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과 서양인이 대상을 볼 때의 뇌 활동양식의 차이는? ]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의 사고 방식의 차이에 대하여 그동안 많은 심리학 실험들이 있었다.이 연구 흐름을 주도한 것은 미쉬간 대학 심리학 교수 R. Nisbett과 그의 제자였던 동양인 심리학자들이었다. 이들의 연구결과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소개한 것이 Nibett의 책이며이 책이 국내에는 ‘생각의 지도’라는 책으로 Nisbett 교수의 수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번역하여 출간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온 바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 MIT의 Gabrieli 팀이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 방식의 차이를 뇌영상을 촬영하여서 연구한 연구 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2대 심리학회 중에, 자연과학적 성향이 강한 심리학회인 심리과학협회가 발간하는 ‘심리과학 (Psychological Science)"지 2008년도 1월호에 게재된 논문에서 심리학자 John Gabrieli 는 그의 그룹의 연구를 발표하였는데,
[Research Report]‘Cultural Influences on Neural Substrates of Attentional Control.’Trey Hedden, Sarah Ketay, Arthur Aron, Hazel Rose Markus, and John D.E. Gabrieli
http://www.blackwell-synergy.com/doi/abs/10.1111/j.1467-9280.2008.02038.x
이 연구에 대한 소개 기사들이 MIT 뉴스에 나와 있다. http://web.mit.edu/newsoffice/2008/psychology-0111.htmlhttp://web.mit.edu/newsoffice/2008/techtalk52-14.pdf
그리고 보스턴글로브 지와 헤랄드트리뷴 지에 기사화되어 있다.
East and West: Seeing the world through different lensesBy Carey Goldberg The Boston GlobePublished: March 4, 2008
http://www.iht.com/articles/2008/03/04/healthscience/sncult.php
이전의 여러 심리학 사회인지실험에 의하면,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 특성의 차이가 여럿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동양인은 항상 주변 맥락 정보를 함께 고려하며 대상에 대하여 지각하고 생각하는 데, 서양인은 그 반대로 초점대상 중심으로 지각하고 사고한다 등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이었다. 서양인은 사진기의 줌-인 (초점확대) 형식으로 초점 대상을 중심으로 본다면, 동양인은 파노라마 형식으로 주변 배경-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여 대상을 지각한다는 것이다.
또 서양인은 시야에서 더 적은 수의 대상을 자세히 보는데, 동양인은 시야에서 더 많은 대상(배경포함)을 덜 자세히 본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인은 대상의 독립성을 동양인은 상호의존성을 강조하여 보는 것이다. 또 동양인 8세 아이들은 부모가 선정하여 준 문제를 더 잘풀었는데, 서양인 8세 아이들은 부모가 선정한 문제보다 자기가 스스로 선정한 문제를 더 잘 풀기도 하였다.
동양인이 부모, 사회적 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큼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속에서 한,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사양아이들은 물속의 가장 큰 물고기를 더 잘 기억하는 반면, 동양인 아이들은 물속의 배경을 더 잘 기억하였다.위의 보스턴글로브 기사 사이트를 클릭하여 보면, 코끼리와 사람, 숲이 보이는 그림이 있는데, 서양인들은 코끼리 중심(중심 대상 초점)으로, 동양인은 밀림 배경중심으로 상황을 지각한다는 이 연구 그룹의 대표적 예 그림이다.
그러면 이렇게 일상적으로 대상을 보는 방식이 동양인과 서양인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이 생긴다.
이를 알아보는 실험을 MIT의 Gabrieli 팀이 뇌기능성영상법을 사용하여 탐구하였다. (Gabrieli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 이춘길 교수, 강원대 심리학과 강은주 교수가 스탠포드에서 함께 연구한 교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실험 방법은 기존의 인지심리학자들이 사용한 실험패러다임을 도입하고 뇌영상을 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들은 10명의 미국인과 10명의 동양인(최근에 미국에 온사람) 피험자에게 (28-26세, 11명 여자 9명 남자)에게 두 과제를 주었다.
