리학 외연의 확장.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2007. 26, 2,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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