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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7, 2007

마음 개념 재구성과 인공물: 인지공학, 인공물 디자인에 주는 시사


마음 개념 재구성과 인공물

(The Impliations of Re-conceptualization of Mind-Artifacts Interaction for Cognitive Engineering and Cogniitve Designs)

마음의 개념을 몸을 넘어서 환경으로 확장하고 또한 환경자극의 역할 개념을 위와 같이 재개념화한다면, 인간의 몸과 마음을 둘러싸고 항상 영향을 주고 있는 환경자극의 대부분인 온갖 인공물(컴퓨터와 같은 하드 인공물과, 언어, 경제, 법, 교육체제와 같은 소프트 인공물)과 마음의 관계를 재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는 순수한 신체적 진화, 마음의 진화의 역사라고 하기 보다는 인간의 마음과 몸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과 공진화해 온 역사라고 볼 수 있다(이정모, 이건효, 이재호, 2004). 단순히 인간이 인공물을 만들고 활용한다는 일방향적인 활동에 의하여 인간의 진화가 이루어졌기보다는, 인공물이 인간의 신체적, 심리적 활동을 확장시키고 또 제약하기도 하는 쌍방향적 상호작용 과정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공물과 인간 마음이 오랜 세월에 걸쳐 공진화하였다면, 그 과정에서 인간의 마음속의 어떤 내적 표상 구조, 특히 외부 세계와 자신의 문제 상황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적 구성개념들이 외현화되고 물리적 환경에 구현되어 인공물이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현화 및 구현 과정 속에서 인간의 뇌와 마음, 특히 인지는 끊임없이 외부 세계의 역동적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외부세계와 인간의 마음, 그리고 그것을 연결해주는 표상체계를 재구성 내지 창안해가며 변화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 마음의 진화란, 인간 마음속의 생각을 외현화하여 인공물에 구현하고, 인공물을 활용하는 활동을 통하여 다시 그 도구의 어떤 특성이 마음속으로 내재화되고, 그 결과로 그 인공물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이것이 다시 외현화되어 인공물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마음으로 피드백되고 하는 마음과 인공물을 오가는 끊임없는 "되돌이 고리"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되돌이 고리는 21세기인 지금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치지 않고 되풀이 될 것이며 그를 통하여 우리의 심적 능력과 특성의 변화, 삶의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

[그림. 마음-인공물 상호작용의 영원한 되돌이 고리
Fig. the eternal loops of the interaction of the mind and artifacts]

인간의 삶을 인공물과의 상호작용을 빼놓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의 작용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데에서 인공물과 인간, 특히 인간의 마음과의 관계에 대한 적절한 개념화가 필요하다. 더구나 과거의 테크놀로지의 가속적 발달 단계를 분석하여 볼 때에, 인공물의 정수인 컴퓨터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고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애매하여지는 특이점(The Singularity)이 2030년 경에 도래할 수 있다는 R. Kurzweil (2005) 등의 논의를 고려한다면 인간의 마음, 지적 능력에 대한 개념화에서 세상(환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공물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전반까지의 인간-인공물 상호작용의 연구는 전통적인 데카르트적 인식론에 기초한 이론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인간의 마음은 환경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독자적인 표상을 지닌다는 것이 데카르트적 인식론의, 그리고 전통적인 심리학의, 인지심리학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에 바탕하여, 표상화된 개별(discrete) 지식의 전달과 이를 표상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인지적 활동과 인간-인공물 상호작용을 개념화했던 전통적 심리학, 인지과학의 관점은 ‘인공물에 의하여 매개된 인간-인간 상호작용’의 일부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나, 역동적인 인간-인공물 상호작용,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역동적인 심리적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전통적인 마음 관점은 환경과 마음의 상호작용의 본질에 대한 부족한 내지는 잘못된 개념화를 제시함으로써 인간 심적 특성에 부합되지 않은 각종 인공물 환경을 생산하고 활용하게 하였으며, 그러한 인공물의 사용성(usability)의 빈약으로 인해 인공물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하였고, 인공물의 제작 목적이 왜곡되거나 극히 일부분만 활용되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인간의 마음과 인공물의 상호작용은 부조화를 일으키고, 어떤 면에서는 진화의 방향과는 어긋나는 방향으로 심적 적응이 전개되게끔 하였다. 인간의 마음이 뇌 속에 갇힌 인지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활동 과정상에서, 역동적 시간 궤적 상에서 나타나는 것인데(예, 동역학심리학의 입장), 이러한 상호작용적 활동성을 무시하고 정적인 상징표상의 저장으로서의 마음으로 개념화함으로써, 인지활동의 상황의존성, 맥락의존성, 사회문화요인에 의한 결정성 등이 무시되었고, 실제 장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는 인공물을 디자인하게 하였다. 즉 인간과 환경 인공물간의 변증법적 통일성(dialectic unity in activity) 측면을 파악하지도, 살리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 앞서 제시된 마음의 새로운 개념, 즉 뇌와 몸과 환경이 하나로 엮어진 통합체에서의 능동적 활동으로 재구성된 마음 개념 틀을 도입한다면, 인공물이, 그리고 이들이 구성하는 현실공간이나 사이버공간이 '확장된 마음', '확장된 인지'로서, 그리고 마음의 특성을 형성, 조성하는 기능 단위 또는 공간, 대상 및 사건으로서 작용하며, 마음과 인공물이 하나의 통합적 단위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마음과 인공물의 관계를 재구성한다면, 인간의 마음의 작동 특성 본질의 심리학적, 인지과학적 탐구는 물론, 인간의 각종의 적응, 부적응의 이해와 이의 변화의 각종 응용심리학적 적용실제(practice), 그리고 각종 인공물(하드웨어적 및 각종 문화제도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적 인공물)의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및 활용에 대한 새로운 좋은 틀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정모 (2007). 심리학의 개념적 기초의 재구성(II): 인지과학적 접근에서 본 '마음' 개념의 재구성과 심리학 외연의 확장).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2007, 26, 2, 1-38.] 중에서 인용
from Lee, Jung-Mo (2007). A Reformulation of the Conceptual Foundations of Psychology (II): Extending the Concept of 'Mind' and the Extent of Psychology, based on the Perspectives of Cognitive Science. Korean Journal of Psychology, 2007, Vol 26, No. 2,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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