과제1은 맥락을 무시한 판단 상황이고 과제2는 맥락을 참고하는 판단 상황이었다.과제1에서는 네모 상자 안에 주어진 선분의 길이를 네모상자 크기에는 상관 말고 이전에 주어진 선분과 길이가 일치match되는지 추정하라는 과제를 주었고 (절대과제: 서양인이 우세할 과제), 과제2에서는 네모상자 크기와 주어진 선분의 길이의 비율이 바로전에 제시된 네모와 선분의 크기의 비율과 같은가를 비교하여 판단하라는 과제였다. (상대과제: 맥락중심의 동양인 우세할 과제)
뇌영상 연구 결과, 두 과제를 할 때의 동양인과 서양인의 뇌의 활동(활성화) 양식이 크게 달랐다. 판단의 정확성(맞고 틀림)에서는 동양인이나 서양인이 별 차이가 없었는데, 판단할 때 활성화된 뇌의 부위와 활성화 정도를 보면 어느 과제가 더 어려웠는지 알 수 있었다. 서양인은 절대과제가 더 쉬운 반면에 상대과제를 하는 동안에 뇌가 더 활성화되었다(어려웠다).
반면 동양인은 상대과제보다는 절대과제(맥락을 무시하고 오로지 한 선분의 길이만 중심으로 판단)에서 뇌가 더 활성화되었다(어려워했다).
그렇다면 동양인과 서양인의 이러한 뇌 활동의 차이는 대상 지각 초기부터 작용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상의 초기 시각처리를 끝내고 그 대상의 의미를 해석하며 처리하는 주의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을 갖고 활성화된 부위를 분석한 결과, 더 활성화된 뇌 부위는 시각 지각 초기의 정보처리에 관여하는 후두엽보다는, 후기 단계의 인지적 통제, 주의, 작업기억에 관여하는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이 활성화됨을 알 수 있었다.이러한 결과의 의미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는 대상을 지각하는 시각 초기 단계가 아니라 대상에 대하여 생각하고 해석하는 단계에 영향을 줌을 시사한다.
만약 전단계, 초기 단계라면, 동양-서양인의 대상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기초단계부터 다르기에 두 문화집단의 차이를 조정할 길이 없을 것이고 문화차는 그냥 계속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드려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가 대상 지각의 후기 의미해석 단계에 영향을 준다면, 이는 환경과 교육 등에 의하여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동양인이 서양에 가면 그쪽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대상지각과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고, 서양인이 동양에 오면 또 마찬가지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서양 격언에는 “Seeing is Believing"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Believing is Seeing"이라는 원리가 언급되어 왔다. 있는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바, 바라는바, 해석하는 바대로 보인다는 지각심리의 원칙(맥락 또는 지식 효과)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뇌 연구는 다시 한번 이를 지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는 여러 가지 지식, 의미해석을 적용하여 대상을 보는 것이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라고하기보다는 학습된 바인, 관습적 앎(무의식적, 의식적)이 우리가 대상을 지각하는 바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연구 결과를 당장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하나는 해외로 나가는 많은 한국인 학생들이 그곳에서의 적응의 문제를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시간이 가면 점차 좋아진다는 도움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서구에서 한국에 오는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이 이러한 시각, 지각단계에서부터 차이가 있고, 이것은 그들이 원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서양사람들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사고방식의 기본 차이 때문이라고 우리가 널리 이해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간다면 우리도 TV 프로그램의 ‘미녀들의 수다’ 에 출연하는 서양인, 동양인들을 그들이 한국에 도착한 기간의 길이, 한국문화에 친숙한 정도에 따라 여러 수준으로 나누어 그들의 뇌영상을 찍어보고 보통 한국인과 비교하여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 응하여 줄지는 모르지만, 어떤 뇌영상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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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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